1. 서 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내진 설계 기법 및 내진 해석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사회기반시설의 피해와 인명 피해는 여전히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1-3]. 예를 들어, 2023년 12월 18일 중국 간쑤성 중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며, 2025년 3월 28일 미얀마 만달레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인접 국가인 태국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의 인프라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철도 시스템은 지진에 매우 취약한 대표적 사회기반시설로, 그 피해는 단순한 구조적 손상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적・사회적 기능 마비로까지 이어진다. 1995년 일본 효고현 남부 지진 당시, 신칸센 고가교 교각의 심각한 손상으로 약 80일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사례가 있으며[4],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철도 노선의 전반적인 피해로 인해 복구에 1년 이상이 소요되었다[5].
이에 따라, 단순히 지진에 대한 구조적 안전성 확보를 넘어, 지진 발생 이후 해당 시스템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포함하는 개념인 리질리언스(Resilience)가 새로운 구조물의 재난 대응 평가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내진 및 면진 설계 등은 지진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동적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면, 리질리언스는 재해 이후의 회복력과 기능 복원 속도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재난 대응 역량을 평가한다.
최근에는 케이블 교량, 건축 구조물, 도로망 등 다양한 사회기반시설에 리질리언스 개념을 적용하여 구조 시스템의 회복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6,7]. 철도 네트워크의 경우에도 일부 연구에서 리질리언스 개념을 적용한 시도가 있었다[8,9]. 예를 들어, Bešinović[8] 는 철도 네트워크의 리질리언스 성능 평가에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 상태 특성을 소개하고, 다양한 성능 지표 및 정량적 평가 기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Zhu et al.[9]은 열차 서비스 중단 기록을 바탕으로 열차 서비스의 고장 확률과 최대 지반 가속도(PGA)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취약도 곡선을 제안하였으며, 시뮬레이션 된 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6년 실제 열차 데이터를 결합하여 중국 철도 시스템의 지진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분석 하였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지진재해에 대한 철도 네트워크의 물리적 파괴에 초점을 두고 있어, 리질리언스를 구성하는 기능 회복력, 네트워크 재편성 가능성, 대체 경로 활용성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철도 네트워크의 구조적・기능적 특성을 반영한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리질리언스 평가 방법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Kim et al.[10]은 Bruneau et al.[11]이 제안한 리질리언스 성능 곡선(Resilience performance curve) 과 Lim et al.[12]의 시스템 신뢰성 기반 리질리언스 평가(System-reliabilitybased disaster resilience analysis)를 통합하여, 라이프라인 네트워크 (Lifeline network)의 리질리언스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안하였다. 해당 방법론은 시간에 따른 시스템 성능 저하와 회복 과정을 수치화함으로써, 재해 발생 후 시스템 회복력의 정량적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제안된 방법론은 매우 단순화된 형태의 라이프라인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이를 철도 네트워크에 직접 적용하기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Node)와 링크(Link)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여, 방법론의 적용에 한계를 보인다. 둘째, 철도 네트워크의 핵심 구성 요소인 터널, 교량, 토공 등 다양한 구조물의 취약도(Fragility)를 반영한 성능 평가 수행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유형과 수집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철도 네트워크의 지진 재해에 대한 리질리언스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종합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철도 네트워크의 노드 및 링크를 정의하며, 링크를 구성하는 구조 요소들의 취약도를 기반으로 링크의 취약도 곡선을 산정한다. 둘째, 실제 한국 철도 네트워크 데이터를 활용해 구조 요소의 파괴로 인한 네트워크 성능 저하를 정량화한다. 두 과정을 통해 철도 네트워크 리질리언스의 정량적 평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본 논문의 2장에서는 Kim et al.[10]이 제안한 리질리언스 평가 방법론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철도 네트워크의 노드와 링크 정의, 링크의 취약도 곡선 분석 등을 포함하여 철도 네트워크 구성 및 분석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설명한다. 이어서 4장에서는 본 연구에서 제안한 리질리언스 평가 기법을 국내에서 현재 운영 중인 호남선 및 호남 고속선 철도 네트워크에 적용하고, 그 평가 결과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본 연구의 결론을 도출하고, 연구의 한계점 및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리질리언스 평가 기법은 향후 철도 네트워크의 안전성 및 성능 평가를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초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시스템 신뢰성 기반 라이프라인 네트워크 리질 리언스 성능평가
Kim et al.[10]에서 제안한 라이프라인 네트워크 리질리언스 성능 평가 방법론의 개념적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4개의 노드와 4개의 링크로 구성된 가상의 라이프라인 네트워크를 도입한다(Fig. 1 참조). 본 네트워크에서는 각 링크가 완전한 작동 상태 또는 완전한 파괴(또는 고장; Failure) 상태 중 하나의 상태만을 갖는 것으로 가정한다. Fig. 1에 표시된 회색 원 안의 숫자는 각 링크의 번호를 나타내며, 검은 점 옆의 숫자는 노트 번호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1’이 표시된 회색 원은 노드 1과 노드 2를 연결하는 링크 1을 의미한다.
가상의 라이프라인 네트워크는 Table 1과 같이 총 16(24)개의 파괴 시나리오로 도출될 수 있으며, 여기서 El은 l번째 링크가 파괴되는 사건, El 은 l번 째 링크가 파괴되지 않는 사건을 의미한다. 더불어 표에서 나타내는 해당 시나리오는 상호 배타적이며 전체포괄(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사건의 집합임을 알 수 있다.
Fig. 1의 네트워크에서 i(i = 1,2,..., 16)번째 초기 파괴 시나리오가 발생한 경우, 네트워크 전반에 존재하는 다양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최종 손상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 9에 해당하는 초기 파괴 상태 {E1 , E2, E3, E4} 는 다음과 같은 여러 최종 시나리오로 진전될 수 있다. (1) 추가적인 파괴가 없는 경우; 초기 상태 그대로 유지되는 시나리오 9, (2) 추가적으로 링크 2번이 파괴되는 경우: 시나리오 4 ({E1, E2, E3,E4}), (3) 추가적으로 링크 3번이 파괴되는 경우: 시나리오 3 ({E1, E2, E3, E4}, (4) 링크 2번과 3번이 모두 파괴되는 경우: 시나리오 1 ({E1, E2, E3, E4}). 이처럼 하나의 초기 파괴 시나리오는 다양한 최종 손상 상태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전이 과정은 확률론적 개념을 통해 정량적으로 표현된다.
각 최종 손상 상태의 네트워크 성능 회복 과정은 Fig. 2에 제시된 리질리언스 성능 곡선에 기반해 결정한다. 즉, 회복 과정 동안 네트워크 성능(PN) 은 링크의 회복 순서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기반으로 정의한다. 이때 성능 손실 양(Ploss), 회복 시간, 회복 모델의 매개변수 등은 네트워크의 특성 및 최종 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공학적 판단과 경험에 의해 선정 할 수 있다.
Kim et al.[10]에서 이러한 네트워크 특성을 바탕으로 리질리언스를 신뢰성(Reliability), 여용성(Redundancy), 회복력(Recoverability)의 3R로 표현하였으며, 파괴 시나리오마다 이 세 지수를 계산하였다. 신뢰성 지수는 네트워크 구성요소가 초기 파괴를 방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아래 식 (1)과 같이 정량화할 수 있다.
이때, P(Fi ∣ im,H)는 i번째 초기 파괴 시나리오(Fi)의 취약성을 나타내고, fIM(im ∣ H)는 재해 H에서의 강도 척도(Intensity measure; im)의 확률 밀도 함수(Probability density function)를 나타낸다.
i번째 초기 파괴 시나리오 Fi에 대한 여용성 지수 πi는 해당되는 네트워크의 성능 손실(PLi)을 기준으로 식 (2)와 같이 정의하였다.
이때, fπ (·)는 여용성 지수 함수이며 성능 손실과 여용성 지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plij는 i번째 초기 파괴로 인한 j번째 손상 상태 Gj에 대한 네트워크 성능 손실을 말하며, Fig. 2에서 “Performance loss”로 표시된 값이다. P(Gj ∣ Fi)는 초기 파괴 시나리오 Fi가 최종 손상 상태 Gj로 이어질 확률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i번째 초기 파괴 시나리오에 대한 회복력 지수 γi는 정규화된 예상 회복 시간 Ti를 기준으로 식 (3)과 같이 정의한다.
이때, fγ (·)는 회복력 지수 함수이며 정규화된 예상 회복 시간과 회복력 지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aij는 i번째 초기 파괴로 인한 j번째 손상 상태가 복 구되는 동안 시스템 성능 곡선 위의 영역을 나타내며, Fig. 2에서 “Area”로 표시된 부분이다.
3. 고속철도 네트워크 리질리언스 성능평가
3.1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여용성, 회복력 지수 산출
일반적인 라이프라인 네트워크와는 달리, 고속철도 네트워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요 특징을 가진다. 첫째, 고속철도 네트워크는 대부분의 링크가 직렬(Series)연결 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동일한 두 노드를 연결하는 복수의 대체 경로(우회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특정 링크를 구성하는 구조 요소(예: 교량, 터널, 토공 등)가 파괴될 경우 해당 노드 간 의 연결성은 완전히 상실된다. 둘째, 고속철도의 경우 초기 파괴 이후 통행량 재분배 등에 의해 추가적인 연속 파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라이프라인 네트워크와는 달리, 고속선 네트워크에서는 초기 파괴 상태 이후의 구조적 불안정이나 과부하로 인한 2차 손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앞서 제2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양한 최종 파괴 시나리오 중에서도, 초기 파괴 상태가 추가 손상 없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만을 유효한 시나리오로 가정하였다.
언급한 고속철도 시스템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모델링의 복잡성을 줄이고 보다 현실적인 리질리언스 평가를 가능케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여용성과 회복력 지수를 정의하였다. 먼저, 여용성 함수는 식 (4)와 같이 여용성 함수(fπ (·))를 성능 손실비로 정의하였다.
여기서, PNi는 i번째 시나리오에서 네트워크의 손상 이전 성능을 말하며, 본 논문에서는 네트워크의 성능을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각 링크의 최대 수용 용량(Maximum capacity)으로 설정하였다. PLi는 i번째 시나리오에 따른 네트워크의 성능 손실을 의미한다. 위 식을 통해 네트워크의 성능 손실을 나타내는 PLi는 여용성 지수 πi와 반비례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i번째 시나리오의 네트워크의 손상 PLi는 식 (5)와 같이 정의된다.
pln 은 i번째 시나리오에서 파괴된 링크의 수가 Nf개 일 때, n번째 링크 성능 손실 비이다. 또, PNn 은 손상 전 n번째 링크의 성능을 의미한다. 각 네트워크 의 성능 손실은 재난 발생 후의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값을 예측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도로망과 같은 네트워크의 경우 균등 분포 (Uniform distribution)를 따르는 난수를 생성해 성능 손실 값으로 설정한다. 하지만 철도 네트워크의 경우 특정 링크의 파괴는 해당 링크의 통행 및 운 행이 어렵다는 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손상된 링크의 성능 손실 비를 링크의 손실 여부에 따라 이진 변수(Boolean)로 정의한다. 즉, 손상된 링크의 성능 손실 비 pln 은 1이 되며, 손상되지 않은 링크의 성능 손실 비는 0이다. 하지만 pln의 정의는 적용 네트워크의 특성과 사용자가 중점으로 두는 네트워크의 성능 정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자가 네트워크의 특성을 고려해 다른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철도 네트워크의 회복력 지수를 산정하기 위해 식 (3)에 제시된 회복력 함수fγ (·)의 변수인 회복 시간 Ti을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식 (6)과 같이 각 시나리오에서의 회복 시간을 정의하였다. 이때, i번째 시나리오에서의 회복시간 Ti는 파괴된 링크의 수가 Nf개 일 때, 파괴된 링크의 회복 시간의 합이라 할 수 있다.
식 (7)은 n번째 링크의 파괴 시 링크의 회복 시간 R(r ∣ En)을 산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철도 네트워크의 링크에 존재하는 구조물인 교량, 터널, 토공에 대한 각 회복 시간을 산출 후 최대 회복 시간을 특정 링크의 파괴 시 회복 시간으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r(B ∣ En), r(T ∣ En), r(Em ∣ En)은 각각 n번째 링크의 파괴 시 교량, 터널, 토공의 회복 시간 확률 변수를 의미한다. 각 구조물 회복 시간 확 률 변수의 통계 정보는 미국 연방 재난 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에서 개발한 지리정보 시스템 기반의 자연 재해 분석 도구인 HAZUS[13]를 설명하는 기술 메뉴얼에 제시된 내용을 참고하였다. 해당 메뉴얼에 제시된 철도 네트워크 구조물의 복구 시간에 대 한 확률 변수는 정규분포를 따르며, 통계 정보는 Table 2와 같다. 이때, Table 2의 μ는 평균, σ 표준편차 값이다. 또, 토공에 대한 회복 통계치는 철도 궤도(Railway track)으로 가정하며, 이는 기존 연구[14]에서도 이와 같이 설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식 (7)을 통해 n번째 링크의 파괴 시 회복 시간R(r ∣ En)의 확률 분포를 출력할 수 있다. 이때, 회복 시간의 확률 분포 도출은 각 구조물의 복구 시간 확률변수의 조합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데 각 구조물의 복구 시간 확률 변수의 경우 정규분포를 따르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식 (8)과 같이 가우시안 혼합 모델(Gaussian mixture model)을 따르는 확률분포로 근사 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방식을 사용하였다. 가우시안 혼합 모델은 주어진 확률 변수들이 다중 가우시안 확률 밀도 함수가 혼합된 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으로 기존 확률 변수들의 복잡한 분포를 추론하기 위해 제안된 비지도 기계학습 기법이다[15].
식 (8)의 k는 혼합할 구성요소의 수이며, wk는 k번째 요소의 혼합 가중치 (Mixture weight), k번째 요소의 평균과 편찻값은 각각 μk, σk이다. 주어진 확률 변수와 근사한 혼합 모델 구축을 위해 식 (8)에서 세 파라미터 wk, μk, σk의 추론이 필요하며, 이는 EM 알고리즘(Expectation-maximization algorithm)을 이용해 최적화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15]. 다시 말해, 최적화 과정을 통해 기존 확률분포를 k개의 가우시안 확률 밀도 함수로 혼합된 모델로 근사한다고 할 수 있다. 구축된 가우시안 혼합 모델을 통해 n번째 링크의 파괴로 인해 복구되는 시간 Tn 을 도출한다.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회복력 지수는 식 (9)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식 (9)의 fγ (·)는 회복력 지수 함수로 식 (3)과 같이 i번째 파괴 시나리오에 대한 회복력 지수 γi라고 할 수 있다.
이때, Tnominal는 Kim et al.[10]에서 정의한 예상 명목 회복 시간(Expected nominal recovery time)이다. Fig. 3(a)와 (b)는 두 개의 링크가 동시에 파 괴된 경우의 리질리언스 회복 성능 곡선이다. 이때, Fig. 3에서 T1과 T2는 각각 링크 1과 2의 회복 시간을 의미하며, 링크 복구 순서에 따라 복구 넓이 의 차이가 발생한다. Fig. 3의 예시로는 링크 1이 먼저 복구되는 경우 복구 면적( )이 최솟값을 갖는다. 따라서, Tnominal은 Fig. 3(a)와 같이 최소 복구 면적( )을 직사각형으로 변환했을 때의 환산된 시간이라 정의된다. 즉, 높이가 그림과 같이 일 때, 값에 근사하도록 하는 너비 값이 Tnominal이다. 이때, Fig. 3(a)와 (b)에서 는 i번째 시나리오의 전체 네트워크 성능 손실 값이다. 더불어 kr값은 Kim et al.[10]에서 정의하고 있는 회복력 분석에서 의사결정자가 회복력을 고려하는 경향을 표현하는 기울기 매개변수이다. 이때, kr ≤ 0 값을 만족하도록 하는 기울기 매개변숫값으로 설정한다.
3.2 제안 기법의 시연 예제
앞서 설명한 고속철도 리질리언스 성능 평가 적용성 평가를 위해 해당 예제에서는 호남고속철도 중 일부에 해당하는 네트워크를 선정하였다. 따라서, 호남고속선 일부 구간 중 오송, 공주, 익산역 구간을 실제 지리학적 정보를 반영해 고속철도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이는 Fig. 4와 같 다.
기존 연구에서는 다양한 라이프라인 네트워크의 노드 설정 및 네트워크 구성에 대한 예시가 많다. 하지만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경우 사례가 적다. 이러한 점에서 본 논문에서는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형성을 위해 노드에 대한 설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먼저, 본 논문에서는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노드를 정의하는 기준은 노선의 승하차역을 기준으로 선정해, Fig. 4와 같이 형성할 수 있다. Fig. 4에서 파란 점이 노드이며, 각 노드 옆의 번호 중 1번은 오송역, 2번은 공주역, 3번은 익산역이다. 또, 그림의 회색 원 안의 번호는 링크 번호를 의미하며, 링크에 대한 정보는 Table 3에 자세히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 링크의 Maximum capacity는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특성을 반영해 재난 이전의 일일 평균 승객수를 기반으로 산출하였다. 예를 들어 오송-공주 경로의 일일 승하차 승객수 3,096명, 3,256명이며, 이러한 통계치의 평균값 3,176명을 링크 1의 Maximum capacity로 설정하였다. 링크 2도 공주-익산 경로의 일일 승하차 승객수의 평균값으로 설정되었다.
본 예제에서 지진 시나리오 가정을 위해, 최근 2년 동안 해당 네트워크 근방에 발생된 지진 사례를 참고하였다. 그 결과 Fig. 4에서 빨간 원이 표시된 부분을 진앙지로 설정하며, 상세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연종리이다. 또, 최근 2년 동안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던 빈도가 높아 이를 참고해 지진 시나리오의 규모는 3.0으로 설정하였다. 설정한 지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최대지반가속도 (PGA) 평균값 도출은 한국형 지반 예측 모델을 활용해 출력하며[16], 국내 지진파 크기의 상관 모델을 참고해 공간적 상관성을 고려한 PGA로 도출하였다[17].
해당 예제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신뢰성 지수 도출을 위해 각 파괴 시 나리오에 따른 링크의 취약성 파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Table 3과 같이 각 링크 내에 존재하는 구조물 정보를 정리할 수 있다. Table 3에서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링크 내에 존재하는 구조물의 경우 세 가지로 철도 교량, 터널, 토공으로 분류하며, 링크 1번과 2번에 각각 총 43개, 48개의 구조물이 존재한다.
링크 내에 존재하는 구조물의 취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제안된 각 구조물 유형별 취약도 곡선을 참고하였다. 링크의 취약도 분석에서는 구조물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적절한 취약도 곡선을 적용하는 것이 정밀한 해석 결과를 도출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본 논문의 목적은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지진 리질리언스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데 있으며, 복잡한 구조물 개별 특성보다는 전체 평가 프레임워크의 개발에 중점을 둔다. 이에 따라, 각 링크에 포함된 구조물은 동일한 유형의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유형별 대표 취약도 곡선을 적용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철도교량의 지진취약도 함수는 Kim et al.[18]에서 제안하는 지진취약도 함수를 채택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철도교량에서 주로 사용되는 3경간 연속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박스 거더교의 지진취약도 함수를 도출하였으며, 궤도를 포함하여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터널의 경우 Kwon et al.[19]에서 제안하는 취약도 곡선을 참고하였다. 해당 논문의 경우 토양 깊이 및 분류가 다양한 사례에 대해 수치해석을 진행해 취약도 곡선을 도출했다. 본 예제에서는 해당 논문에서 제안하고 있는 터널 중 얕은 심도 터널의 취약도 곡선을 참고하였다. 마지막으로 토공의 경우 Argyroudis & Kaynia[20]에서 제안하고 있는 토공 구조물 중 단단한 지반의 성토를 기준으로 모델로 도출된 취약도 곡선을 참고하였다. 따라서, 세 구조물의 참고한 취약도 함수의 통계 정보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에는 총 세 가지 손상 상태로 규명하고 있다. 하지만, 본 예제에서의 각 링크의 파괴는 요소인 구조물의 큰 손상으로 인해 링크의 사용 불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예제의 경우 Table 4에서 제시된 세 손상 상태 중 Extensive damage state만 고려하였다.
해당 예제의 네트워크의 파괴 시나리오는 Table 5와 같이 총 4개로 지정 될 수 있다. 앞서 제안한 식 (1)을 통해 4가지 파괴 시나리오의 신뢰성 지수를 계산하였다. 신뢰성 지수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Monte Carlo simulation; MCS)을 사용해 각 시나리오에 따른 파괴 확률값을 도출하였고 각 링크는 Series system으로 적어도 하나의 구조물이 파괴된다면 해당 링크는 파괴로 정의하였다. 해당 결과는 Table 6에 도시하였다. Table 6에서 β에 사용된 아래첨자는 Table 5의 번호에 해당하는 시나리오를 나타내며 향후 여용성, 회복력 지수 산정 시에도 같은 규칙을 사용하였다.
각 파괴 시나리오에 따른 여용성 지수는 본 연구에서 제안한 식 (4), (5)를 따라 도출되어 진다. 이때, 네트워크의 손상 이전의 성능PNi 값은 고속철도 네 트워크 특성을 반영해 각 링크에 수용 가능한 하루 고속철도 탑승객 수로 설정 하였다. 즉, 각 링크의 Maximum capacity 합한 값이 네트워크의 손상 이전 의 성능 값 PNi이다. 이를 바탕으로 Table 7과 같이 해당 예제의 각 시나리오 의 여용성 지수가 도출된다. 이때, 시나리오 4의 경우 두 링크의 손상이 일어나 지 않기 때문에 여용성 지수 값은 1이 된다. 시나리오 1과 3의 경우 각 링크 1과 2 중 하나만 파괴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여용성 지수는 1보다 작은 값을 갖게 된다. 시나리오 2의 경우 두 링크의 파괴로 인해 전체 네트워크가 이용될 수 없 다는 것을 판단해 성능 값이 0이 된다. 따라서, 해석 결과를 통해 여용성 지수값 은 네트워크 성능의 손실이 클수록 더 작은 값을 갖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 링크의 파괴 시 구조물의 파괴될 확률분포는 MCS를 통해 출력된다. 또한 식 (8)과 같이 해당 분포를 2개의 요소로 결합된 가우시안 혼합 모델로 근사시킨 수렴 모델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Extensive damage 상태에 대해 각 링크의 파괴 시 세 가지 구조물의 회복 시간의 최댓값을 나타내는 확률 변수를 각 시나리오에 맞게 생성할 수 있다.
회복력 지수 또한 Table 8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에 따라 출력되었다. 시나리오 1과 3의 경우 각 링크 1 혹은 2만 파괴된 경우로 시나리오 2에 비해 값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링크 2의 회복 시간이 링크 1에 비해 작기 때문에 회복력 지수값은 시나리오 3이 더 높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여용성 지수와 동일하게 파괴되는 링크의 수가 증가할수록 회복력 지수의 값도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5(a)에서 (c)는 적용 예제의 지진 리질리언스 성능평가 곡선을 표현하고 있다. 이때, 성능평가 곡선은 네 시나리오 중 링크의 파괴가 일어난 시나리오 1~3에 대해서만 제시한다. Fig. 5(a)와 (c)는 시나리오 1과 3의 성능 곡선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해당 시나리오는 링크 1개의 파괴로 인해 비슷하게 형상을 보인다. 하지만, 두 시나리오의 경우 각 링크의 회복 시간을 결정하는 확률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회복 시간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Fig. 5(b)는 시나리오 2의 성능 곡선을 보여주며, 해당 시나리오는 모든 링크의 파괴로 인해 시나리오 1과 3과 달리 네트워크의 성능이 더 크게 감소된 것을 볼 수 있다. 또, 두 링크 중 복구 순서에 따라 회복 곡선의 면적이 달라질 수 있는데, Fig. 5(b)의 경우 최소 회복 면적일 때를 보여주고 있다.
4. 고속철도 네트워크 리질리언스 성능 평가 적용 예제
4.1 호남고속선 호남선 네트워크 구성
본 예제는 전체 호남고속선 경로와 이와 유사한 영역을 갖는 호남선이 결합 된 네트워크에 제안하는 기법을 적용하였다. 해당 네트워크의 호남고속선은 오송, 공주, 익산, 정읍, 광주송정역으로 총 5개의 역으로 구성된다. 호 남선의 경우 기존 화물 취급역, 무인역, 직원 배치역, 고속열차 정차역 등 역의 종류가 호남고속선과 다르게 다양하다. 또, 해당 선로의 경우 고속열차 외 새마을, 무궁화호 등 다양한 열차가 운행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고속열 차가 운행되는 구간에 대한 지진 리질리언스 평가가 목표이다. 따라서, 호남선 전체에서 고속열차가 정거하는 서대전역에서 광주송정역 사이의 총 8개의 역을 구성으로 네트워크로 설정하며, 이는 Fig. 6과 같다.
Fig. 6에서 파란 점이 노드이며, 노드 옆의 숫자는 노드번호이다. 또, 회색 원 안의 번호는 링크 번호를 의미한다. 해당 네트워크의 자세한 정보는 Table 9에 볼 수 있다. Maximum capacity는 앞서 제시한 예제와 동일하게 일일 평균 승객수를 기반으로 산출되었다. 본 예제 지진 시나리오는 앞서 3절의 예제와 같으며, 동일한 방식으로 PGA를 도출하였다. Table 9에 각 링크 내 구조 요소의 상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또, 앞서 살펴본 예제와 같이 세 구조물이 모두 동일한 구조 종류라는 가정에 Table 4에서 제시하고 있는 취약도 함수의 통계적 수치를 참고하였다.
4.2 호남고속선, 호남선 네트워크의 리질리언스 평가
해당 예제는 앞의 예제와 같이 상호 배타적이며 전체 포괄사건을 전제로 링크의 파괴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파괴 시나리오는 211개로 구성될 수 있으며, 해당 시나리오 중 링크 1개, 2개, 3개가 동시 파괴된 경우의 시나리오 결과만 본문에 제시하였다. 이런 이유는 링크 3개가 동시 파괴되는 시나리오부터 파괴 확률값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즉, 링크 4개 이상의 파괴 시나리오의 확률값은 0에 근사하게 출력되며 이런 시나리오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Fig. 7은 세 가지 시나리오 유형에 대해 신뢰성, 여용성, 회복력 지수를 각 각 β, π, γ로 표현하고 있다. Fig. 7에서 검은 점은 링크 1개만 파괴되는 경우, 파란 점은 링크 2개만 파괴되는 경우, 빨간 점은 링크 3개만 파괴되는 경우이다. 그림을 통해 링크의 파괴 수가 증가함에 따라 각 시나리오의 세 지수의 값은 공통적으로 높은 신뢰성 지수와 낮은 회복력 지수 값을 나타낸다. 링크 파괴 수가 증가할수록 높은 신뢰성 지수를 갖는 의미는 해당 시나리오가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경우이다. 또, 낮은 회복력 지수 값은 파괴된 링크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복구 시간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용성 지수 또한 1개 링크의 파괴와 3개 링크의 파괴 시나리오를 비교해 보았을 때, 링크의 파괴 수량이 증가함에 따라 네트워크의 성능 값이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여용성 지수는 3개 링크의 파괴 시나리오가 1개 링크의 파괴 시나리오에 비해 더 작은 값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2절에서 제시된 예제와 달리 11개의 링크 중 1~3개의 파괴는 전체 네트워크의 성능에 대해 손실된 양의 비율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따라서, 신뢰성, 회복력 지수에 비해 값의 차이는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Fig. 7 에서 보여주고 있는 각 시나리오 유형별 신뢰성, 여용성, 회복력 지수를 이용해, 의사결정자가 지정한 복원력 임계값을 기준으로 중요 시나리오를 선별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한다면 공학적 판단에 근거해 전체 네트워크 중 더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링크를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진 발생 후 철도 네트 워크의 빠른 복원을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철도 네트워크의 지진 재해에 대한 리질리언스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철도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하여 노드와 링크를 정의하고, 세 가지 리질리언스 지수(신뢰성, 여용성, 회복력) 산출을 위한 수식을 새롭게 제안하였다. 제안된 방법론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우선 간단한 형태의 호남고속선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세 가지 지수가 정량적으로 산출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어서, 실제 고속철도 운영 환경과 유사한 호남고속선과 호남선을 결합한 복합 네트워크에 적용하여, 본 방법의 실용성과 확장 가능성을 추가로 검증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여러 파괴 시나리오에 대해 세 지수값을 산출하였고, 링크의 파괴 수에 따라 지수값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였다. 산출된 지수값은 의사결정자가 설정한 복원력 임계값과 비교함으로써, 대응이 필요한 시나리오를 선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난 발생 이후 의사결정자가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네트워크 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추가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된다. 첫째, 여용성 지수 산출 시 네트워크의 손상률은 균등분포를 따르는 확률 변수로 가정되었으나, 이는 실제 라이프라인 네트워크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라이프라인의 구성, 운영 방식, 지형적 요인 등을 고려한 보다 정교한 손상 확률 분포 모델링이 필요하다. 둘째, 회복력 지수 산정에는 의사결정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매개변수가 포함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 과정이 향후 연구를 통해 정립될 필요가 있다. 변수의 민감도 분석 및 정책 시나리오에 따른 영향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본 논문에서는 각 링크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았으나, 실제 상황에서는 한 링크의 파괴가 인접 링크의 손상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링크의 구성요소인 구조물별 상관성 고려를 향후 연구에서 반영해 시나리오별 확률 계산 기법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이고 정밀한 리질리언스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