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한국에서 2016년 경주지진(규모 5.8), 2017년 포항지진(규모 5.4)의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이 크게 발생하였다. 포항지진에 의해 피해를 입은 건물 중 학교 건축물을 중심으로 많은 지진피해가 발생하였다. 국내 학교 건축물은 안전관리계획상 중요한 대피시설로 지정되어 있어 지진발생시 충분한 내진성능을 보유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건축물은 내진설계가 적용되어 있지 않다.국내 학교건축물에 대한 내진성능평가는 교육부에서 고시된 「학교시설 내진성능평가 및 보강 매뉴얼, 2021」을 따라 성능평가 및 보강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구조재의 손상만 고려하는 기존 내진 성능평가방법은 지진피해에 대한 학교 건물의 지진 취약성을 잠손실로서 예측하지 못하며 그에 따른 적절한 내진보강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국내 비내진 상세를 가지는 학교건축물의 내진성능을 평가하고 예측할 수 있는 내진성능평가방법에 대한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진동 및 지진하중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에 의한 구조물의 안전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진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수 있는 확률론적인 평가가 결정론적인 평가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1]. 결정론적 평가방법은 학교 건축물 내진보강 우선순위 영향인자를 도출하고 보강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평가표 개발에 사용되었다[2]. 확률론적 평가방법인 취약도 평가는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성능평가를 위하여 개발되었고[3], 건축구조물에서 역량스펙트럼법을 이용해 산정한 성능점에 대한 확률적 해석하는 기법을 제시하여 내진성능평가를 위한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4].
취약도를 평가하는 해석적인 방법으로는 역량스펙트럼법(CSM), 변위 계수법(DCM), 증분동적해석(IDA)이 대표적이다. 역량스펙트럼법은 비 선형 정적해석(Pushover Analysis)에 도출된 구조물의 능력을 나타내는 역량곡선과, 지진에 대한 요구곡선의 교차점을 통해 성능점을 산정함으로써 지진에 대한 취약도를 평가하는 해석 방법이다. 시간이력해석(Time History Analysis)에 근거한 증분동적해석에 비해 해석이 간결하기 때문에 해석에 필요한 노력을 줄일 수 있다. 김광전과 송종걸[5]은 PSC 박스교를 대상으로 역량스펙트럼법과 증분동적해석에 의한 취약도 곡선을 도출하고 비교평가 하였다. 전반적으로 두 방법을 적용한 취약도 곡선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으나, 역량스펙트럼법을 이용한 취약도 곡선이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과대 평가 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경향은 PSC교량 구조물의 결과이기 때문에 모든 구조물을 대표하는 경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국내에서 수행된 지진 취약도평가에 대한 연구는 주로 토목구조물인 교량을 대상으로 하였으나[6,7] 철근콘크리트 및 철골 건축구조물을 대상으로 일부 수행된바 있다. 백동걸 등[8]은 3가지 타입의 격간벽 구조 시스템에 대해 증분 동적해석(Incremental Dynamic Analysis, IDA)를 수행하고, 취약도평가를 통해 내진성능을 비교 및 평가 하였다. 정기현 등[9]은 고층 RC박스형 벽식 건물에 적합한 취약도 곡선을 제안하기 위해 IDA를 통하여 지진 취약도해석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지진취약도를 통한 내진성능평가는 건축물의 지진피해를 정량화하기에 한계가 존재한다.
최근 지진피해를 정량화하기 위해 지진손실을 통한 내진성능평가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지진 손실 추정 연구는 대형 구조물의 경제적 손실 추정치를 구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 지역 손실 추정과 관련이 있다. 손실 추정에 대한 초기 연구 중 하나는 합리적인 추정치를 제공한 Freeman에 의해 수행되었다[10]. 1970년대 초까지 대부분의 지진 피해 추정 연구는 보험 산업에 국한되어 있었다. Steinbrugge는 보험사가 지진 보험료를 책정하기 위해 수행한 초기 지진 손실 추정 연구들 일부를 요약했다[11]. 이 연구의 일환으로 건물교체 비용 대비 재산 피해를 추정하고, 수평축의 지상 운동 강도와 수직축의 손실률을 연결하는 참조 그래프를 사용하고, 건설 공사 유형을 입력하는 방법론을 제안했다. 또한, Steinbrugge의 연구는[12] 보험 서비스 사무소와 캐나다 보험자 자문위원회(ISO)의 지진 보험 구조 등급 및 평가표를 제공받았다. FEMA-249는 지진 손실 평가를 다루는 1000개 이상의 참조를 검토했으며, 이 중 150개의 참조를 자세히 검토하고 문서에 요약했다[13].
각각의 연구에서 고려되는 위험 요소 유형들, 고려되는 유발 피해, 추정되는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 및 사회적 영향의 측면에서 조사의 주요 특성을 요약하였다. 다양한 불안정성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FEMA 연구는 당시 사용 가능했던 지진 손실 평가 방법론은 불안정성(또는 불확실성)을 지진 위험 요소와 관련지어 적절히 통합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표준화된 지역 손실 평가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는 HAZUS-MH 라고 불리는 재난 평가 기술로 소개되었으며, HAZUS-MH’s Earthquake은 지진 데이터를 사용하여 대상 지역의 지진 피해를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평가한다. HAZUS-MH는 국립건축과학원(NIBS)과의 계약에 따라 개발된 PC 기반 지리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된 자연재해 손실 평가 방법이다. HAZUS는 지진, 홍수, 바람으로 인한 잠재적 면적 손실을 추정할 수 있는 전국적으로 적용 가능한 표준화된 방법론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HAZUS 지진 손실 평가 방법론은 건물 구조적 특성을 기반으로 36개의 모델 건물 유형으로 구성된 건물 분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방법론은 주거용, 상업용 및 산업용 건물의 손상을 계산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FEMA에서 개발한 HAZUS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Yoon et al.은 서울시 면적 1 km×1 km 이내의 건축물에 초점을 두고 HAZUS 방법을 통한 지진 손실을 평가했다. 그러나 본 연구에 사용된 역량곡선과 취약성 함수의 매개변수는 한국 건축물과 지진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향후 연구를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14]. Kang et al.은 서기 779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6.7의 지진이 2000년에 재발했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ShakeMap을 HAZUS-MH에 적용하여 HAZUS-MH 예측이 국내에 적용 가능한지, 효율적인지를 파악하였다[15]. 적용한 결과로 HAZUS가 재난 예측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적용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Firuzi et al.은 지진에 대한 최신 보고서와 인구조사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포괄적인 손실 모델을 사용하여 이란 수도 테헤란의 주거용 건물의 연간 예상 손실을 추정했다[16]. 또한 Motamed et al.은 최근 주택 통계 조사, 사회 및 경제 데이터, 지역 전문가 판단을 사용하여 주거용, 상업용 및 산업용 건물에 대한 노출 모형을 개발하고 이란 내 지진 위험 지역의 건물들에 대한 예상 경제적 피해를 추정했다[17]. 그러나 두 연구 모두 사회 및 경제 상황이 다른 국가에 모델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다양한 지수와 방법론을 사용하여 지진 위험 평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18,19].
2. 시스템 모듈 기반 지진취약도 함수
2.1 시스템 모듈의 정의
시스템 모듈은 한국 학교 건물의 지진손실평가를 위한 분석모델로 정의 된다. 지진손실평가를 위한 분석 모델은 학교건축물의 건축적 및 구조적 특징을 고려하여 정의하였다. 건축적 요인에는 건물 평면, 층수, 연면적 등이 있다. 구조적 특징으로는 구조시스템의 종류, 재료 특성, 건물의 노후화, 구조적 구성요소, 파괴모드 등이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1990년대 이전에 건설된 비내진상세를 가진 학교건축물의 표준설계도면을 기반으로 시스템 모듈을 개발하였다. 학교건축물 시스템모듈의 건축적 요인으로는 건축평면, 층수, 연면적을 선정하였다. 구조시스템으로는 조적허리벽을 가진 철근콘크리트 모멘트골조를 선정하였으며, 건물의 노후도 및 파괴모드를 구조적 요인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경간수와 층수를 변수로 사용하여, 9개의 학교건축물 시스템모듈을 제안하였다. 경간 수와 층수 변화에 따른 시스템 모듈의 연면적을 Table 1에 정리하였다. 최대 4층, 17경간의 학교건축물을 가장 큰 건축물로 정의하였다. 지하 건물이 지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1층을 기준으로 층수와 연면적을 정의하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료의 열화로 인해 건물의 구조적 성능은 저하된다. 학교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구조적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 콘크리트 재료의 압축강도와 철근의 인장강도를 변수로 설정하여 시스템모듈의 구조적 요인을 정의하였다. 교육부 학교시설물 내진성능평가 요령에서 제시한 시공연도별 재료강도의 평균값을 적용하여 재료의 열화를 고려하였다.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와 철근의 항복강도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한국 학교건축물의 대표적인 구조시스템은 조적허리벽을 갖는 철근콘크리트 모멘트골조이다. 지난 2017년 포항지진 당시, 학교건축물의 기둥에서 전단파괴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러한 기둥의 전단파괴는 조적허리벽에 의한 기둥의 단주효과가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한국학교건축물에서는 조적허리벽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본 연구에서는 조적허리벽을 등가대각스트럿으 로 모델링하고, 기둥의 전단힌지를 통해, 단주효과에 의한 기둥의 전단파괴를 구현하였다. Fig. 1은 3층 7경간 학교 시스템모듈의 입면도이다. 시스템 모듈의 구조적 거동에 영향을 미치는 조적허리벽은 표준설계도면에 따라 바닥으로부터 1,200 mm 높이로 가정하였다.
2.2 시스템 모듈 기반 지역단위 지진손실평가의 프레임워크
본 연구의 목적은 학교 건물의 건축적 및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여 비내진 상세를 가진 편복도형 학교건축물의 시스템 모듈에 대한 지진손실함수를 개발하고, 지역단위 지진손실평가를 수행하는 것이다. 단위 교실 모듈의 크기를 정의하기 위해 통계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 단위모듈의 경간 길이와 층고가 4,500 mm, 3,300 mm로 정의하였다. 연면적, 층수 및 시공연도를 기준으로 학교건축물의 시스템모듈 27개를 정립하였다. 시스템모듈의 지진손실함수를 정의하기 위해 구성요소를 기반으로 하는 취약도함수를 도출하였으며, 취약도함수를 기반으로 손실함수를 정의하였다. 구조재, 변위 민감 비구조재, 가속도민감 비구조재에 대한 손실함수를 통해 시스템모듈의 지진손실평가모델을 개발하였다. 지역단위 지진손실평가를 위하여, 특정지역과 지진시나리오를 선정하고 특정지역에 대한 학교 건물의 층고 및 연면적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데이터와 개발된 지진손실평가모델을 기반으로 지역단위 지진손실평가를 수행하였다.
3. 학교건축물의 시스템모듈 기반 지진손실함수
3.1 시스템 모듈의 확률론적 지진요구모델(PSDM)
기존의 취약도 곡선은 지진요구응답이 특정 지진강도에서 한계상태를 초과할 확률로 계산된다. 따라서 특정 지진강도에서 구조물의 응답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 취약도 곡선이 도출된다. 구조물의 응답을 예측하는 방법으로는 주로 2가지 방법이 활용된다. 첫 번째 방법은 지진강도를 증가시키면서 구조물의 동적해석을 수행하여 구조물의 응답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이를 시간증분동적해석이라 한다. 시간증분동적해석은 지진강도의 변화를 위하여 지진 기록을 스케일링해야만 한다. 스케일링 과정에서 원래 지진기록의 고유한 특성이 변경될 수 있다. 따라서 스케일링된 지진파가 합리적인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존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래 지진파의 데이터만을 사용하는 클라우드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20]. 클라우드 방법은 원 지진기록에 대한 동적해석을 수행하여 도출된 응답 값을 활용하여, 지진강도-응답값에 대한 확률론적 지진모델을 Fig.2와 같이 도출한다.
지진파의 고유한 특성인 최대층가속도 대신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스펙트럼 가속도를 지진강도로 선정하였다. 구조물의 지진응답은 층간변위, 최대층간변위, 층가속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여러 EDP 중 최대층간변위와 최대층가속도가 구조물의 손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HAZUS-MH[21], FEMA P-58[22] 등 많은 연구에서 손상상태의 임계값으로 사용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지진강도는 1차고유주기 응답스펙트럼가속도를 사용하였으며, 지진응답으로는 최대층간변위와 최대층가속도를 사용하였다. 식 (1)과 식 (2)는 1차 고유주기에서의 응답스펙트럼가속도(Sa)와 최대층간변위비(IDRmax), 최대층가속도(PFAmax)의 관계를 나타낸다.
여기서, IDRmax는 최대층간변위비, PFAmax는 최대층가속도, Sa는 1차고 유주기의 응답스펙트럼가속도, a, b는 회귀응답 상수이다.
확률론적 지진요구모델을 도출하기 위해서 비선형동적해석이 수행되어야한다. 비선형동적해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반운동기록을 결정해야한다. 본 연구에서는 FEMA P695에서 제시하고 있는 원단층 지반운동(Farfield ground motion) 22쌍의 지진기록을 선정하였다[23]. 지진파 기록은 진원에서 직접적으로 측정된 데이터가 아닌, 진원으로부터 길게는 수십, 수 백 km 떨어진 관측소에서 기록되어진다. 따라서 얻어진 지진 데이터에는 지진의 규모, 진앙거리, 지반조건에 따른 불확실성 요소가 내포되어있다. 수많은 관측소에서 측정된 서로 다른 지진에 대하여 신뢰성 분석을 기초로한 내진성능평가를 진행하게 된다면,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정규화를 통해 지진데이터 속의 불확실성 요소에 대한 영향력을 줄여 주어 구조물 손상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였다. 정규화는 FEMA P695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을 통하여 식 (1)과같이 진행하였다. 각각의 22쌍의 지진파 데이터를 PGV(Peak Ground Velocity)의 중간값을 도출하여, 각각의 지진에 대한 정규화 계수를 구하게 된다. 앞서 구한 정규화 계수를 지진데이터에 곱하여 지진데이터의 정규화를 진행하였다. Fig. 3은 KDS 41 17 00 에서 제시된 설계응답스펙트럼과 22쌍 지반운동의 스펙트럼 가속도를 비교하였다.
여기서, NMi는 i번째 지진기록의 정규화 계수이고, i번째 지진기록의 PGVPEER.i 와 지진기록 세트의 PGVPEER,i의 중간값(Median)의 비를 통해 구할 수 있다. NTH는 정규화 계수를 통해 정규화된 지진 기록(TH)이다.
Fig. 4는 3층 학교건축물의 2, 3, 4층 7경간 시스템 모듈의 확률론적 지진모델을 나타낸 그림이다. 시스템 모듈의 층수가 증가함에 따라 동일 응답스펙트럼 가속도에 대한 층간변위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아가 확률론적 지진모델의 y-절편 값이 증가하였다. 건물의 높이가 증가함에 따라 구조물에 미치는 지진하중의 영향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높이가 증가함에 따라 건물의 고유주기가 증가하고 지진의 영향은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대상인 학교 건물은 5층 이하의 저층 건물이고 고유주기가 1초 미만인 단주기 건물이기 때문에 층고가 증가함에 따라 지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최대층가속도와 지진강도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학교건축물의 층 수가 증가할수록, 지진에 대하여 더 취약하였다. 이는 건축물의 층수에 따라 서로 다른 지진취약도 곡선과 지진손실함수를 선택해야하는 이유로 사료된다.
3.2 시스템 모듈의 지진손실함수
건물 손실 평가는 지진 강도 따라 건물에 예상되는 구조적 손실, 경제적 손실, 사상자, 가동 중단 시간과 같은 종합적인 건물 피해를 평가하는 절차이다. 앞서 정의된 구조물 성능평가 수준과 시간이력해석을 통해 도출된 응답 스펙트럼가속도에 따른 최대층간변위비, 최대층가속도를 이용하여 취약도 곡선을 도출하였다. 취약도 곡선 도출은 누적분포함수를 통해 이루어진다. 누적분포함수에 이용하는 확률 매개변수를 결정하는 방법에 따라 취약도곡선의 차별성이 발생하게 된다.
F(IDRmax)는 임의의 지진동의 세기에서 최대 층간 변위비()(Δmax)가 0과 IDRmax사이에 있을 확률을 의미한다. F(IDRmax )는 로그 누적 확률 분포 함수(Cumulative Probability of Log-normal Distribution)를 통하여 구할 수 있고, 식 (4)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λ는 lnXm이고, βt는 취약도평가에 고려된 불확실성의 합을 나타낸 것이다. 취약도 곡선 도출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지진 규모와 지반 조건에 따른 불확실성, 구조물 손상 상태의 특정 임계값, 그리고 구조 시스템의 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포함한다. 본 연구에서는 Wen et al.(2004)의 취약도 함수 작성 프레임워크를 참고하여, 재료의 불확실성을 제외하고, 지진 응답의 무작위성에서 기인하는 불확실성과 구조 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만을 고려하였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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βt : 취약성분석에 고려된 불확실성의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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βD : Demand uncertai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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βC : Ca pacity uncertai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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βm : Modeling uncertainty
손실 함수는 각 구성 요소의 취약도곡선에서 도출된 손상확률을 기반으로 도출된다. HAZUS-MH에서는 식 (5)와 같이 손실함수를 제안하고 있다.
여기서, E[Loss|IM=y]는 지진 강도가 y일 때 건물 교체 비용으로 정규화된 손실이다. 식 4에서 직접수리비용의 합계를 건물의 손실이라고 정의하며, HAZUS에 따라 건물 교체 비용은 구조재, 변위민감 비구조재, 가속도민감 비구조재의 직접수리비용으로 구성된다. P[Loss≥β|LS =LSi] 는 LSi가 한계 상태일 때 β보다 큰 손실 확률이다. P[LS≥LSi|IM=y]는 지진 강도 가 y일 때 LSi의 한계 상태를 초과할 확률이다. 는 모든 구성 요소의 직접 수리 비용이다. Damage ratio는 건물의 손실과 건물총교체비용의 비율로 정의하였다.
Fig. 5에서는 시스템 모듈을 통해 도출한 손실함수와 HAZUS-MH에서 제안한 손실함수를 정리하였다. Fig. 5(a)는 층수 증가에 따른 7경간 시스템 모듈의 손실함수와 HAZUS-MH에서 제안한 2, 3층 구조의 손실함수 (C3L)와 4층 구조의 손실함수(C3M)를 비교하였다. 확률론적 지진요구모델과 동일하게, 시스템 모듈의 손실함수는 층수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였다. 시스템 모듈의 강성은 구조물의 높이와 재료의 탄성계수, 부재의 2차 단면모멘트에 영향을 받는다. 재료의 탄성계수와 부재의 2차단면모멘트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층수가 증가할수록 구조물의 강성은 감소하게 되며, 동일한 지진하중에 대하여 더 큰 변형이 나타난다.
Fig. 5(b)는 경간의 변화에 따른 노후화 수준이 가장 낮은 1989년 이후에 건설된 4층 시스템 모듈의 손실함수와 HAZUS에서 제안한 4층 RC 모멘트 골조의 손실함수도 표현하였다. HAZUS가 제안한 손실함수의 손상율은 단위면적당 수리비용을 단위면적당 교체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HAZUS가 예측한 손실함수는 구조적, 비구조적 취약성을 도출하는 단계에서 건물의 총 바닥면적과 경간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구조물의 경우 경간수가 많거나 건물의 세장비가 작을 경우 구조물의 시스템 강성이 증가하여 동일 하중에 대한 변형이 적다.
Fig. 5(c)와 같이 손실함수는 건물의 노후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건물의 열화는 준공일에 따른 재료강도의 감소로 정의하였다. HAZUS-MH이 제안한 손실함수의 경우 건물의 노후도를 고려한 요인은 없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시스템 모듈은 건물의 노후도를 고려하여 개발하였으며, 손실함수는 건축물의 노후도가 증가할수록 높게 평가되었다. 연식이 가장 낮은 1989년 이후 준공된 시스템 모듈의 손실함수는 HAZUS와 유사하다. 노화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재료 강도가 감소하여 구조물 부재의 강도 및 강성이 감소하게 된다. 시스템 모듈의 손실 함수와 HAZUS의 손실 함수가 유사하므로 시스템 모듈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제안하는 시스템 모듈은 HAZUS에서는 고려하지 않는 경간 수의 변화와 구조 부재의 노후화를 고려 할 수 있다.
4. 학교건축물의 지역단위 지진손실평가
본 절에서는 제3절에서 제안한 시스템 모듈의 지진 취약성 평가를 활용하여 지역 지진 손실 평가를 수행하였다. 학교 건물의 지역 지진 손실 평가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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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와 연면적을 기준으로 학교 건물의 손실 함수 데이터베이스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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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지역을 선정하고 학교 건물에 대한 통계 자료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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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시나리오와 자료를 선정하고 지역 지진 손실 평가 수행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학교 건물의 시스템 모듈의 손실 함수를 활용하여 층 수, 연면적, 시공 연도를 기준으로 학교 건물의 손실 함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교육부를 통해 확보한 각 도의 지역 학교 건물 통계 자료와 학교 시설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2017년 지진 피해가 발생한 포항 지역을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포항 지역에 대한 지진 시나리오와 자료를 선정하고 선정된 지진 시나리오에 대한 지역 지진 손실 평가를 수행하였다.
4.1 대상지역의 학교건축물 통계데이터베이스 구축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 진원지 깊이 3~7 km에서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위도 36.074°N 경도 129.280°E)에서 리히터 규 모 5.4(기상청), 모멘트 규모 5.5(US Geology)의 지진이 발생했다. 본진 발생 3분 27초 후인 오후 2시 32분 59초에는 리히터 규모 4.3(기상청), 모멘트 규모 4.7(US Geological Survey)의 여진이 발생했다 포항지진에서는 저· 중층 건물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포항지진에 의한 저·중층 건물 피해는 학교건물과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에 크게 발생하였다. 2017 년 포항지진 사례에 따르면 학교건물에서 지진 피해가 상당부분 발생하였다. Fig. 6은 포항지진에 의한 학교건물 피해 사례를 나타낸 것이다. 학교건물 기둥에서 전단파괴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일부 조적 채움재에 의한 단주 효과로 인한 것이다.
포항시에 있는 182개 학교건물에 대한 통계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하여 지역별 지진손실평가를 실시하였다. 182개 학교건물의 건축년도, 층수, 연면적, 입지정보, 내진보강 적용여부, 내진보강년도 등의 자료를 분석하여 통계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182개 학교건물에 대한 자료를 포항지진이 발생한 2017년 이후에 내진보강공사를 실시한 학교건물과 2005년 이후에 준공된 학교건물로 구분하였다. 내진보강공사를 실시한 학교건물과 2005년 이후에 준공된 학교건물의 경우 내진성능상 비내진상세에 기반하여 개발된 60개 모듈의 적용은 적합하지 않아 제외하였다. 또한 연면적 5,500 m2 이하, 층수 5층 이하인 건물을 분류한 결과, 전체 182개소 중 57개소의 학교건물에 대한 지역적 지진손실 평가를 실시하였다. Fig. 7은 57개 학교건물의 자료를 이용하여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층수와 연면적에 대한 히스토그램이다. 57개 학교건축물 중 2, 3, 4층 건축물이 85%이상을 차지하였으며, 1500 m2 ~4500 m2의 연면적을 가진 학교건축물이 60% 이상을 차지하였다. 2~4층, 4000 m2이하 연면적을 대상으로 개발된 시스템모듈이 포항 지역에 적용하기 적합한 것을 확인하였다.3
4.2 대상지역의 지진시나리오 선정
Fig. 8은 포항시의 학교건물 57개소에 대한 위치 정보를 나타낸 것이다. 4.2절에서는 4.1절에서 선정한 대상지역 내 학교건물에 대하여 포항지진발생당시 개별 학교건축물에 미치는 지진강도를 평가하였다. Fig. 9는 포항지진의 지진강도를 응답스펙트럼가속도로 나타낸 그래프이다. Fig. 9는 USGS에서 제공한 주기 0.3초의 응답스펙트럼가속도 지도이다. 진원지 주변의 거리와 지반종류를 고려하여 응답스펙트럼가속도 분포를 표시하였다. 57개 학교건물에 대한 위치기반 데이터베이스와 포항지진의 위험지도를 활용하여 57개 지점에 대한 응답스펙트럼가속도를 도출하였다.
4.3 대상지역의 지역단위 지진손실평가
57개 학교건물에 대한 위치기반 데이터베이스와 포항지진의 위험지도를 활용하여 57개 지점에 대한 응답 스펙트럼 가속도를 도출하였다. 시스템 모듈의 Damage ratio는 개별 학교건물의 층수, 연면적, 지진 강도(응답 스펙트럼 가속도)를 이용하여 도출하였다. Fig. 10은 개별 건물의 층수와 연면적에 따른 Damage ratio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저층 건물에서는 지진손실이 낮게 평가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연면적과 층수가 증가할수록 높은 손상률을 보였다. 건물의 높이가 증가할수록 구조물의 변위가 커지고 이로 인한 구조부재 손실이 증가하였다.
Fig. 11에서는 포항지진에 의한 관측 지진손실, 시스템 모듈 기반 지진손실, HAZUS에서 도출한 지진손실을 비교하였다. 포항지진의 관측자료는 포항시에 위치한 57개 학교의 실제 지진손실을 합한 것이다. 시스템 모듈 기반 지진 손실과 관측 데이터 사이에 20%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시스템 모듈 기반의 지진 손실은 구조재, 비구조재 손실만을 고려한 결과 값이다. 포항지진 당시 발생된 지진손실 데이터는 실제 구조재 비구조재 뿐만아니라 환경개선비 등 부가적인 비용이 포함된 데이터이다. 따라서 시스템 모듈 기반의 지진손실은 실제 지진손실보다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학교 건물의 건축 및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여 편복도형의 조적허리벽을 가진 철근콘크리트 모멘트골조의 시스템 모듈을 개발하고, 시스템 모듈을 기반으로 지진 손실 함수를 도출하는 방법론을 제안하였다. 개발된 시스템 모듈 기반으로 지진 손실 함수를 사용하여 포항 지역 학교 건물의 지역단위 지진 손실을 평가하였다.
학교건축물의 층수, 연면적, 노후도를 고려한 27개 시스템 모듈을 개발하였다. 학교건축물의 표준설계도면을 기반으로 4,500 mm 경간길이, 3,300 mm의 층고를 기반으로 시스템모듈의 건축적요소를 정의하였으며, 기둥의 전단파괴를 고려할 수 있는 구조적인 모델을 정의하였다. 시스템모듈은 2~4 층, 연면적 4,000 m2이하의 학교건축물을 대상으로 정립되었으며, 건축물의 노후도는 콘크리트 압축강도의 저감을 통해 구현하였다.
27개의 시스템모듈의 확률론적 지진요구모델을 도출하였다. 층고가 증가함에 따라 노후도가 증가함에 따라 확률론적 지진요구모델은 더 취약하게 도출되었다. 층고가 증가함에 따라 시스템의 강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동일한 하중에 대하여 더 많은 변형이 발생된 것이 원인이다. 또한 노후도가 증가함에 따라 재료강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시스템의 강성이 저감되어 더 많은 변형이 발생된다.
확률론적 지진요구모델을 기반으로 층수, 경간 수, 노후도를 고려한 시스템모듈의 지진 손실 함수를 제안하였다. 지진 손실 함수는 구조재, 변위민감 비구조재, 가속도민감 비구조재의 손상 확률을 통하여 도출하였다. 시스템 모듈의 층고가 높아질수록 지진손실은 높게 평가되었으며, 경간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진손실이 낮아지고, 노후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진손실이 높게 평가되었다.
학교건물에 대한 지역적 지진손실 평가는 시스템 모듈의 지진손실 함수와 학교건물의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수행되었다. 포항에서는 57개 학교건물의 Damage ratio를 도출하여 지역적 지진손실 평가를 실시하였다. 학교건물의 Damage ratio는 시스템 모듈의 지진손실 함수를 이용하여 개별 건물 위치의 연면적, 층수, 응답스펙트럼가속도를 통해 도출하였다. 학교건물의 시스템 모듈의 손실함수를 통해 지역적 손실평가가 가능하였다. 제안된 시스템 모듈 기반 손실함수를 이용한 지역적 지진손실 평가는 포항시의 지진손실 관측자료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국내 학교건물의 건축적, 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시스템 모듈 기반 손실함수가 국내 지진손실을 더 잘 예측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의사결정 도구에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