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철근콘크리트(reinforced concrete, RC) 주거형 건축물은 전 세계 도심의 상업 및 주거 환경에서 널리 사용되며,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1층을 개방된 구조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건물의 1층은 주차장이나 상업 공간으로 활용되며, 모멘트 프레임 구조를 통해 넓은 기둥 간격을 갖춘다. 상층부는 주거 공간으로 설계되어 전단벽이나 조적채움벽이 포함된 닫힌 구조로 이루어지며, 1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횡강성을 가진다. 이런 건물의 구조로 1층과 상층부 사이의 강성 불균형을 야기하여, 수직 강성 비정형성을 가진다. 수직 강성 비정형성으로 인해 연층 메커니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지진과 같은 횡하중이 작용할 때 1층에서 변형이 집중되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1989년 Loma Prieta 지진과 1994년 Northridge 지진으로 인해 다수의 연층 구조물이 붕괴된 이후, 연층 매커니즘을 완화하기 위한 내진 보강의 중요성이 부각 되었다. 하지만. Fig. 1에서 보이듯이 연층 RC 건축물의 지진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 포항지진 이후의 필로티형 건축물의 손상 조사에서[1], 연층을 가진 건물에서 수직 강성 비정 형성으로 인해 지진 피해가 1층에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해외에서는 2011년 터키 Van 지진, 2017년 멕시코 Puebla 지진, 2018년 대만 Hualian 지진에서 연층 RC 건축물의 지진피해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4-6].
International Building Code(IBC)에서 1층의 강성이 상부층 강성과 70% 이상 차이날 경우 soft-story로 정의하며, 강성이 60% 이상 차이나는 경우 이를 Extreme soft-story로 정의한다. 필로티형 건축물의 경우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RC 주거형 건축물로 1층의 강성은 상층부 강성의 약 30% 에 불과하다[7]. 이는 한국의 연층 RC 건축물들이 IBC의 연층 기준에 비추어 취약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지진 발생 시 심각한 구조적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연층 RC 건축물에 적절한 보강을 통해 연층 메커니즘을 억제하고, 건물 전체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Beam-Sway 메커니즘을 유도함으로써 내진 성능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한 보강 전략은 지진에 의한 잠재적 손실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성능 기반 지진 공학 방법론이 개발된 이후[8-9], 건물의 내진 성능 평가 패러다임은 비구조적 요소를 포함한 손실 기반 평가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여전히 자주 사용되는 물리적 손상에 기반한 취약성 평가[3],[10-14]와는 달리, 손실 기반 평가는 구조적 및 비구조적 구성 요소의 물리적 손상을 수리하기 위한 비용[15-17]이나 가동 중단 시간[18-20]을 고려한다. FEMA P-58[21]에는 개별 건물에 대한 손실 기반 평가 절차와 취약성 함수, 그리고 각 구성 요소의 수리 비용에 대한 금전적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지진 손실 함수(Seismic Loss Function, SLF)는 구성 요소의 물리적 손상을 금전적 손실로 변환하는 도구로, 지진 강도에 따른 직접 수리 비용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SLF를 사용하여 내진 보강 전후의 건물에 대한 직접 수리 비용을 평가한 연구[22-23]에서는 특정 용도로 사용되는 건물의 보강 이점을 효율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건물 전형과 보강 방법을 명확히 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건물의 금전적 손실은 직접수리 비용으로 평가된다. 이는 지진의 여러 강도 척도(최대 지반 가속도(peak ground acceleration, PGA), 스펙트럼 가속도(Sa), 최대 지반 변위(peak ground deformation, PGD)) 대한 지진 손실 함수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 Fig. 2을 살펴보면 HAZUS earthquake model[24]에 따르면 주거형 건물의 경우 acceleration-sensitive 요소가 건축물의 교체 비용 비율(replacement cost ratio, RCR)에 기여하는 비율은 43.7%이다. 이는 다른 요소들의 교체 비용 비율에 비해 가장 큰 값을 가진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전단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식과 같은 강성 중심 보강을 통해 변위와 가속도 간의 상충 관계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25-27]. 해당 연구에서 보강 전후의 지진 수요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강성 중심 보강이 층간변위비(inter-story ratio, IDR)를 22%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었으나, 동시에 최대층 가속도(peak Floor acceleration, PFA)가 28% 증가했다. 이는 강성 중심 보강 후 가속도 수요의 증가로 인해 더 큰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건물의 내진 성능과 경제적 관점 사이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맞추는 최적의 보강 옵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기존의 취약성 평가에서 주로 다뤘던 구조적 요소의 한계 상태와 물리적 손상 평가를 넘어, 경제적 손실을 포함한 지진 성능 평가 체계를 구축하여 최적의 내진 보강 전략을 수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성능 기반 지진 공학 방법론을 토대로, 구조적 및 비구조적 손상의 수리 비용을 경제적 손실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SLF를 본 연구에 적용하였다. SLF를 활용하여 내진 보강 전후의 건물 예상 손실 비용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강성 중심 보강을 적용한 RC 주거형 건축물에 대해 보강 전후의 효과를 경제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충분한 내진 성능 확보와 함께 경제적 이점까지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내진 보강 방안을 제안하고, 향후 내진 보강을 계획할 때 경제성과 내진 성능을 균형 있게 고려할 수 있는 평가 틀을 제시하는 데 의의를 둔다.
2. 지진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는 크게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 단계는 지진 수요 분석으로, 지진 하중에 대한 구조물의 응답을 평가하여 내진 성능을 예측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 단계는 취약성 평가로, 다양한 지진 강도에 따른 구조물의 손상률을 분석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단계는 보강 결정 지원을 위한 예상 손실 평가로, 보강 전후의 변화를 반영하여 예상 손실을 기준으로 보강 효과를 경제적 관점에서 비교하고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구조물의 내진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한 최적의 보강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2.1 지진 응답 분석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의 첫 번째 단계는 건축물의 지진 응답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지진 하중에 대한 건축물의 응답을 equivalent single degree of freedom(SDOF) 모델을 통해 도출한다. Soft-story RC 건축물의 경우, 동적 응답이 질량 참여율이 높은 1차 모드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SDOF 시스템을 이용한 지진 응답 분석이 유효하다. Fig. 3에 SDOF 시스템의 개발 과정을 나타냈으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Equivalent SDOF 시스템은 multi degree of freedom(MDOF) 시스템의 동적 특성과 일치하도록 설계된다. 이 시스템은 MDOF 시스템의 1차 모드를 대표하며, MDOF 시스템과 동일한 주기, 유효 질량(Effective Mass, Me), 그리고 유효 횡강성(Effective Stiffness, Ke)을 가짐으로써 MDOF 시스템의 전체 동적 거동을 간략화된 SDOF 시스템으로 구현한다[13]. 이후 시스템의 지점에 전단 스프링을 적용하여 구조물의 비선형응답을 모사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지진 응답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SDOF 시스템을 통해 도출된 최대 응답은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산정된다. 응답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특정 지진 하중 조건에서 건물의 최대 변위와 최대 가속도를 계산한다. 이렇게 도출된 최대 응답은 건축물의 전체적인 동적 거동을 잘 표현하는 1차 모드 벡터를 사용하여 각 층에 걸친 응답으로 분배된다. 이를 통해, MDOF 시스템의 각 층에 대한 최대 응답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건물의 1층에 집중되는 지진 손상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건축물의 지진 응답 분석을 통해 이후 단계에서 건축물의 손상률과 예상손실을 평가하는 기반이 된다.
2.2 취약성 평가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의 두 번째 단계는 취약성 평가로, 이 단계에서는 지진 하중에 대한 건축물의 손상 비율을 정량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SLF를 수 립한다. 취약성 평가는 구조물이 지진에 의해 어느 정도로 손상될지 예측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잠재적인 손실을 산정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취약성 평가를 위한 SLF를 수립하는 과정은 Fig. 4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건축물의 구조 및 비구조 요소의 손상 확률을 산정한다. 손상 확률은 지진 하중에 노출된 건물의 각 요소가 손상될 확률과 어느 정도 손상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정의한다. 이를 통해 각 부재나 시스템의 손상 정도를 경제적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의 기둥, 보, 벽체 등의 주요 구조적 요소가 손상되었을 때 발생하는 수리 비용을 교체 비용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손상도를 계산한다. 이를 바탕으로 건물 전체의 손상 비율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구조 및 비구조적 손실 모두를 포함하는 총 손실 비율 산출에 기여한다. 취약성 평가에서 중요한 부분은 손 상률과 지진 간의 상관관계를 수학적으로 나타내는 SLF를 정의하는 것이다. SLF는 PGA와 이에 대응하는 건물의 손상 비율 간의 관계로 정의된다. 이는 특정 지진 강도에서 건물의 예상 손상도를 추정하여, 다양한 지진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손실 산정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취약성 함수는 실험적 데이터, 기존 연구, 또는 구조적 분석 모델을 통해 도출되며, 이는 선행 연구[28-30] 및 지침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구성된다[21].
2.3 예상 손실 기반 보강 결정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의 마지막 단계는 예상 손실 평가를 통한 보강 결정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예상 연간 손실(Expected Annual Loss, EAL)을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건축물의 내진 보강을 위한 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EAL은 건물 수명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수리 비용의 평균값을 나타내며, 이는 초과 확률 곡선 아래의 면적으로 계산된다. 초과 확률 곡선 아래 면적은 식 (1)에 의해 계산되며, 이 곡선은 위험 곡선과 지진 손실 함수의 합성으로 나타낸다. 이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건물이 경험할 수 있는 손상의 확률 분포를 나타내며, 자세한 과정은 Fig.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험 곡선과 지진 손실 함수는 각각 식 (2), (3)에 의해 정의된다.
여기서, L(IM)은 강도 척도(IM)에 대한 수리 비용과 교체 비용 비율로 정의된 피해 비율을 나타내는 SLF이며, λ(IM)은 강도 척도(IM)에 따른 연간 초과 확률(exceedance probability, EP)을 나타내는 위험 곡선이다. dλ(IM)/dIM은 λ(IM)의 평균 비율 밀도를 의미한다. k0는 50년 동안 EP가 10%에 해당하는 지진 강도 값으로, 한국의 경우 PGA가 0.11 g에 기반하여 계산된다. k=3은 MOLIT 2018[31]에 근거한 값이며, μ는 피해 비율이 50%에 해당하는 IM의 중앙값을 나타내고, σ는 SLF의 기울기를 결정하는 IM의 표준 편차이다. Φ(∙)는 표준 정규 분포 N(0,1)의 누적 분포 함수이다.
EAL은 보강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경제적 지표로 활용되며, 이 값을 기반으로 보강의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비용 대비 이익 비율(Benefit-Cost Ratio, BCR)이 도출된다. BCR은 보강 투자에 따른 기대 손실 감소 효과를 정량화하여, 보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비용을 상회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보강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지진 발생 빈도와 건물의 취약성 같은 요소들이 반영되어 보다 실질적인 경제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는 건축물의 구조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강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 보강 전략의 경제적 타당성을 비교함으로써, 최적의 보강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RC 주거형 건축물을 대상으로 강성 중심의 보강 방법이 적용될 경우,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과 비용 효과성을 분석함으로써, 보강 투자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3. 구조적 성능을 고려한 내진보강전략 수립
3.1 보강 대상
한국의 수도인 서울시 내 연층 RC 건물은 전체 주거용 건물의 약 78%를 차지한다. 한국의 전형적인 연층 RC 건물은 독특한 구조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층은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모멘트 저항 프레임(moment-resisting frame)으로 설계되었고, 2층부터 최상층까지는 주거 공간을 위한 전단벽 (shear wall system)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설계는 수직 강성비정형을 초래하여 극단적인 연층 메커니즘을 유발하게 된다. 1층의 강성이 상층에 비해 크게 부족한 연층은 지진 발생 시 집중된 손상을 야기하며, 이는 구조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기반으로 한국의 전형적인 RC 주거 건물을 MDOF 시스템으로 이상화하여 Fig. 6에 나타 냈다. 강성 중심 보강은 이러한 극단적인 연층 메커니즘을 완화하고 내진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제안된 프레임워크를 한국의 전형적인 연층 RC 주거 건물에 적용해 최적의 보강 옵션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출된 보강 옵션은 1층의 횡강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구조적 균형을 맞추고, 지진 하중에 대한 저항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3.2 보강 방법
건물의 내진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총 다섯 가지의 보강 방법이 고려되었으며, Fig. 7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보강 방법은 기존 건축물 에 전단벽을 추가하여 1층의 횡강성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구체적으로는 횡강성을 기존 대비 0.2배씩 증가시켜 최대 2배까지의 보강 옵션을 제시하였다. 각 보강 방법별로 보강 후의 고유 주기와 1층의 모드 벡터가 분석되었으며, 그 결과는 Table 1에 요약되어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보강이 적용된 후 건물의 1층 횡강성이 증가함에 따라 고유 주기는 보강 전 0.45초에서 보강 후 최대 0.32초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유 주기의 감소는 건물이 더 빠르게 진동에 반응하게 됨을 의미하며, 이는 최대 층 가속도의 증가로 이어진다. 즉, 고유 주기의 단축은 지진 시 건물이 받는 가속도의 크기가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accelerationsensitive 요소의 손상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1층의 모드 벡터는 보강 전 0.93에서 보강 후 0.48로 감소하였다. 이는 층간 변위비의 감소로 이어지며, 층간 변위비의 감소는 지진 하중으로 인해 건물의 각 층 사이에서 발생하는 상대적인 변형 차이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층간 변위비의 감소는 drift-sensitive 요소의 손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3.3 층간변위비 기반 내진성능평가
Equivalent SDOF 시스템을 통해 FEMA P695[32]에서 제공된 44개의 원거리 지반운동 데이터를 사용하여 보강 전후 건물의 층간변위비의 값을 추정하였다. Fig. 8의 그래프를 보면 기존 건축물의 IDR 값은 2.25%로 목표 성능을 위해 요구되는 허용 한도인 2.0%를 초과하였다. 이는 기존 구조물이 Life Safety(L.S.) 성능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각 보강 옵션별로 보강된 구조물은 모두 허용 한도를 충족하며, 생명 안전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결과를 보인다. 구조적 관점에서, 엔지니어들은 1층의 횡강성을 20% 개선하는 보강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최소한의 보강량으로 목표성능을 만족하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4. 예상손실을 고려한 보강 전략 수립
4.1 손상 상태의 영향
손상 상태에 대한 IDR과 PFA의 상충관계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추가적인 전단벽이 강성을 증가시킴에 따라 IDR은 상당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단벽이 추가되면 건물의 저항력이 증가하여 지진 하중에 대한 변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R5를 제외한 보강된 건물의 PFA는 기존 상태에 비해 증가하는데, 이는 증가된 강성으로 인해 고유주기가 감소하면서 더 큰 PFA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보강 이후 K가 1.6에 도달했을 때, drift-sensitive 요소의 손상 상태는 extensive에서 moderate로 이동했다. 이는 drift-sensitive 비구조 요소의 손상 상태가 완화되었음을 나타내며, 이러한 변화는 보강이 효과적임을 나타낸다. 보강 이후 K가 1.4에 도달하면서 acceleration-sensitive 비구조 요소의 손상 상태가 extensive에서 complete로 변화하는데, 이는 acceleration-sensitive 요소의 손상이 악화한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결과는 구조물의 횡강성이 증가하는 경우, 특정 부재에서 발생하는 손상의 유형과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보강 설계 시 이러한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4.2 지진 손실의 영향
지진 손실에 대한 IDR과 PEA 간의 상충 관계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Fig. 9를 보면 PGA가 0.23g일 때 1층의 횡강성을 1.4배까지 증가시키면 acceleration-sensitive 비구조 요소의 기여가 크기 때문에 보강된 건물의 손상 비율이 기존 상태보다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구조물의 내진 성능이 강화되더라도 고유주기 감소로 인한 PFA의 증가로 accelerationsensitive 비구조 요소의 손상 비율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1층의 횡강성을 1.6배 이상으로 증가시키게 되면 drift-sensitive 및 acceleration-sensitive 비구조 요소의 손상 비율이 모두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건물의 강성을 1.6배 이상 증가시키면 구조물의 전반적인 내진 성능이 향상되고, 그 결과 두 가지 손상 메커니즘 모두에 대한 저항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Fig. 10을 살펴보면 1층의 횡강성이 1.4배까지 증가함에 따라 EAL이 증가하며, 1.6배 이후로는 기존 상태에 비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앞선 Fig. 9의 그래프와 비교해 보았을 때 유사한 양상을 보이며, 횡강성의 증가에 따른 요소의 손상 비율의 증감이 EAL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보강 설계 시 강성의 증가가 연간 예상 손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적절한 보강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준다.
4.3 EAL 기반 최적 보강 결정
Fig. 11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보강 전략 중 R1(K=1.2) 및 R2(K=1.4) 옵션은 구조적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만, BCR이 부정적인 값을 가진다. 이는 보강 작업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손실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순히 구조적 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것 외에도 경제적 관점에서의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를 통해 도출한 결과 연층 RC 주거 건물에 있어서 향후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효과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본 연구에서 제시한대로 전단벽을 신설하거나 철골 브레이스 보강 기법을 통하여 1층의 횡강성을 최소 60% 이상 증가시키는 보강 옵션이 권장된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구조적 요소의 한계 상태와 물리적 손상 평가뿐만 아니라, 비구조적 요소를 포함하여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최적의 내진 보강 전략을 수립했다. 성능 기반 지진 공학 방법론에 따라,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평가하는 SLF를 연구에 적용하여 건물의 EAL을 계산했다. 내진 성능과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하기 위한 사례로 RC 주거형 건축물에 강성 중심 보강을 적용하여 보강 전후의 효과를 비교했다. 이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론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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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연구에서는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를 통해 적절한 보강량을 선정하는 방법론을 사용했다.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는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MDOF system을 equivalent SDOF system을 간략화하여 동적 응답을 예측하고, 최대 응답을 계산하여 지진 응답을 분석했다. 둘 째, 취약성 평가에서 손상 비율과 SLF를 정의하여 다양한 지진 시나리오에 따른 손실 추정을 수행했다. 마지막으로, 예상 손실 평가를 통해 EAL 을 측정하고 비용 대비 이익 비율(BCR)을 도출하여 보강의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RC 주거형 건축물의 내진 성능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보강 결정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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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의 연층 RC 주거 건물을 대상으로 내진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 섯 가지 보강 방법을 제안했다. 보강 방법은 기존 건물에 전단벽을 추가하여 1층의 횡강성을 최대 2배까지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내진 성능 평가 결과 보강되지 않은 기존 건물의 IDR 값은 2.25%로 허용 한 도인 2.0%를 초과했으나, 보강된 구조물은 모두 허용 한도를 충족하여 생명 안전 성능 기준을 만족했다. 특히, 1층의 횡강성을 20~40% 개선하는 보강 옵션이 목표 성능을 만족하고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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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손상 상태와 지진 손실 간의 상충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전단벽 추가로 인한 강성 증가가 IDR을 감소시키는 반면, PFA는 오히려 증가함을 확인했다. K가 1.6에 도달했을 때 drift-sensitive 요소의 손상 상태가 완화되었으나, K가 1.4에 도달했을 때 acceleration-sensitive 요소의 손상 상태는 악화했다. 1층의 강성을 1.4배까지 증가시키면 acceleration-sensitive 요소의 손상 비율이 오히려 증가하지만, 1.6배 이상 증가시키면 두 손상 메커니즘의 손상 비율이 모두 감소하여 내진 성능이 향상된다. EAL 분석 결과, R1(K=1.2) 및 R2(K=1.4) 옵션은 구조적 성능 기준은 충족했으나 BCR이 부정적이어서 경제적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따라서, 연층 RC 주거 건물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1층의 횡강성을 최소 60% 이상 증가시키는 보강 옵션이 구조적 성능을 만족하고 경제적으로 최적의 보강 방안임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손실 평가 프레임워크를 통해 건물의 구조적 성능을 만족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하기위한 최적의 보강량을 선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지역적인 내진성능평가를 통해 우선적으로 보강이 필요한 지역과 건물을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구조물 유형에 대한 분석을 확장하여 다양한 구조물 유형에 대한 지진 손실 평가를 수행하여, 건물 유형별로 적절한 보강 전략 선정을 고려하는 포괄적인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