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경주지진(2016년)과 포항지진( 2017년)이 발생하여 국내에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경주지진의 규모는 5.8이었으며 이 지진으로 23명이 다쳤고 111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으며, 총 9,368개소의 시설피해가 발생하였다. 또한 경주지진으로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수동정지하였다. 이후 발생한 포 항지진의 규모는 5.4이었으며 이 지진으로 92명이 다쳤으며, 1,797명의 이 재민이 발생하였으며, 총 27,317개소의 시설피해가 발생하였다[1-4]. 두 지진으로 인하여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었 다[5].
국내 건설된 원자력발전소는 많은 경우 NRC의 Regulatory Guide 1.60 (R.G. 1.60)에서 제시한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응답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내 진설계가 이루어졌다[6]. R.G. 1.60의 설계응답스펙트럼과 국내에서 발생 한 지진의 특성을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1]. 설계응답스펙트럼과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의 특성을 정규화하여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설계응답스펙트럼 은 저진동수 영역에서 스펙트럴 가속도가 크며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 우는 고진동수 영역에서 스펙트럴 가속도가 크다. 따라서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지진에 대한 안전성과 고진동수 영역에서 스펙트럴 가속도가 큰 지진동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대두되었다[4].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구조물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기기의 안전성도 중 요하다. 기기의 손상은 대표적으로 구조적 손상과 기능적 손상으로 분류를 할 수 있으며 기기의 정착부 손상은 구조적 손상의 대표적인 손상유형이다. 국내 지진동 특성을 고려하여 기기 정착부의 내진성능을 평가하면 R.G. 1.60의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적용하여 평가한 내진성능보다 낮아질 수 있 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기기의 고유진동수가 10 Hz보다 크며, 이로 인하여 기기에 작용하는 스펙트럴 가속도 값이 커지게 되어 내진성능이 감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EPRI)에서 는 정착부의 내진성능 평가 시 고려하지 않았던 정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 수계수를 고려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7].
본 연구에서는 국내의 고진동수 지진동 특성과 EPRI에서 제안한 비탄 성에너지 흡수계수를 활용하여 정착부의 내진성능을 지진취약도 분석을 통해 평가하였다. 저진동수 지진과 고진동수 지진에 대한 영향을 비교·분석 하기 위하여 저진동수 지진은 R.G. 1.60의 원자력발전소 설계응답스펙트 럼을 활용하였으며, 고진동수 지진은 울진지역의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 을 활용하였다. 또한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고려 여부에 따른 정착부의 내 진성능 분석을 수행하였다.
2. 정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기기의 구조적 손상은 다양하게 발생하며 대표적인 손상유형은 정착부 의 손상이다.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에서는 기기의 내진성능을 지진취약도 곡선으로 나타낸다. 지진취약도 곡선은 식 (1)과 같이 표현된다[5].
여기서,
위의 식 (1)을 활용하여 정착부의 지진취약도 곡선을 계산하는 대표적 인 방법은 EPRI 보고서 TR-103959의 “Methodology for Developing Seismic Fragilities”에서 제시한 Separation of Variable(SOV)이다[8]. SOV는 지진취약도 곡선을 Am, βR , 그리고 βU를 각각의 계수로부터 도출 되며, Am은 참조지진강도(PGAREF)으로부터 Fm(Total factor of safety) 의 계수를 곱하여 식 (2)와 같이 계산된다.
여기서,
기기의 내진성능 계수 FC는 강도 계수 FS와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Fμ 의 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정착부의 지진취약도 평가 시 Fμ을 1.00으로 두어 계산을 수행하여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구조물의 지진취약도 평가를 수행할 때는 비탄성에너지 흡수계 수를 이미 고려를 하고 있어 기기의 지진취약도 평가 수행 시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하면 계산된 기기의 내진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따라서 최 근 EPRI에서는 정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도출할 방법을 제안하 였다[7].
EPRI에서 제안한 방법은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 는 정착부의 강도가 아닌 변형을 성능을 기준으로 활용하게 되면 일반적으 로 내진성능을 적게나마 향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을 허 용하므로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이 기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기기에만 적용할 수 있다. 즉 모든 기기에 적용은 불가하며,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으 로 기기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어 계전기 등이 설치된 민감한 기기는 적용하 면 안 된다. 기존의 방법에서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만을 추가로 고려하며, 기기는 1-자유도 시스템으로 근사한다. EPRI에서 제안한 정착부의 비탄성 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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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장비의 탄성 고유주파수 f(관심 방향) 및 탄성 감쇠비 β를 추정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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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2: 기기 정착부에 대한 강도 계수 FS를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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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3: 시스템 항복 변위 δy를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여기서, SA (f, β)는 탄성 고유주파수(f) 및 탄성 감쇠비(β)에서 스펙트럴 가속도이다.
δin,a를 결정하기 위해 시험 데이터 또는 문헌조사를 활용할 수 있으며, δin과 δin,a의 관계는 대상 기기의 형상과 정착부의 손상 모드에 따라 다르 다. 예를 들어 수평 지진입력으로 인해 직접적인 수평 전단에 의한 손상이 발생하는 정착부의 경우 δin =δin,a이다. 수평 지진입력으로 인해 기기의 전도로 인한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 δin =(HCG/d)δin,a이다. 여기서, HCG 는 기기 무게중심의 높이이며, d는 지진입력 방향에서 전도축과 앵커 사이 의 거리이다.
여기서, δu 는 시스템의 임계변위, 즉 시스템의 항복 변위(δin)와 시스템의 비 탄성 변위(δin )의 합이다.
비탄성 성능증가 계수와 관련된 무작위성 (βr ) 및 불확실성(βμ )에 대한 대수표준편차는 다음과 같다.
3. 캐비닛의 내진성능
3.1 대상 기기 및 입력지진
본 연구에서의 대상 캐비닛은 EPRI 보고서의 캐비닛을 수정하여 활용 하였다[7]. 캐비닛의 무게는 5 kip(22.2 kN)이며 캐비닛의 가로, 세로 및 높 이는 각각 40 in(1,016 mm), 60 in(1,524 mm) 및 90 in(2,286 mm) 이다. 캐비닛을 콘크리트 바닥에 고정하는 확장 앵커는 직경 3/8 in(9.525 mm) 이며 Phillips사의 웨지 앵커이다. 앵커의 삽입 깊이는 제조업체의 지침에 따라 1.75 in(44.45 mm)이다. 앵커는 콘크리트 가장자리 근처에 위치하지 않으며 앵커 강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충분히 간격을 두고 있다. 바닥 콘 크리트의 평균 압축 강도는 3,500 psi(24 MPa)이며 웨지 앵커 위치 근처에 균열은 없다. 고정된 캐비닛의 고유주파수는 가로방향, 세로방향 그리고 수 직방향으로 각각 10 Hz, 20 Hz 그리고 30 Hz 이며, 감쇠비의 중앙값은 5 % 이다. Fig. 1은 캐비닛의 정착부를 나타내었다.
캐비닛의 내진성능 평가 수행 시 캐비닛이 위치한 층응답스펙트럼을 활 용하여 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NRC의 R.G. 1.60의 원자 력발전소 설계응답스펙트럼과 울진지역의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적용 하였다[4, 6].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은 확률 1E-4 /yr에 대한 등재해도 응 답스펙트럼이다. 설계응답스펙트럼은 최대지반가속도를 0.2 g로 고정하 였으며,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의 최대지반가속도는 0.273 g이다. Fig. 2 는 설계응답스펙트럼과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나타내었다.
3.2 캐비닛의 지진취약도 곡선
캐비닛의 내진성능은 고려한 입력지진과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적용 여부에 따라 총 4가지 경우에 대해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였다.
3.2.1 CASE 1: 설계응답스펙트럼 & 정착부 비탄성에너지 흡수계 수 미적용
CASE 1은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입력지진으로 하며 정 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적용하지 않았다. SOV의 방법을 활용하 여 캐비닛의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였으며 Fig. 3에 나타내었다. Table 1은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기 위해 계산된 계수를 나타내었다.
3.2.2 CASE 2: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 & 정착부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미적용
CASE 2는 울진지역의 등재해도응답스펙트럼을 입력지진으로 하며 정 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적용하지 않았다. SOV의 방법을 활용하 여 캐비닛의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였으며 Fig. 4에 나타내었다. Table 2는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기 위해 계산된 계수를 나타내었다.
3.2.3 CASE 3: 설계응답스펙트럼 & 정착부 비탄성에너지 흡수계 수 적용
CASE 3은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입력지진으로 하며 정 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적용하였다. SOV의 방법을 활용하여 캐 비닛의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였으며 Fig. 5와 같다. Table 3은 지진취 약도 곡선을 도출하기 위해 계산된 계수를 나타내었다.
3.2.4 CASE 4: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 & 정착부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적용
CASE 4는 울진지역의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입력지진으로 하며 정 착부의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적용하였다. SOV의 방법을 활용하여 캐 비닛의 지진취약도 곡선을 도출하였으며 Fig. 6와 같다. Table 4는 지진취 약도 곡선을 도출하기 위해 계산된 계수를 나타내었다.
3.3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에 대한 논의
캐비닛의 내진성능이 입력지진과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고려 여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Table 5는 캐비닛의 내진성능과 비탄성에 너지 흡수계수를 각 CASE별로 정리를 하였다.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적용하지 않고 설계응답스펙트럼과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적용한 결과 를 비교하면 캐비닛의 내진성능이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적용한 경우 더 낮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비닛의 고유진동수가 각 방향으로 10 Hz, 20 Hz, 30 Hz으로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이 설계응답스펙트럼 보다 고진 동수 영역에서 스펙트럴 가속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CASE3과 CASE4를 살펴보면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입력으로 하면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입 력하였을 경우보다 캐비닛의 내진성능이 높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비닛의 내진성능 평가 시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사용하면 캐비닛 의 내진성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입력지 진으로 적용한 경우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에 의해 중앙값 성능은 약 10 % 증가하며 HCLPF 값은 약간 감소하였다.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입력지 진으로 적용하면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에 의해 중앙값 성능이 약 20 % 증 가하며 HCLPF값은 약 10 % 증가하였다.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는 고진 동수 성분이 큰 입력지진을 적용하였을 경우 내진성능 증가 효과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함으로써 램덤성(βR ) 및 불확실성(βU)의 대수표준편차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특정 캐비닛에 대한 설계응답스펙트럼과 등재해도 응답 스펙트럼을 입력으로 한 경우 대한 내진성능 평가결과이다. 캐비닛의 종류, 동적 특성, 설치 위치 등을 고려하여 보다 다양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 인다. CASE 1 – CASE 4의 결과에서는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적용할 때 캐비닛의 내진성능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의 고려는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비탄성에너지 흡수계 수를 적용하면 캐비닛의 내진성능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항상 증가 하는 것은 아니다.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의 계산은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 을 허용하게 되어 캐비닛의 유효고유주파수를 계산하게 되고 이로부터 스 펙트럴 가속도 결정하여 내진성능을 구하게 되므로 캐비닛이 위치한 층응 답스펙트럼에 영향을 받게 되어 층응답스펙트럼 형상에 따라 캐비닛의 내 진성능이 증가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다. 현재 많은 국내에 건설된 원 자력발전소는 CASE 1과 비슷한 상황으로 예상되며, 국내 지진동 특성을 고려한 즉 고진동수 성분이 큰 등재해도 응답스펙트럼을 적용할 경우 캐비 닛의 내진성능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CASE 2). 이때 캐비닛의 내진성능 이 목표에 비해 부족하다면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하여 적게나마 캐비닛의 내진성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CASE 4).
4. 결 론
원자력발전소에는 다수의 기기가 정착되어 있으며, 원자력발전소의 주 요 기기에 대해 국내 지진동 특성을 반영하여 안전성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 다. 기기의 손상은 대표적으로 구조적 손상과 기능적 손상으로 분류가 되며 구조적 손상의 경우 많은 경우가 정착부의 손상이다. 국내 지진동 특성을 고 려하여 정착부의 손상을 평가하게 되면 정착부의 내진성능이 낮아질 가능 성이 있다. 그 이유는 많은 기기의 고유진동수가 10 Hz 이상인 경우가 많고 국내 지진동특성이 고진동수 성분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정착부의 상세해석을 통해 더욱 정확히 평가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비탄 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 려할 경우 정착부의 내진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착부의 내진성능의 평가 시 필요한 비탄성에너지 흡수 계수를 도출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입력지진과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 고 려 여부를 달리하여 4가지 CASE에 대해 정착부의 내진성능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를 고려한 경우, 고려하지 않은 경우보다 내 진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내진성능이 증감 할 것으로 보이다. 그 이유는 비탄성에너지 흡수계수는 정착부의 연성도와 입력지진의 응답스펙트럼의 형상과 관련이 있으므로, 주어진 연성도에서 비탄성 성능의 증감 여부는 입력지진의 응답스펙트럼의 형상에 의해 결정 이 된다. 또한 정착부의 비탄성 거동을 허용하는 것으로 기기에 충격이 발생 할 수 있어 계전기 등이 설치된 민감한 기기는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고진 동수 지진에서는 많은 경우 기기의 내진성능이 증가 될 것으로 생각되어, 국 내 지진동을 반영한 내진성능 평가 수행 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