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역사지진의 규모와 위치는 확률론적 지진재해도(Probabilistic Seismic Hazard Analysis, PSHA) 분석에서 중요한 정보이다. 확률론적 지진재해 도 분석 과정은 크게 지진원 모델, 지진동 모델, 확률 계산의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지진원 모델은 일반적으로 지진의 규모, 위치, 빈도 및 단층면 형태 등에 관한 함수로 표현된 시나리오 지진원을 중첩한 것으로 나타낸다. 지진 동 모델의 경우, 지진원 모델의 요소들에 의해 특정 부지에서 얼마나 큰 지 진동이 발생하게 될지를 예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지진동 모델 은 지진동 예측식(Ground Motion Prediction Equation, GMPE) 또는 감 쇠식(Attenuation equation)을 사용하여 대상이 되는 지진의 규모에 대하 여 거리에 따른 최대지반가속도(Peak Ground Acceleration, PGA), 최대 지반속도(Peak Ground Velocity, PGV), 응답 스펙트럼가속도(Spectral Acceleration, SA) 등의 값을 제공한다. 이러한 입력값들은 최종적으로 계 산되는 지진재해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따라서 이러한 값들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확률론적 지진재해도 분석 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불확실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요소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평가를 바탕으로 가중치를 부여 하는 등 정성적인 방법을 사용해 왔다[1, 2]. 그러나 고밀도 강진동 관측망 의 운영과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포항지진의 발생으로 중규모(M>5.0) 이상의 강진에 대한 계기 관측자료가 축적됨에 따라 일부 입력값의 대한 경 험적 자료에 기반한 정량적인 평가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확률론적 지진재해도의 지진원 모델에 있어서 규모에 따른 지진의 빈도 에 대하여 구텐버그-리히터 법칙(Gutenberg-Richter Law)를 가정하면,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지진의 빈도는 최대규모(M-max)를 산정하는데 중 요한 요소이며 결과적으로 지진재해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반 도와 같이 상대적으로 중규모 이상의 지진이 드물게 발생하며 계기 관측의 역사가 짧은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지진의 빈도를 결정하는데 어려움 이 따른다. 이러한 경우, 상대적으로 긴 관측기간과 큰 규모의 지진을 포함 하고 있는 역사지진 자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확률론적 지진재해도 분 석의 과정에서 계기관측기록을 시간과 공간적으로 외삽하는 근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량적 측정값이 아닌 역사적 서술을 통해 결정된 역사지진목록[3, 4]을 사용해 지진재해도 분석을 위한 입력값들을 결정하 는 것은 상당한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따라서, 지진재해도 분석 결과의 신 뢰도 향상을 위해 역사지진목록에 대한 정량적 검증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확률론적 지진재해도 분석과정에서 사용되는 입력값 중, 역사 지진에 주로 의존하게 되며 최대규모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역사지진 의 추정 최대 규모와 그에 따른 위치의 신뢰도에 대한 정량적인 검증의 방법 론과 예시를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역사지진의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서 최대 진도를 진앙지 부근에서 기록된 진도로 가정하고 진앙-진도-규모 경험식을 적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이러한 관계식은 국내 지진을 대상 으로도 개발되어 왔다[5-8]. 그러나 발생한 지진의 피해정도에 대한 제한적 인 역사적 서술에 기반한 정성적인 방법에만 의존하는 경우, 시간 또는 시대 에 따른 정성적 판단 기준의 변화로 일관성 저해 및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 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피해정도에 대한 서술의 비일관성, (2) 지진에 대한 건축물의 취약도의 정도, (3) 인구가 집중되고 행정이 발달한 대도시 의 피해 위주 기술, (4) 인구밀도나 낮거나 행정적인 이유로 상대적으로 중 요하지 않은 지역의 피해보고 누락. 또한, 추정된 지진의 규모와 진앙거리 의 트레이드오프는 규모 불확실성에 근원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Table 1 은 한반도 역사지진의 규모를 추정한 결과로, 연구들 사이의 규모 불확실성 을 보여준다[3, 9]. 따라서, 이러한 역사지진 진도 서술의 불확실성과 규모- 진앙의 관계를 고려한 정량적 접근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역사지진 또는 계기관측이 미비한 지진의 진앙과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정량적 연구가 있으며, 특히 한반도 역사지진에 대한 확률론에 기반한 정량 적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10, 11]. Bakun and Wentworth[10]는 거리의 함수인 규모-진도 관계식을 이용하여 관측된 수정메르칼리진도(Modified Mercalli Intensity, MMI)를 맞추는 위치와 규모를 한정하고, 기존의 지질 학적 정보에 기반하여 유력값을 결정하였다. Houng and Hong[11]은 한 반도 역사지진에 대해 유사한 접근방법을 사용하였으나 규모-진도 관계식 과 함께 계기지진 진앙 분포를 기반으로 역사지진의 진앙 위치와 규모를 확 률적으로 결정하였다. Houng and Hong[11]이 이러한 접근법을 사용한 이유는 Bakun and Wentworth[10]의 방법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반도의 역사지진의 유감진도 정보가 매우 부족하고, 지질학적으로 유력 진앙을 추정하기에는 현재 지구조적 활동의 관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러나, 해당 연구는 가장 큰 피해가 서술되어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진앙-규 모를 추정하였으며, 약 25년 동안의 계기기록과 역사지진기록의 진앙의 통 계적 유사성을 가정하였다. 이는 역사서술의 비일관성 요소들이 중대한 경 우 한계를 가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거리가 떨어진 복수의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피해 또는 유 감정도가 기술된 역사지진을 대상으로 지진동을 추정했다. 특히, 가능한 사 전 정보를 배제하고 가치중립적으로 구성된 진앙 격자지점에 대하여 지진 동 모사를 수행하며, 이를 진도로 변환하여 역사에 서술된 피해정도와 비교 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이러한 정량적 계산을 바탕으로, 진도에 대하여 수 치적인 비교를 수행하기 보다는, 가깝고 먼 거리의 복수의 지점을 이용하여 보수적으로 진도값의 상하 경계값을 맞출 수 있는 진앙의 범위와 최대 가능 규모를 산정한다. 지진동 모사를 위해서, 국내에 제시된 GMPE와 함께, 지 진의 자연현상에 보다 근접한 1차원 파형모사를 수행하여 지진원 형태와 응력강하 등의 영향을 고려한다. 한반도에 대한 GMPE의 경우 다수의 연구 결과가 존재하며 비교적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각각 다른 식을 사용 한 비교연구가 용이한 GMPE를 이용하여 지진동을 모사한 이후, 다시 지 진동-진도 관계식을 기반으로 역사지진의 진도와 비교를 수행한다.
2. 방법 및 자료
2.1 역사지진 자료와 진도 추정
한반도 역사지진 목록은 삼국사기, 고려사절요, 증보문헌비고, 조선왕 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의 역사문헌에 기반한 다수의 연구를 통해 정리됐다 [3], [4], [12-14]. Table 1은 진도평가에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원문에 충 실하게 MMI로 평가하며, 기존의 결과를 포괄하는 연구에 제시된 역사지 진 중 큰 최대진도가 서술된 지진들의 목록을 보여준다[3], [4], [9], [14].
본 연구는 1643년 7월 24일 한반도 남동부 또는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나의 역사지진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지진은 다음의 기 준으로 선정하였다: (1) 역사지진 목록에서 가장 큰 진도(VIII-IX)가 기록 된 13개 지진들을 대상으로, (2) 서로 거리가 충분히 떨어진 두 개 이상의 지 역에서 유의미한 진도 등급의 차이를 보여주는 감진 또는 피해가 보고되었 으며, (3) 그 서술이 구체적이며, (4) 중규모의 계기지진이 발생하여 관측 자 료와 지진동 모사결과의 비교가 가능하며, 지진원 메커니즘을 추정하기 유 리한 한반도 동부 또는 동남부 일대에서 발생했으며, (5) 여진으로 추정되 는 지진이 보고된 바 있어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임을 가정할 수 있는 지진 을 선정하였다. 이러한 선정기준으로 판단할 때, 13개의 역사지진 중 조선 시대 이전의 지진은 역사서술이 미비하여 제외되었으며, 한반도 북부에서 발생한 지진들은 주로 (2)와 (4)의 조건이 맞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 그 외 의 지진은 (4)의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본 연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러한 조건에는 1643년 7월 24일의 지진이 가장 적합하며, 1681년 6월 26일 지진의 경우, 역사적 서술이 충실한 지진 중 진앙지 인근에서의 피해 정도는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단순히 한반도 전체 가 흔들렸다는 서술만 존재하여, 위의 기준 (2)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어 제외하였다.
1643년 7월 24일 지진은 Table 2의 전문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울 산 부근에서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구치는 현상, 약한 쓰나미와 액상화로 해 석될 수 있는 현상이 비교적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또한 현재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동물이 놀라며, 사람이 앉아있기 힘든 진동 이 있었으며 성첩이 무너진 기록이 있다. 동시에, 전라도의 경우 집이 흔들 리는 정도, 서울에는 지진이 유감된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서술로 판단해 볼 때, 진원은 울산 또는 부근 해역일 가능성이 크며, 역사지진 연구 와 MMI 서술[15]에 따르면 최소 진원진도 VIII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 다(Table 2). 울산을 제외한 경상도 지역에 대한 서술은 사람과 동물이 놀 라는 정도(V-VII)에서 성첩이 무너지는 정도(VII-VIII)까지 비교적 넓은 범위를 보인다. 전라도 여산(현재 전라북도 익산 부근) 지역의 경우 최대 진 도 IV에 가까우며, 서울 지역은 해당 지진을 인식하는 정도로 판단한다면 진도 II에서 최대 IV였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에서 진도 IV를 가정하는 경 우 실내에서는 창문 등에서 소음이 발생하며 대형 트럭이 지나가는 정도의 진동이 필요하다[15]. 이는 전라도의 “집이 흔들렸다”는 서술과 잘 일치하 는 것이며, 서울의 경우 위치상으로 이보다는 약한 진동이었을 가능성이 높 아 III 정도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추정한 역사지진 진도를 바탕으로, 현재 울산, 전라북도, 서울에 해당하는 위치에서 모사 지 진동 진도와 비교하였다.
2.2 지진동 모사
시나리오 지진에 대하여 특정 지점에서의 PGA와 PGV를 계산하기 위 해서 GMPE와 1차원 지진파 모사 방법을 동시에 적용한다. 1643년 지진은 진앙이 울산 부근으로 추정되기는 하지만, 거리가 멀어지거나 가까워질수 록 규모가 더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는 규모-진앙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 보기 위하여 0.25°×0.25° 격자를 구성하여 209개의 각 격자를 진앙으로 하 여 모사를 수행한다(Fig. 1). 범위는 2004년 울진지진, 2005 일본 후쿠오카 지진, 2016년 경주지진의 진앙을 포함하는 한반도 동부와 해안 지역을 모 두 포함하도록 정하였다. 역사지진 진도가 결정된 지점의 불확실성을 고려 하고 다양한 지점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Fig. 1과 같이 0.2°×0.2°격자를 구성하여 각 격자점에 대해 지진동을 모사하였다. 최종적 으로 지진동 모사를 각각 Mw5.5, 6.0, 6.5, 7.0에 대하여 수행하여 진도를 산출하고 이를 역사지진 진도와 비교한다.
한반도의 지진동 예측을 위해 다수의 GMPE가 개발되었으며, 본 연구 에서는 특정 식을 사용하기 보다는 이전 연구들에서 제안된 9개의 GMPE (KHNP[1]의 Table 3.3-7, Table 3.3-8, Table 3.3-9, Park et al.[16]의 Table 3, Jo and Baag[17]의 Table 6, Junn et al.[18]의 Table 3, Yun et al.[19]의 부록, Emolo et al.[20]의 Eq. 6, Hong et al.[21]의 Eq. 3)를 사 용하여 각각 지진동 계산을 수행하고 비교하는 방법을 택하였다[1], [16-21]. 이 중 두 개[20, 21]는 실제 지진파 관측자료를 사용하여 경험적으로 개발 된 것이며, 그 외의 것은 강진동 추계학적 모사 방법[22]을 이용하여 개발된 식이다. 모든 GMPE는 거리와 규모의 함수로 예측 PGA와 PGV를 계산하 는 식으로, 깊이와 방사 패턴은 고려되지 않는다.
한편, F-K(frequency-wavenumber integration) 방법[23]을 이용하여 지진파형 모사를 수행하여 GMPE 결과와 상호 비교 검증하였다. 이 방법 은 1차원 층상 속도구조를 이용하여 실제 지진파 전파를 모사할 수 있으며, 특히 GMPE에서는 어려운 특정 지진원의 모멘트텐서해와 진원 깊이를 고 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주파수 파형 계산을 위해서는 정확한 속도구조 모델이 필요한 한계가 있다. 또한, 고주파수 파형일수록 3차원적 인 전파효과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방법상의 한계점 또한 있다. 일반적으 로 PGA는 하나의 날카로운 피크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PGV 는 그러한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24]. 따라서 F-K 방법을 사용되어 계산된 지진동은 PGV값을 이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파형자료를 이용하여 결 정된 1차원 속도모델을 사용한다[25]. 보다 물리법칙에 더 근거한 지진 파형 모사를 위해서 감쇠구조(quality factor; Q값)와 응력 강하를 고려 한다. Q값의 영향은 지진파 전파거리가 멀어질수록 더 큰 영향을 미친다. S파의 Q값(Qs)를 P파의 Q값(Qp)의 0.5배로 가정하고 Qp를 100-1500 범위에서 시험하여, 실제 관측자료의 거리에 따른 진폭 변화를 잘 맞추는 값인 Qp=600을 사용하였다. 해당 값은 일반적인 판내부 지각에서 많이 쓰 이는 값이다. 응력 강하는 계산된 지진파형에 특정한 응력 강하량에 따른 지진원-시간 함수를 합성곱하여 적용한다. 지진원-시간 함수는 Brune’s pulse[26, 27]를 이용하였다(Fig. 2). 이 방법은 모서리 주파수에 의존하는 동심원 단층을 가정하여 지진원 파형을 추정하는 것이다. 응력 강하량은 100 Bar를 가정하였다. 이 값은 일반적인 지구조 응력에 의한 지진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한반도 2007년 오대산지진, 2016년 경주지진 등은 이와 유 사하거나 낮은 값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었다[28, 29]. 본 연구는 역사지진 규모의 상한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받 아들여지는 값 중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사용하였다. 1회의 F-K 계산은 하 나의 진앙 격자(Fig. 1)에서 10 km 깊이를 가정하여 전체 지진동 격자에 대 해서 수행되며, M0=1020 dyne cm 크기를 가지는 기본단층(elementary fault)들에 대한 그린함수를 계산 후 사후에 원하는 모멘트텐서해를 적용하 여 합성파형을 얻었다. 모든 진앙 격자에서 2004 울진지진[30]과 2016 경 주지진[31]모멘트텐서해를 적용하였다(Fig. 1).
2.3 부지효과 적용 및 진도 계산
모사된 지진동 값에 대하여 VS30에 기반한 부지효과를 적용한다[32]. 역 사서술을 기반으로 추정된 진도에 해당하는 위치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 에, 부지효과는 지진동 격자 내부의 부지 증폭값 평균치를 적용하였다. 부 지증폭값 지표 경사값에 기반한 VS30 지도[33]를 이용하여 Borcherdt[32] 의 식을 적용하여 얻었다. 계산된 증픅값에 따르면 한반도와 같은 단단한 지 반(Firm to hard rock) 환경에 대해서 PGA의 경우 지역에 따라 최대 2배, PGV는 최대 3배가 넘는 지진동 증폭값이 적용될 수 있으나, 각각의 격자 범위 내부의 평균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적용된 값은 이보다 낮다.
정량적 MMI 값을 모사된 지진동으로부터 계산하기 위하여 PGA-와 PGV-MMI의 경험적 관계식을 사용한다. 한반도의 경우 강진이 드물고 유 감진도 자료가 적어 많은 관계식이 제시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포항지진의 진도를 포함하여 결정된 비교적 최근의 연구 에서 결정된 관계식을 사용하였다[34]. 추가적으로, 역사지진의 최대진도를 보수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동일한 지진동에 대하여 상당히 낮은 진도값을 가지는 미국 USGS 서부에서 사용하는 관계식을 추가로 비교하였다[35].
2.4 계기 지진자료 처리
진도는 지역적 특수성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한반도의 경우 본 연구에 서 고려하는 Mw6.0 이상의 지진에 대한 계기관측기록이 존재하지 않기 때 문에, 모사된 지진동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 서는 지진동이 규모에 따라 응력강하량이 일정하며 지진동이 선형성을 가 진다고 가정하고, Mw5.5 정도로 평가되는 경주지진[31]과 포항지진[36] 관측자료와의 비교를 통해 모사된 지진동의 신뢰도를 평가한다. PGA와 PGV를 얻기 위해 기상청 가속도 관측소에서 기록된 경주와 포항지진의 지 진파형에 대하여 계기보정을 수행한 뒤 수평성분의 최대값을 측정하였다.
3. PGA 및 PGV 모사 결과
앞서 서술한 방법을 이용하여 계산된 지진동의 신뢰도를 평가하기 위해 서, 각 진앙격자에 지진이 위치하는 것으로 하여 서울, 여산, 울산에 해당하 는 위치에서의 지진동을 진앙거리에 따라 나열하고 이를 경주, 포항 지진의 실제 관측 PGA, PGV와 비교하였다(Fig. 3). 비교는 Mw 5.5를 가정한 결 과(Fig. 3의 붉은색 상징)에 대하여 수행되었다. Yun et al.[19]의 식을 이 용한 결과에서 PGA는 경주와 포항 지진의 중간 정도의 값을 가지며, PGV 의 포항 지진과 유사하며 경주에 비해서 낮은 값을 추정하였다. KHNP[1] 식 1은 Yun et al.[19]의 식과 유사한 정도의 지진동을 보여준다. 원거리 (>200 km) 지진동의 경우 지진동 감소의 경향이 관측자료와 차이를 보이 며, 이는 Yun et al.[19]의 결과가 원거리 경향도 유사한 것과 대비된다. KHNP[1] 식 2를 사용한 결과는 PGA와 PGV 모두 관측자료에 비해 규모 0.5 정도로 더 낮은 값을 보여주었다. KHNP[1] 식 3의 결과는 식 1의 결과 와 거의 유사하나 지진동이 약간 더 작게 평가된다. Park et al.[16]의 결과 는 Yun et al.[19]의 결과와 거리에 따른 지진동 감소 경향의 측면에서 유사 하나 지진동의 수준이 더 낮다. Junn et al.[18]의 결과는 관측자료와 지진 동의 수준이 유사하게 계산되었으나, 역시 원거리 감쇠패턴에서 차이를 보 인다. Jo and Baag[17]은 Junn et al.[18]와 거의 동일한 결과를 보여준다. Hong et al.[21]은 PGA의 경우 거리에 따른 감쇠패턴은 유사하나 약간 낮 은 지진동을 보여주었고, PGV의 경우 관측자료와 큰 차이가 있었다. 이는 북한 지역에서 mb를 기반으로 얻어진 GMPE이며, 본 연구에서 mb를 Mw 로 변환하는 데 있어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molo et al.[20]는 규모에 따른 값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 고, PGA가 약간 크게 계산되는 경향이 있다. PGV의 경우는 잘 맞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K 경주지진 모멘트텐서해를 사용한 결과에서 PGA는 전 반적으로 낮게 계산되었으나 PGV는 관측자료와 유사한 것을 볼 수 있다. 특징적으로 GMPE를 이용한 결과와 달리 자료의 분산정도를 잘 맞추는 것 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관측자료에서 보이는 일부의 outlier를 제외한 관측 자료의 지진동이 실제로 방사 패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음을 지시한다. F-K 울진지진의 모멘트텐서해를 사용한 결과는 반대로 PGA를 잘 맞추며, PGV는 과대평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응력강하를 적용하기 위하여 사용 한 지진원-시간 함수는 규모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장주기 파형이며(Fig. 2), 따라서 합성곱에 의해 얻어지는 모사 파형에서는 고주파 신호가 제거된 다. 상대적으로 고주파 신호에 민감한 PGA의 특성을 고려할 때, PGA 결과 보다는 PGV 결과를 더 신뢰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된다. 경주지진의 모멘 트텐서해를 적용한 결과에서 PGV의 지진동이 관측치를 잘 모사하는 것을 볼 때, 울진지진의 메커니즘이 비교대상인 경주와 포항지진을 모사하기에 는 적당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F-K 방법을 사용한 지진동 모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지진동이 단층면의 자세와 단층의 운동방향 에 의해 결정되는 방사패턴에 매우 민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본 연구 에서는 경주지진의 단층운동인 주향이동단층을 이용했을 때 PGV 관측치 를 잘 맞추었고, 만약 역사지진이 울진지진과 유사한 주향의 역단층인 경우 실제 지진원의 규모에 비해서 더 큰 지진동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지 시한다. 이는 진도를 통해 지진의 규모를 역으로 추정하는 경우에, 지진의 실제 규모는 추정치에 비해서 더 낮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진동 비교를 통해 볼 때, 대부분의 GMPE가 경주와 포항 지진의 관측지진동을 비교적 큰 격차없이 모사하는 것을 볼 수 있고, 본 연구에서는 Yun et al.[19], KHNP[1]의 1번식과 경험적으로 도출된 Emolo et al.[20], 경주지진 모멘 트텐서해를 이용한 F-K 결과를 중심으로 다음의 진앙과 규모 분석을 수행 한다.
진앙 위치를 추정하기 위해서 서울, 여산, 울산 세 지점에서의 지진동에 기반한 진도를 이용한다. 이러한 다변수 문제에서 유력한 진앙을 정량적으 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범위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을 사용 할 수 있다[11]. 그러나 이 경우, 임의의 가중치를 가정할 수밖에 없으며, 결 과값에 대한 각 가중치의 민감도를 분석하기 어렵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 이, 원자료에 해당하는 역사지진의 진도값 자체의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Table 2), 본 연구에서는 진앙격자점에서 지진이 위치할 때, 세 지점 각각 의 지진동의 변화를 바탕으로 정성적인 비교를 수행한다.
Fig. 4와 Fig. 5는 위치에 따른 진앙과 규모 사이의 상관관계의 분포를 보여준다. 이 분포는 각각 서울, 여산, 울산에서 규모 5.5, 6.0, 6.5, 7.0의 지 진이 발생한 것을 가정하여 각각의 GMPE 및 2016 경주지진원의 모멘트 텐서해를 이용한 F-K 방법을 통해 계산된 진앙 격자에서의 진도 분포를 나 타낸다. 바꿔 말하면 이 분포는 각 진앙격자에서 각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서울, 여산, 울산에 나타날 수 있는 최소 진도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Yun et al.[19]의 GMPE를 사용한 결과에서 서울지역의 진도 가 III 이하 이기 위해서는 PGA 결과에서 규모 5.5는 강원 영동 일부지역을 제외한 진앙 격자 전 범위, 6.0은 한반도 동남부 및 동쪽 해역, 6.5는 울산 이 남의 한반도 동남부 지역 및 해역, 7.0의 경우 일본에 가까운 해역에 진앙이 있어야 함을 지시한다. PGV 결과는 규모 5.5의 경우는 PGA와 유사하나, 규모 6.0은 PGA의 6.5와 유사하며, 규모 6.5의 경우 보수적으로 진도 IV를 가정하더라도 울산 인접지 또는 동해 해역에 진앙이 위치하여야 하며, 규모 7.0은 해당 격자지점에서는 서울에서 너무 높은 진도를 야기하는 것으로 판 단된다. 여산 지역은 진도 IV가 합리적인 추정치로 보이는데, PGA의 경우 규모 6.0 이하의 지진은 진앙격자 범위에서 그러한 지진동을 만들기 힘들며 규모 6.5의 경우 경상남/북도 중서부에서 가능하며, 규모 7.0에서는 한반도 내륙 보다는 울산 부근을 포함한 동해안 부근이 적합하다. PGV 결과에서 는 규모 6.5의 경우 PGA의 규모 7.0에 해당하는 분포를 보여주며, 규모 7.0 의 경우 격자범위에서는 여산 지역에 과도한 지진동을 야기한다. 진앙지 부 근으로 추정되는 울산의 경우, 모사를 통해서 추정되는 최대 진도가 VI 정 도이다. 이는 near-field의 경우 비선형성이 매우 커 지진동 모사의 한계가 크며, 상대적으로 좁은 영역에서만 최대 지진동과 진도가 추정될 수 있는데 반해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넓은 지역의 평균적 지진동을 추정하였기 때문 에 최대치의 값이 모사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울산에 해 당하는 위치는 역사지진 서술에서 나타난 경상도 지역의 진도의 대푯값으 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울산을 제외한 경상도 지역의 추정 진도는 V-VII 정도로 보이며, 규모 6.5 정도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진앙지를 결정하는데 있어 더 중요한 점은, 매우 높은 지진 동을 울산 지역에서 야기하기 위해서는 진앙지가 울산에 매우 가까워야 한 다는 점이다. 타 지역의 경우와 함께 비교하면, 규모 6.5 정도를 가정할 때 울산에 인접한 지역에서 진앙이 위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동일한 분석을 KHNP[1]식 (1)을 이용한 결과에 적용하면, PGA에 기 반한 결과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높은 규모(6.5-7.0)의 지진일 경우 동일한 조건을 만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PGV를 이용한 결과에 의하면 규모 6.0 정도의 울산 인근 지진이 해당 지역에서 추정된 역사지진 진도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molo et al.[20]식을 이용한 결과는 규모에 따라 큰 지진동 차이를 보 이며, 따라서 진앙과 규모를 보다 더 확실히 특정할 수 있다. 서울의 진도 III을 가정하는 경우, PGA와 PGV 모두 울산 부근의 규모 6.0 정도의 지 진이 가능하며, 이 경우 진도 IV 정도의 여산도 만족한다. 특히 이 식을 사 용한 경우 울산 부근의 진도가 높게 산정될 수 있는데, 규모 7.0의 지진의 경우 IX에 가까운 지진동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방법상의 한계로 진앙 인근에서 높은 지진동값이 도출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VI-VII의 진도를 보여줄 수 있는 규모 6.0-6.5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경주지진 모멘트텐서해에 대하여 F-K 방법을 이용한 결과는 방사패턴 에 따라 매우 복잡한 지진동과 진도 분포를 보인다. 앞의 거리-지진동 분석 (Fig. 3)에서 PGA의 경우 고주파 모사의 한계로 적절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였기에 PGV 결과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규모 6.0에서 III-IV의 진도, 규모 6.5에서는 VI-V의 진도를 거의 전 진앙격자에서 보였 다. 여산의 경우 규모 6.5의 경우 전 범위에서 너무 높은 진도값을 나타내기 때문에 규모 6.0가 더 적합하다. 울산의 경우, 특징적으로 높은 지진동을 야 기할 수 있는 진앙이 울산을 중심으로 북서-남북 방향으로 나타나며, 이는 지진원 방사양상에 의한 효과이다. 역으로, 이러한 방향성은 울산 부근을 진앙으로 가정했을 때, 안동, 대구 방향으로 더 높은 지진동을 야기할 수 있 을 가능성을 지시하며, 이는 역사지진 서술에서 주로 언급되는 피해지역과 도 일치한다.
4. 규모 평가
최종적으로 최대 가능 규모를 보다 보수적으로 추정해 보기 위하여, 울 산에 대하여 서울과 여산의 지진동을 각각 비교하고 가능한 진도의 범위를 만족하는 규모를 추정하였다(Fig. 6). Yun et al.[19] GMPE식을 이용한 경우, PGA의 경우 서울의 최대진도를 III으로 추정하면 최대 추정 규모가 Mw 6.0, IV로 추정하면 Mw 6.5 정도로 평가된다. PGV의 경우 각각 보다 낮은 값인 Mw 5.5와 Mw 6.0으로 추정된다. 여산의 경우 추정 최대진도를 IV로 판단하면, PGA와 PGV 모두 Mw 6.0이 적합하다. USGS 서부식 [35]을 가정한 진도로 판단하면, 서울에서는 규모가 각 경우마다 0.5 정도 씩 상향된다. 울산에서의 최대진도는 PGA에서는 규모 6.0 이상부터 VI를 넘기는 것을 볼 수 있는 반면, PGV에서는 규모 6.5 이상의 경우에만 가능하 다. 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진앙 최대 지진동과 진도는 PGA를 이용할 필 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KHNP[1] GMPE 1번식의 경우, PGA의 경우 규 모 0.5 정도 더 높은 지진이 필요하며, 상대적으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야 역사지진의 진도를 맞출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molo et al.[20]의 경우, 앞에서와 같이 최대 규모 6.0 정도의 지진으로 추정 진도를 맞출 수 있고 USGS 식을 사용하더라도 규모 6.5를 넘기 어렵다. F-K 방법 을 사용한 경우(PGV)도 Yun et al.[19]과 Emolo et al.[20]의 결과와 비슷 하게 규모 6.0 정도가 적당하며, USGS 식을 적용하면 규모 6.5 정도의 지 진으로 평가할 수 있다.
5. 결론 및 토의
Table 2로부터의 1643년 7월 24일의 지진에 의한 서울, 울산, 여산의 진 도(각각 II-IV, III-IV, IX)와 앞서 계산된 각 GMPE 및 F-K 결과의 진앙- 지진동 관계 및 규모 평가를 고려하여 1643년 7월 24일의 지진의 규모와 진 앙 위치를 결정하면 다음과 같다. (1) Yun et al.[19]과 KHNP[1]를 사용한 경우 울산에 매우 가까운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5 수준의 지진 혹은 (2) Emolo et al.[20]와 F-K 방법을 이용한 결과는 울산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6.0 수준의 지진으로 계산된다.
한편, 본 연구의 진앙, 규모 평가 방법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2016 경주지진에 적용해 보았다. KMA[37]에서 기상청이 평가한 서울, 울산, 여 산(익산)의 진도는 각각 II-III, V, III이다. 이를 바탕으로 Figs. 4, 5, 6로부 터 진앙과 규모를 평가해보면 Yun et al.[19], KHNP[1], Emolo et al.[20] 을 사용한 경우 PGA를 기준으로는 규모 5.5-6.0, PGV의 경우 규모 5.5로 경주에 가까운 경북 남동 내륙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F-K 방법을 이 용한 결과는 PGV에 대해서는 다른 식들의 결과와 유사하지만, PGA를 사 용하면 규모가 6.5-7로 평가되는데 이는 앞선 Fig. 3의 지진동 모사에서 F-K 방법을 사용할 경우 PGA가 전반적으로 낮게 계산되는 영향으로 보인 다. 따라서 F-K 방법을 사용한 PGA 결과를 제외하면 진앙과 규모를 합리 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부지효과 적용에 있어 평균 증폭값을 적용함에 따라 지역적 부지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기 힘든 점, 앞서 F-K 방법을 사용한 지진동 모사를 통해 확인했듯이 지진동이 단층면의 자세와 단층의 운동방향에 의해 결정 되는 방사패턴에 매우 민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추후 3차원 부지특성 및 다양한 방사패턴 등을 고려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거리가 떨어진 복수의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피 해 또는 유감정도가 기술된 역사지진을 대상으로 지진동을 추정했다. 특히, 가능한 사전 정보를 배제하고 가치중립적으로 구성된 진앙 격자지점에 대 하여 지진동 모사를 수행하며, 이를 진도로 변환하여 역사에 서술된 피해정 도와 비교하는 과정을 제시했다. 또한 국내에 제시된 GMPE와 함께, 지진 의 자연현상에 보다 근접한 1차원 파형모사 방법을 사용하여 지진동을 모 사한 이후, 다시 지진동-진도 관계식을 기반으로 역사지진의 진도와 비교해 보았다. 이러한 정량적 계산을 바탕으로 가깝고 먼 거리의 복수의 지점을 이 용하여 보수적으로 진도값의 상하 경계값을 맞출 수 있는 진앙의 범위와 최 대 가능 규모의 산정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지진의 규모와 진앙을 보다 정량 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