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지진 발생 시 광범위한 지역의 시설물에 발생하는 피해를 예측하여 사전 에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보강계획을 세우거나 또는 지진 발생 시 구호자원 의 합리적인 분배를 위하여 지역단위의 지진피해 예측시스템이 개발되어 왔다. 이들 지진피해 예측시스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HAZUS, 유 럽의 SYNER-G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행정안전부에서 지진재해대응시 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다[1, 2]. 이들 지진피해 예측시스템은 예상되 는 지진시나리오를 통해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위치를 가정하거나 또는 발 생한 지진에 대하여 계측자료를 통해 식별된 규모와 지진원 위치에 대하여 일정한 면적의 격자로 분할된 지역별로 지진피해를 예측한다. 이를 위해 주 어진 지진의 규모와 진원거리 정보를 감쇄식(attenuation equation)에 적 용하여 지역별 지반운동강도를 추정하고 시설물별 지진취약도함수에 적용 하여 정해진 수준의 손상이 발생할 확률 및 해당되는 지역 내 피해 발생 시 설물 수를 예측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지진피해 예측은 기본적으로 지진의 규 모와 진원의 위치를 특정하여 수행되는 특징이 있으며, 이와 달리 내진설계 는 특정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기 보다는 발생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종 합하여 작성된 지진하중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진취약도함수는 주어진 지반운동강도에 대하여 미리 정해진 수준을 초 과하는 피해가 발생할 확률을 산정하기 위한 조건부 확률분포함수이다. HAZUS는 불확실성이 각각 고려된 구조물의 역량스펙트럼과 지진의 요구 스펙트럼을 조합하여 역량스펙트럼법으로 스펙트럼변위 응답을 추정하고 스펙트럼변위로 환산된 최상층변위 기반 손상도 판정기준을 사용하여 지진 취약도함수를 도출하였다. 국내 지진재해대응시스템 또한 유사한 방식을 도 입하고 있으며, 비선형 정적해석을 통해 역량스펙트럼을 정의하고 요구스펙 트럼은 건축구조기준(KBC 2005)의 설계스펙트럼을 사용하여 지진취약도 함수를 도출하였으며, 각 손상도의 구분 기준은 FEMA 356에 제시된 성능 수준별 예상 층간변위를 토대로 하였다[3, 4]. 그러나 역량스펙트럼법은 단 일모드가 지배적인 구조물에 적합한 근사해석법으로서 비교적 고층이 다수 인 국내 건축물 현황에 적합성 여부를 실증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국내 건축물 특성에 적합한 지진취약도함수의 작성방식 을 분석하기 위하여 아직 국내에 내진설계기준이 도입되기 이전인 1980년 대에 설계된 비교적 고층인 공동주택 건축물을 대상으로 지진취약도를 평 가하였다. 1980년대의 판상형 공동주택은 터널폼 형태의 시공방법으로 인 해 세대간벽을 구성하는 단변방향의 벽량에 비해 장변방향의 벽량이 현저 히 부족한 것이 특징이며, 지진 발생 시 매우 취약한 거동이 예상된다. 특히 장변방향은 강성이 부족하여 장주기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고차모드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최근 철근콘크리트 전단벽에 대해 지진취약도 분석을 수행한 국내 외 연구가 다수 있으나 대부분 내진설계가 수행된 구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5-10]. 지진피해 추정시스템의 정확도 제고를 위해서는 지진 발생시 상대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내진 전단벽 구조의 신뢰 도 높은 지진취약도함수 도출이 요구된다. 이 연구에서 지진재해도는 지진 피해 예측시스템에 적합한 시나리오 형식으로 정의하였고 국내 지진환경 을 대상으로 도출된 감쇄식을 사용하여 스펙트럼을 작성하였다. 해석방법 에 따른 취약도함수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하여 각각 비선형정적해석과 비 선형동적해석에 기초하여 지진취약도함수를 도출하였다. 지반운동강도의 변수로서 스펙트럼가속도와 스펙트럼변위를 고려하였다. 손상도 판정기 준으로서 층간변위에 기초한 평가방식과 개별 부재의 응답에 기초한 평가 방식을 적용하였다. 각각의 조건에 대하여 도출된 지진취약도함수의 차이 를 분석하여 고차모드의 기여도가 큰 전단벽 구조형식에 적합한 지진취약 도 함수 산출 방식을 제시하였다.
2. 비내진 공동주택 모델 설계
2.1 대상 구조물
국내의 비내진 공동주택 가운데 80년대 중반에 설계된 철근콘크리트 벽 식구조를 선정하였다. 이 건축물은 15층으로서 전체 높이는 39 m인 복도 형 공동주택이다. 구조물의 상세한 정보는 건설교통부 연구보고서인 “노후 공동주택의 구조성능 개선을 위한 구조계획기법 및 설계시공 매뉴얼 개발” 을 참고하였다[11]. 대상 구조물의 구조평면도는 Fig. 1과 같고 단변방향 벽체 18개와 장변방향 벽체 10개로 구성되어 있다. 단변방향의 벽체는 주 로 세대 간 벽으로 사용되어 길이가 긴(약 8.4 m) 벽체 위주로 구성되어 있 으며 장변방향 벽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다(2.4~5.6 m). 벽체의 두께는 저층부(1~5층)에서 200 mm, 고층부(6~15층)에서는 150 mm가 적용되었다. 결과적으로 장변방향 벽량이 단변방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 아서 장변 방향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2.2 구조물 설계
대상 구조물의 배근 정보 부재로 인해 배근설계를 통해 전단벽의 철근 량을 산정하였다. 연결보나 인방보의 경우에 참고문헌에 정보가 없으나 공 간 구획이 대부분 조적벽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계 및 모델링에서 고려하지 않았다. 대상 구조물은 설계연도(1986년)를 고려하여 부재의 기 본설계는 허용응력도 설계법을 적용하여 수행하였다. 설계에 사용된 콘크 리트 압축강도는 21 MPa이며 철근의 항복강도는 저층부(1~5층)에서 400 MPa, 고층부(6~15층)에서 240 MPa을 사용하였다.
설계하중은 당시의 적용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력하중과 풍하중을 적용하였으며 내진설계는 적용하지 않았다. 적용한 중력하중은 Table 1에 나타내었다. 풍하중은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1982)”를 적용 하였고 노풍도는 B로 설정하였으며 설계기본풍속은 35 m/s를 적용하였다 [12]. 구조물의 설계는 MIIDAS GEN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장변방향과 단변방향의 벽체별 수직철근에 대한 배근설계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고 해당 벽체의 번호는 Fig. 1에 표기하였다. 단변방향의 독립 된 직사각형 벽체는(예시: Y2, Y6, Y13, Y17 벽체) 이형벽체에 비해 중력 하중이 분산되지 않아 수직 철근비가 비교적 높다. 수평철근의 경우에는 모 든 벽체에서 당시의 최소철근비 0.0025로 설계가 되었다.
3. 비선형 해석모델
지진취약도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PERFORM 3D를 사용하여 3차원 비선형 해석모델을 작성하였으며 Fig. 2에 도시하였다. 모델은 앞서 2.2에 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전단벽 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벽체는 섬유요소 (fiber element)를 사용하여 모델링하였다. PERFORM 3D 비선형 해석모 델의 1차모드 주기와 질량 참여율은 Table 2와 같다. 전반적으로 1차모드 의 기여도가 낮고 장변방향 1차모드의 주기가 현저히 길다.
3.1 콘크리트 비선형 모델
섬유요소에 적용된 콘크리트 재료모델은 횡구속이 없는 것으로 가정하 였다. 적용된 콘크리트 비선형 모델을 Fig. 3(a)에 도시하였다. 콘크리트 최 대압축응력 이전 거동은 Mander and Priestley 모델을 참고하여 이선형으 로 모델링 하였고 강성이 변화하는 점의 응력은 0.75fc로 최대응력시의 압 축변형률을 0.002로 작성하였다[13].
Mander and Priestley 모델에서는 비횡구속 콘크리트임에도 최대응력 이후에 콘크리트의 변형능력이 상당히 크게 모델링 되어있다. 그러나 이 변 형능력은 파괴가 일어나는 국부적인 영역의 길이를 고려한 것으로서 벽체 를 모델링하는 요소 전체 높이에 대해서 적용하는 경우 전단벽의 변형능력 이 과대평가될 우려가 있다. 참고로 국내의 “공동주택 성능기반 내진설계 지침”에서는 콘크리트 비선형 모델 최대응력 이후의 거동을 제안하고 있으 며 잔류강도를 최대강도의 10%, 잔류강도 시의 압축변형률을 0.003으로 정의하고 있다[14].
NIST 17-917-45 및 Lowes and Lehman의 연구에서는 콘크리트 압괴 에너지의 등가성에 기초하여 최대 압축응력 이후의 음강성을 조정하도록 제안하고 있다[15, 16]. 이 연구에서는 Lowes and Lehman을 참고하여 - 비횡구속 콘크리트의 경우 잔류강도를 0으로 보고 강도가 0이 되는 변형률 을 식 (1)과 같이 산정하였다.
여기서, L은 부재의 길이이며 fc ′은 콘크리트 압축강도, ∈o는 콘크리트 최 대강도 시의 압축변형률, Ec는 콘크리트 탄성계수, α는 잔류강도비이다. Gfc는 콘크리트 최대강도 이후에 소산되는 에너지(Concrete crushing energy)로서 Pugh et al.은 직사각형 전단벽의 실험을 통해 Gfc를 식 (2)와 같이 제안하였다[17].
전단벽은 기본적으로 층고에 따라 수직분할하여 작성하였으나 소성힌 지가 형성되는 1층의 경우 전단벽 압축단부에 큰 압축변형률이 발생할 것 으로 예상하여 보다 정확한 해석결과를 얻고자 층고를 3분할하여 작성하였 다. 1층의 벽체요소 분할은 Fig.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Fig. 3(a)에 나타낸 것과 같이 요소의 높이를 고려하여 변형연화 거동을 모델링하였다.
모델링에는 콘크리트의 기대강도를 적용하였다. 콘크리트의 기대강도 계수는 “기존시설물 내진성능 평가요령(한국시설안전공단, 2019)”에 따 라 적용하였다[18]. 기대강도계수는 1.2를 적용하였으며 경과년수에 대한 감소계수는 0.8(30년 이상)을 적용하였다. 재료상태는 양호, 보통, 불량 중 보통으로 가정하여 감소계수 0.9를 적용하였다.
3.2 철근 비선형 모델
철근의 비선형 모델은 Fig. 3(b)에 나타내었다. 변형경화를 반영한 이선 형 포락곡선을 적용하였다.
철근 비선형모델에 적용되는 기대강도계수는 다수의 국내 지침에서 제 안하고 있으며 Table 4에 나타내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기존시설물 내진성능 평가요령”에서는 철근의 설계기준강도별 철근의 인장강도 및 항 복강도에 대하여 단일 보정계수를 제시하고 있다[18]. 대한건축학회의 “공 동주택 성능기반 내진설계 지침”에서는 KS D 3504(2016) 철근의 실험결 과에 기초하여 “내진용 철근 실무적용 확대방안 연구(2018)”에 제시된 기 대항복강도계수 및 기대항복강도에 대한 기대인장강도비를 제시하고 있다 [14, 19, 20]. 이 보정계수는 이 연구의 해석대상 구조물 설계 당시의 KS D 3504(1988)에서 제시된 인장/항복강도 비로 미루어 볼 때 전반적으로 철 근의 항복강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21]. 또한 400 MPa 미만의 철 근에 대한 보정계수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이 연구에서 요구되는 SD240 철 근에 계수를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한국 콘크리트학회에서 발간된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한 고장력 철근의 적용성 연구”에 제시된 실험결과의 중앙값 강도를 토대로 기대강도계수를 결정하 였다[22]. 특히 이 문헌은 해석모델의 고층부 설계에 적용된 SD240 철근 과 비교적 유사한 SD300의 실험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3.3 전단 모델
이 연구의 대상 구조물 벽체 중 가장 길이가 긴 벽체는 8.4 m이며 전체 높 이가 39 m이므로 구조물의 벽체 중 가장 작은 세장비 (=높이/길이)는 약 4.6으로 산정된다. Thomsen and Wallace의 연구에서는 벽체의 세장비 (= 높이/길이)가 3 이상인 경우에는 휨 거동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23]. 따라서 모든 벽체의 전단은 탄성으로 모델링하였으며, 힘지배 거동으 로 간주하여 평가하였다. 따라서 모든 벽체의 전단은 탄성으로 모델링하였 으며, 힘지배 거동으로 간주하여 평가하였다. 전단강성은 국내의 성능기반 내진설계 지침을 참고하여 균열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0.5GA를 사용하 였다[14].
4. 지반운동
이 연구에서 지진재해도는 일반적인 지진피해 예측시스템과 동일한 방 식으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감쇄식을 이용하여 진원거리 효과를 모사하 는 방식으로 설정하였다.
4.1 목표 응답스펙트럼
목표 응답스펙트럼 작성을 위해 HAZUS와 같은 지진피해추정 시스템 에 대한 적용을 고려하여 지진 시나리오를 가정하였고 지진재해도를 도출 하였다. 지진의 규모(M)는 6.5으로 가정하였고, 진원거리(R)는 6.6 km부 터 44.2 km의 범위에서 10개 단계를 선정하였다. 각각의 진원거리는 0.2초 주기의 스펙트럼가속도를 2.5로 나누어 산정한 유효지반가속도가 0.05 g 부터 0.5 g까지 0.05 g 간격으로 증가하는 값에 대응된다. 이하에서는 지반 운동강도(intensity measure)의 단계를 10단계로 구분하여 R01~R10으 로 표기하며, R10이 가장 지반운동강도가 큰 진원거리 6.6 km에 해당한다. 각각의 지진시나리오에 해당되는 응답스펙트럼을 국내 감쇄식 3종을 가중 평균하여 작성하였으며, Fig. 4에 도시하였다[24-26].
4.2 지반운동 및 스케일링
비선형 시간이력해석에 사용되는 지반운동은 PEER ground motion database의 NGA-West 2 지진파 목록에서 선정하여 진폭조정 후 사용하 였다[27]. 원칙적으로는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도출된 Fig. 4의 개별 응답스 펙트럼에 대하여 지진파를 선정 및 보정하고자 하였으나, 지진파 보정의 불 완전성으로 인해 선정된 지진파의 중앙값 스펙트럼이 단계별로 단조증가 하지 않고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였으며 대수정규분포 형태의 지진취약 도함수에 잘 부합하지 않는 해석결과가 도출되었다. 따라서 여기서는 진앙 거리 단계 R05를 기준 스펙트럼으로 정하고 나머지 단계에 대해서는 동일 지진파에 대하여 0.23~1.86배의 진폭조정 계수를 적용하여 동적해석에 적 용하였다.
규모가 5~7에 해당하고 전단파속도가 180~760 m/s이며, 진앙거리가 88 km 이하인 조건을 만족하는 3139개의 지반운동 목록 중 목표 응답스펙 트럼(R05)과 가장 유사한 스펙트럼 형상을 가지는 30쌍의 지반운동을 선 정하였다. 이들 30쌍 지반운동은 감쇄식이 갖는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서 대수정규분포에 따르는 편차를 갖도록 진폭조정되었다[28]. 여기서 대 수표준편차 β는 Atkinson & Boore의 연구에 따라 0.69(=0.3log(10))를 적용하였다[29]. 지반운동의 조정은 주기 0.1~5초 범위에서 수행하였고 상한값 5초는 감쇄식이 스펙트럼가속도를 제시하고 있는 상한값이다. 지반 운동 선정 및 보정 시 직교 2방향의 방향별 중앙값 기하평균 스펙트럼인 GMRotD50 스펙트럼을 기준으로 하였다.
R05 단계에 대해서 목표스펙트럼과 조정된 30쌍 지진파의 GMRotD50 스펙트럼을 Fig. 5에 도시하였으며, 목표스펙트럼은 중앙값과 2.5 백분위 수 및 97.5 백분위수에 해당하는 값을 함께 표시하였다. 조정된 30쌍 지반 운동의 스펙트럼은 목표 스펙트럼을 중앙값으로 하여 일정한 대수표준편 차를 갖고 분포함을 알 수 있다. R05를 제외한 나머지 진원거리 단계에 대 해서는 목표 중앙값 스펙트럼의 비율에 따라 R05에서 조정된 30쌍 지반운 동 전체에 단계별로 각각 0.23~1.86배의 진폭조정 계수를 적용하여 동적 해석에 적용하였다.
5. 지진취약도 평가
대상 구조물의 비선형정적해석 및 비선형동적해석을 통하여 지진취약 도를 평가 및 분석하였다. 지진취약도의 손상수준 정의는 일반적인 성능기 반 내진성능 평가에 사용되는 4가지 성능수준인 기능수행(OP, Operational), 즉시거주(IO, Immediate occupancy), 인명안전(LS, Life safety), 붕괴방 지(CP, Collapse prevention)를 고려하였다[4]. 손상도 판정기준은 층간 변위비와 부재단위 성능평가의 두 가지를 적용하였다.
5.1 정적해석 기반 지진취약도
소방방재청의 “국내 건축구조물의 지진취약도함수 개발” 보고서에서 는 비선형정적해석을 기반으로 국내 건축물의 지진취약도 함수를 도출하 였다[30]. 비선형 정적해석을 통해 역량스펙트럼을 산출한 뒤 무작위성을 갖는 요구스펙트럼군과 조합하여 ATC-40에 따라 성능점을 산정 후 4가지 성능수준에 대한 손상확률을 기반으로 대수정규분포 형태의 지진취약도함 수를 작성하였다[31]. 이 연구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지진취약도함수를 도출하여 비선형동적해석에 의한 함수와 비교하였다. 무작위성을 갖는 요 구스펙트럼군은 앞서 설명한 진원거리 단계별로 감쇄식의 대수표준편차에 따라 조정된 지진파의 응답스펙트럼을 사용하였다. Fig. 6은 비선형 정적 해석을 통해 얻어진 대상 구조물의 역량스펙트럼과 진원거리 단계 R05에 해당되는 30개의 지반운동의 요구스펙트럼에 대해 성능점을 산정한 예시 를 나타내었다.
5.2 동적해석 기반 지진취약도
다중 지진입력 그룹 해석(multiple stripe analysis, MSA) 방식으로 비 선형동적해석을 수행하여 지진취약도함수를 를 작성하였다. 이를 위하여 각각 30쌍 지반운동으로 구성된 10개 진원거리 단계(R01~R10)에 해당하 는 총 300회의 비선형 시간이력해석을 수행하였다. 각 진원거리 단계의 30 쌍 지반운동 중 네 가지로 구분된 성능수준 각각을 만족하지 못하는 지반운 동 수량을 확인하여 손상확률을 산정하였다. 여기서 대상 구조물의 성능 만 족 여부는 층간변위비와 부재 성능을 기반으로 한 두 가지 손상도 판정기준 을 각각 적용하였다.
총 10개 단계의 지반운동강도에 대한 해석결과를 토대로 최대우도추정 법(Maximum likelihood method)을 사용하여 대수정규분포함수의 평균 과 표준편차를 추정하였다[32]. 이를 통해서 해석자료의 손상확률이 100% 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낮은 지반운동 수준의 손상 확률만으로 대수정규분포함수의 파라메터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Fig. 7에는 최대우도추정법에 의해 작성된 지진취약도 곡선의 예시를 나타 내었다.
5.3 층간변위비 기반 손상도 판정기준
대상 구조물의 손상확률을 성능수준별로 산정하기 위한 첫 번째 기준은 층간변위비를 채택하였다. 기준 층간변위비는 FEMA 356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능수준별 예상 층간변위값을 FEMA 356에서는 즉시거주, 인명안 전, 붕괴방지 수준에 대해서만 층간변위비 허용치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기능수행 수준에 대한 허용치는 즉시거주의 1/2 수준을 가정하였다. 이는 소방방재청(2009)과 HAZUS(1999)에서 철근콘크리트 전단벽의 slight 와 moderate 손상도 판정기준 비율이 0.5임을 참고한 것이다[1, 30]. 층간 변위비에 따른 손상도 판정기준을 Table 5에 나타내었다.
비선형동적해석에 의한 층간변위 해석결과 예시를 Fig. 8에 나타내었 다. 저층보다는 중고층부에서 층간변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대 층간변위가 10%를 초과하는 경우 해석이 중지되도록 설정하였으며, 해당되는 경우에는 붕괴한 것으로 보고 모든 부재 평가항목을 붕괴로 판단 하였다.
5.4 부재성능 기반 손상도 판정기준
부재성능을 기반으로 한 손상도 판정기준은 전단벽의 회전각, 전단강도 및 벽체 단부의 콘크리트 압축변형률을 고려하여 적용하였다. 부재의 성능 수준별로 해당되는 항목의 DCR(demand-capacity ratio)이 허용기준을 만족하는 부재들을 대상으로 중력하중 분담률을 확인하여 건물의 성능수 준을 결정하였고 이에 기초하여 각 성능수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손상확률 을 산정하였다. 성능수준의 만족여부를 결정하는 중력하중 분담률 기준값 은 전체 중력하중의 100%와 80% 두 가지로 고려하였다. 개별 지반운동 쌍 에 대하여 성능수준별로 만족 여부를 확인하고 하나의 지반운동강도를 구 성하는 총 30쌍 지반운동 해석결과를 통해 해당 지반운동강도에서 각 성능 수준의 손상확률을 결정하였다.
5.4.1 회전각
비선형 동적해석결과를 통해 벽체별로 발생한 최대 회전각을 산정하여 4개의 성능수준 별 손상도 판정기준 초과 여부에 따라 손상확률을 산정하 였다. 회전각에 대한 성능수준 별 손상도 판정기준은 ASCE 41-17에서 정 의하고 있는 즉시거주, 인명안전, 붕괴방지 수준의 허용회전각을 사용하였 다[33]. ASCE 41-17에서는 기능수행 수준에서의 회전각에 대한 정의를 별도로 제시하고 있지 않아 이 연구에서는 층간변위비와 마찬가지로 즉시 거주 성능수준 허용치의 50% 수준을 적용하였다.
5.4.2 전단강도
전단강도에 대한 손상확률은 탄성으로 모델링된 전단력이 강도를 초과 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여 산정하였다. 전단강도는 콘크리트구조설 계 기준(KDS 14 00 00)에 따라 산정하였다[34]. 벽체에 작용하는 전단력 이 전단강도를 초과하면 붕괴방지 성능수준뿐만 아니라 기능수행, 즉시거 주, 인명안전 성능수준의 성능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하였으 며 전단력이 전단강도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는 네 개의 성능수준을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기존 연구들의 실험결과를 통해 벽체의 휨-전단 상호작용으로 인해 휨 변형이 증가함에 따라 전단강도가 저감되며, 기준의 전단강도식이 상당히 보수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35-37]. Tran et al.의 연구에서는 소성회전각 에 따른 전단강도의 포락선을 제시하고 있다[38]. Fig. 9에 Tran et al. 전단 강도 포락선을 나타내었으며 소성회전각이 0.005 rad 이하인 경우 전단파 괴가 휨항복에 선행하는 영역으로서 예상되는 전단강도는 공칭강도의 1.75배이고 소성회전각이 0.025 rad 이상인 경우 공칭강도의 1.0배로 감소 하나 이 영역은 휨항복이 전단파괴에 선행하는 영역이다. 개별 벽체에 작용 하는 전단력과 전단강도 포락선에 대한 DCR의 시간이력을 산정한 후 DCR이 최대값인 시점에서의 전단력과 소성회전각을 좌표로하는 점을 Fig. 9에 함께 도시하였다. 포락선을 초과형 전단파괴가 발생하는 점들은 대부분 휨항복 전단파괴가 발생하는 영역에 속함을 알 수 있다.
5.4.3 압축변형률
벽체단부에서의 콘크리트의 압축파괴 발생 여부를 검토하였다. 붕괴방 지 성능수준의 판정을 위해 국부적인 압축파괴보다는 휨저항성능을 상실 할 정도로 넓은 범위에서 발생하는 압축파괴 여부를 확인하였다. Gogus & Wallace의 연구 및 NIST 10-917-8 보고서에서는 보통전단벽의 압축 단부 파괴를 Fig. 10과 같이 벽체의 압축단부에서 25% 떨어진 위치에서의 콘크 리트 압축응력이 0이 되는 시점으로 가정하고 있다[8, 39]. 이는 해당 연구 에서 비선형 정적해석 결과를 통해 25% 지점의 콘크리트 응력이 0일 때 구 조물의 불안정성이 발생하는 것을 근거로 한다. 이 연구에서도 벽체 단부의 압축파괴를 고려하기 위해 벽체 길이 25% 지점에서 콘크리트의 변형률이 잔류강도 영역에 도달할 때 부재가 붕괴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압축변형률 에 대한 허용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붕괴방지 이외의 다른 성능수준 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6. 지진취약도 평가결과
층간변위비와 부재성능을 기반으로 네 가지 손상수준에 대하여 각각 지 진취약도함수를 도출하여 분석하였다. 진원거리에 상응하는 지반운동강 도는 1초 주기에서의 스펙트럼 가속도와 구조물 고유진동수에서의 스펙트 럼변위를 사용하였다. 1초 주기의 스펙트럼 가속도는 Fig. 4에 나타낸 목표 응답스펙트럼의 값을 사용하였고 스펙트럼 변위의 경우 지반운동강도 별 로 30개 지진의 중앙값 응답을 사용하였다.
6.1 방향별 지진취약도함수 비교
층간변위비를 기반으로 장변방향(X) 및 단변방향(Y) 지진취약도함수 를 각각 작성하여 Fig. 11에 도시하였다. 비교결과 높은 성능수준(IO)와 낮 은 성능수준(CP)에서 모두 장변방향의 손상확률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 타나 대상 구조물은 장변방향이 취약도함수를 결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하에서 비선형정적해석에 의한 지진취약도함수는 X방향에 대한 것만을 분석한다.
6.2 손상도 판정기준과 해석방법의 영향
대상 건물에 대하여 손상수준 별로 지진취약도함수를 작성하여 Fig. 12 에 도시하였다. 비선형 동적해석을 기준으로 성능수준 판단기준에 따른 지 진취약도함수의 차이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층간변위 손상도 기준에 대 한 지진취약도 손상확률은 OP, IO 성능수준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손 상확률을 나타내나 LS, CP에서는 손상확률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 반면에 부재 성능을 기반으로 한 지진취약도의 손상확률은 심각한 손 상수준으로 갈수로 손상확률을 높게 평가하였다. 특히 중력하중 분담률 기 준이 100%인 경우 CP 성능수준에서의 손상확률이 현저히 높아진다. 반면 에 중력하중 분담률 80% 기준을 적용하면 IO, LS, CP 사이에 취약도함수 의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동일한 층간변위비 기준에 대하여 비선형동적해석과 비선형정적해석 의 결과를 비교하면 비선형정적해석이 항상 손상확률을 더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두 해석방법 간의 손상확률 차이는 심각한 손상수 준으로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손상수준이 증가하여 비탄성 거동이 두 드러질수록 고차모드의 영향이 증가하여 단일모드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비선형정적해석보다는 비선형동적해석의 적용이 요구되는 것으로 판단된 다. 특히 장변방향 벽량이 현저히 부족하여 높이에 비해 주기가 매우 큰 비 내진 판상형 공동주택의 특성상 고차모드의 영향에 따른 비선형동적해석 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판단된다.
6.3 부재 성능수준 판단기준별 기여도
부재성능을 기반으로 한 지진취약도는 회전각, 전단강도, 압축변형률의 성능을 종합하여 작성되었다. 세부적으로 어떤 부재 성능평가 항목의 손상 확률이 지배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회전각, 전단강도, 압축변형률에 대한 지 진취약도를 각각 분리하여 비교하였다. 3개 항목에 대한 CP 성능수준의 지 진취약도함수를 Fig. 13에 나타냈으며 중력하중 분담률 기준은 80%와 100%의 두 가지를 적용하였다. 압축변형률에 의한 손상이 중력하중 분담 률에 관계없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력하중분담률 100% 기준의 경우에 지반운동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스펙트럼가속도 0.4 g에서 전단파괴와 휨파괴의 손상확률이 역전되어 결과적으로는 휨이 지배하는 양상으로 바뀜을 알 수 있다. 중력하중 분담률 기준을 80%에서 100%로 높 이는 경우 압축변형률과 전단파괴의 손상확률이 현저히 증가하나 소성회 전각에 의한 손상확률은 변동이 없다. 즉 소성회전각이 안정적으로 구조물 의 전반적인 손상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로 판단된다.
6.4 지반운동강도의 지표
HAZUS나 국내 지진재해대응시스템에서는 역량스펙트럼법을 활용하 기 위해 스펙트럼변위를 지반운동강도로 사용하고 있다. 해석 대상구조물 에 스펙트럼변위의 함수 형태의 지진취약도함수가 적합한지 분석하기 위 하여 앞서 1초 주기 스펙트럼가속도의 함수로 작성하였던 붕괴방지 수준의 지진취약도함수를 스펙트럼변위의 함수로 작성하여 Fig. 14에 도시하였 다. 비선형정적해석의 경우에는 역량스펙트럼에서 성능점의 스펙트럼 변 위를 바로 결정할 수 있으나 비선형 동적해석의 경우에는 최대 지붕층변위 를 탄성 1차모드에 기초하여 스펙트럼변위로 변환하였다.
Fig. 14 및 Fig. 12(d)의 비선형 정적해석에 의한 층간변위 기반 지진취 약도함수와 비선형 동적해석에 의한 층간변위 기반 지진취약도함수를 비 교한 결과 Fig. 12(d)에서는 비선형 정적해석법의 지진취약도가 비선형 동 적해석법의 지진취약도보다 낮은 손상확률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Fig. 14에서는 반대로 더 높은 손상확률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변위를 기반으로 손상도를 판정하는 경우에 지반운동강도의 지표에 따라서 해석 방법 간에 상대적인 손상확률의 순서가 역전되는 것은 비선형동적해석의 경우에 고차모드의 응답이 포함되어 단일 모드에 의한 비선형정적해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스펙트럼변위가 산정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7. 결 론
이 연구에서는 장변방향 벽량이 부족한 고층의 국내 비내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비선형해석에 기초하여 지진취약도함수를 도출하였다. 지진취 약도함수 도출에 있어서 위한 구조해석방법, 손상도 기준, 지반운동강도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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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재성능을 기준으로 손상도를 평가하는 경우와 층간변위를 기준으로 손상도를 평가하는 경우를 비교하였다. 부재성능을 기반으로 평가시 낮 은 성능수준(LS, CP)의 손상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에 층간변위 비를 기반으로 평가시 높은 성능수준(OP, IO)에서 손상확률이 상대적 으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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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내진 공동주택은 벽량이 현저히 부족한 장변방향이 상대적으로 지진 에 취약한 동시에 이 방향의 1차모드 진동주기가 매우 길고 고차모드의 영향이 크다. 그로 인해 비선형정적해석은 비선형동적해석에 비해 지진 취약도를 과소평가하므로 동적해석에 의한 지진취약도 평가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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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재의 성능을 기반으로 평가시 휨이 지배적인 구조물의 특성상 압축변 형률의 손상확률 기여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다만 성능판정시 중력하 중 분담률요구조건을 80%로 완화하여 설정하는 경우 성능수준 간에 손 상확률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중력하중 분담률을 고려하고자 하 는 경우 80% 보다는 높은 수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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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반운동강도에 스펙트럼가속도와 스펙트럼변위를 각각 적용하여 지진 취약도함수를 비교한 결과 해석방법간의 손상확률 순서가 역전되었다. 비선형동적해석에 의해 얻어진 지진취약도함수를 단일모드에 기초하여 스펙트럼변위로 변환하여 역량스펙트럼법에 기반한 HAZUS 방식의 지 진피해예측에 적용하는 경우 지진피해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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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 연구에서는 구조물의 모델을 단일한 것으로 가정하고 지반운동의 불 확실성만을 고려하여 지진취약도함수를 도출하였다. 지진취약도에 영 향을 주는 다른 요인인 재료강도와 모델링의 불확실성 등을 반영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