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016년 경주지진, 2017년 포항지진 등 최근 규모 5.0을 초과하는 지진 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노후 건축물의 내진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Fig. 1은 1980년대 이후 건설된 대표적인 벽식구조(bearing wall system) 아파트 평면도를 보여준다. y방향으로는 벽체면적이 충분하여 현행 건축구 조기준인 KBC 2016에서 요구하는 내진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 단된다. 하지만 x방향으로는 벽체면적이 부족하여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 한 경우가 많다[1-3]. 특히 빠른 시공을 위하여 터널폼(tunnel form 또는 gang form)을 사용하여 건설된 국내 벽식구조 아파트는 거의 모든 벽체가 y방향으로 배열되어 있어 x방향의 횡력저항은 벽체의 면외방향 저항에만 의존해야 한다. 이러한 노후 아파트에 사용된 기존 벽체의 두께는 대부분 150 mm 내외로 면외방향 저항성능이 매우 작아 실질적으로 x방향 내진성 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노후 벽식구조 아파트의 내진보강을 위하여 다양한 내진보강공 법이 개발되었다. 전단벽, 가새 등 횡력저항부재를 추가로 신설하거나 또는 단면증대(RC jacketing), 강판보강, FRP 보강 등을 통해 기존 벽체의 면내 강성, 강도 및 연성을 증가시키는 일반 공법들이 여기에 포함된다[4, 5]. 대 부분의 내진보강 일반공법은 슬래브 등 구조재의 일부 또는 비구조재의 전 체를 철거하는 내부공사를 수반하므로, 거주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공사기 간 및 비용을 증가시킨다. 실내공사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는 건물 외부에 횡력저항요소를 추가하는 외부보강이 합리적인 대안일 수 있다. 예를 들어, Fig. 1에서 아파트 외벽의 바깥에 전단벽 또는 가새골조를 x방향으로 설치 하여 내진성능을 증가시킨다. 이 경우 신설되는 전단벽 또는 가새골조에 큰 지진하중이 집중되므로 기존 건물과의 접합부에서 지진력의 수집과 분산 을 위한 특별한 내진상세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6, 7].
Fig. 2는 이 연구에서 제안하는 기존 벽체를 위한 RC자켓팅 보강공법의 개념을 보여준다. y방향을 따라 설치된 RC자켓팅으로 인해 두께가 증가된 아파트 벽체는 면외방향 지진하중에 대하여 휨-전단 작용으로 저항한다. 면 외방향 저항성능을 높이기 위하여, 신설되는 RC자켓은 기존 벽체보다 두 껍게 시공하고 고강도 재료를 적용한다. RC자켓팅을 이용한 벽체의 면외 방향 보강공법은 실내공사를 최소화하고 넓은 벽면 전체에서 힘전달이 이 루어지므로 신구재료 접합면에서 응력 집중이 완화된다. 또한 RC자켓팅에 필요한 수직·수평 보강철근을 선조립 케이지 형태로 설치·시공한다면, 빠 르고 편리한 배근공사가 가능하다. 다만, 기존 벽체와 신설 RC자켓을 넓은 벽면에서 효율적으로 접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내진보강을 위하여 RC자켓팅 공법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많이 수 행되었다. Bett et al.[8]은 자켓팅으로 보강된 과소보강 RC기둥(lightly reinforced concrete column)의 내진성능을 평가하였다. 실험 결과, 자켓 팅에 사용된 횡철근의 기존 기둥 관통 여부와 관계없이 우수한 횡력저항성 능을 보였다. Rodriguez and Park[9]은 당시 뉴질랜드, 미국, 일본 등에서 수행된 콘크리트 건물의 내진보강 공법에 대한 문헌조사를 통해 자켓팅으 로 보강된 RC기둥의 강도, 연성 및 지진거동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주철근 및 횡철근으로 보강된 자켓팅으로 기둥단면의 사방을 둘러싸거나 또는 한 면만을 덧대어 보강하는 상세가 소개되었다. 특히 자켓팅을 한 면에 만 설치할 경우, 신설되는 자켓팅의 횡철근을 기존 기둥의 횡철근 및 주철근 에 용접하거나 걸어 매어 접합면의 일체성을 확보하였다. Alcocer and Jirsa[10]는 자켓팅으로 보강된 보-기둥 접합부의 내진성능을 연구하였다. 실험을 통해, 보강된 조인트의 전단강도와 자켓팅 내부 주철근의 정착성능 을 신축에 준하여 평가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Rodriguez and Park[11] 은 자켓팅 내부의 배근상세가 기둥 내진보강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 였다. 자켓팅 횡철근은 콘크리트 횡구속에 요구되는 횡보강비를 충족하지 못하였지만, 충분한 전단저항을 확보한 결과 주기하중에 대하여 우수한 내 진성능을 보였다. Julio et al.[12]는 접합면의 표면처리가 자켓팅으로 보강 된 기둥의 내진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거친 표면처리(sand blasting)를 하거나 강재 전단연결재를 사용한 경우 기존 기둥과 자켓팅 보 강은 완전한 합성거동을 보였고, 표면처리를 하지 않은 접합면에서도 상당 한 힘전달 및 보강에 의한 강도 증가를 보였다. 이유선 등[13]은 기존 벽체 의 양단부에 자켓팅(단면증타)을 함으로써 면내전단강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실험 및 이론으로 보였다. 권혁진 등[14]은 긴장된 와이어로프 횡 보강한 자켓팅을 통해 벽체 단부에 경계요소를 형성시키는 보강공법을 연 구하였다. 실험 결과, 보강된 벽체는 우수한 휨강도 및 연성 증진효과를 보 였다. 황용하 등[15]은 주철근 및 V타이를 조립한 철근유닛을 개발하고, 이 를 기둥의 자켓팅 보강에 적용하였다. 선조립 철근유닛을 사용한 자켓팅공 법은 기둥의 축압축 강도 및 연성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기존 연구의 대부분은 기둥의 내진보강에 대한 연구이며, 벽체 내진보 강을 위한 RC자켓팅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고 그마저도 대부분 면 내보강에 대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두꺼운 RC자켓팅을 이용한 벽체의 면외방향 내진보강 효과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과소보강된(lightly reinforced) 얇은 기존 벽체와 고강도 재료로 시공된 두꺼운 RC자켓 사이 접합 면에서의 힘전달을 위하여, Fig. 2에서 보듯이 T형강, 앵커볼트 및 다우얼 철근을 조합한 새로운 전단접합 상세를 제안하였다. 면외방향 하중에 대한 주기실험을 통해 보강된 벽체의 내진성능과 접합면에서 힘전달기구를 조 사하였다. 또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기존 벽체의 내진보강 및 접합상세에 대 한 설계 권고사항을 제안하였다.
2. 실험 계획
2.1 실험체 상세 및 제작
반복가력실험을 통해 RC자켓팅으로 보강된 기존 벽체의 면외방향 내진 성능 향상 효과를 평가하였다. 전체 아파트 외벽의 단면길이는 8000 mm로 매우 크므로, Fig. 3(a)에서 보듯이 단위길이 500 mm를 단면폭(b)으로 갖 는 실험체를 제작하였다. 기존 벽체(500 mm ×150 mm)의 두께는 tew = 150 mm이고, 2-D10@400와 2-D10@300 철근이 각각 길이방향과 직각 방향 보강철근으로 사용되었다. 면외방향 보강을 위하여, 기존 벽체의 왼쪽 표면에 두께 tj = 600 mm인 RC자켓 단면을 증타함으로써, 보강된 벽체의 전체 단면 깊이를 h= 750 mm로 증가시켰다. 벽체의 전체 높이는 l = 3200 mm이고, 하부 위험단면으로부터 횡하중 재하 위치까지의 전단경간은 ls = 2900 mm로 계획하였다. 기초의 평면치수는 1350 mm × 2100 mm이고, 높이는 600 mm로 계획하였다.
신구 벽체 접합면에는 효율적인 접합을 위하여, 두께 15 mm 강판으로 제작한 T형 강재단면(T-200x200x15, 단면적 5775 mm2)과 M12 앵커볼 트 및 D13 다우얼철근을 전단연결재로 사용하였다(Fig. 3(b) 및 3(c) 참 조). T형강과 기존 벽체(두께 150 mm)의 전단접합에는 M12 케미컬앵커 를 사용하였다. T형강 단면의 양쪽 플랜지 중심선을 따라 150 mm 간격으 로 구멍을 뚫고 그 구멍 위치에서 기존 벽체 콘크리트 내부를 향하여 70 mm 깊이로 드릴링한 다음, 힐티 M12 케미컬앵커를 시공하였다(후설치, 유효 매입깊이 hef = 50 mm). T형강과 증타되는 RC자켓 콘크리트 사이의 접합 을 위하여 a) T형강 스템(stem)의 중심선을 따라 150 mm 간격으로 구멍을 뚫은 후 D13 다우얼철근을 관통(스템 좌·우 매입길이 165 mm 또는 직경 의 13배)시켰고, b) 플랜지에 설치된 M12 앵커볼트를 100 mm (직경의 8.3배) 외부로 연장시켜 자켓팅 콘크리트 내부에 매입되도록 하였다(Fig. 4 참조). T형강은 기초 하단까지 연장시켰고, 인장에 대한 정착을 위하여 바 닥에 300 mm × 300 mm 크기의 단부강판(두께 30 mm)을 용접하고 스템 과 플랜지에 각각 10개의 ϕ16 확대머리 스터드를 전단연결재(매입길이 100 mm 또는 직경 6.25배)로 설치하였다(Fig. 3(d) 참조).
이처럼 복잡한 상세를 갖는 T전단연결재를 사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두꺼운 RC자켓에 비해 기존 벽체는 콘크리트 강도가 낮고 수직 및 횡철근 상세가 좋지 않다. 만약 기존 벽체 하부에서 콘크리트 압괴 등 국부적인 파 괴가 일찍 발생한다면, 기존 벽체의 중력하중 저항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므 로 전체 구조물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넓은 벽면에 균등하게 앵커가 설 치되는 T전단연결재는 기존 벽체와 신설 RC자켓 사이 일체성을 확보해주 므로, 재분배를 통해 국부적인 손상에 의한 전체 벽체의 취성적인 파괴거동 을 막아준다.
Table 1에서 보듯이 총 4개의 자켓보강 벽체 실험체 JW1~JW4를 제작 하였다. 실험변수는 자켓보강에 사용된 길이방향 철근상세와 접합면의 표 면처리 방법이다. JW1와 JW3의 경우, Fig. 3(b)에서 보듯이 D25철근 8개 를 자켓 단면의 바깥 단부에만 2단으로 설치하였다. 반면 JW2와 JW4의 경우, Fig. 3(c)에서 보듯이 D25철근 8개와 4개를 각각 자켓 단면의 바깥쪽 및 안쪽 단부에 배치하였다. 이처럼 길이방향 보강상세를 다르게 한 이유는 접합면에서 일체성 확보 및 전단접합을 위해 사용된 T형강이 휨에도 저항 할 수 있기 때문이다. Fig. 4에서 보듯이 JW1과 JW2는 별다른 표면처리 없 이 기존 벽체의 외부 표면에 신설되는 RC자켓을 접합하였다. 이와 달리 JW3과 JW4는 샌드블라스팅을 통해 벽체 표면을 거칠게 만든한 후 RC자 켓을 접합하였다.
Fig. 3(b)~3(d)는 기존 벽체와 RC자켓팅 부분의 철근상세를 보여준다. 자켓보강 단면에 배치된 길이방향 D25철근은 D13철근으로 제작된 개방 형 U스터럽으로 감쌌다. 단면 전체를 감싸는 외부 U스터럽은 그 단부를 90° 갈고리로 구부려 모서리 철근(JW1과 JW3의 경우 D10 철근이고 JW2 와 JW4의 경우 D25 철근 )에 걸어 정착하였고, 중앙부 철근을 감싸는 내부 U스터럽에는 직선정착(정착길이 350 mm)을 적용하였다. Fig. 3(b) 및 3(c)에서 보듯이, RC자켓의 바깥 단부는 U스터럽에 의해 콘크리트가 횡구 속된다. 하지만 신구 접합면 주변에서는 U스트럽에 의한 횡구속을 기대하 기 어렵다. 이처럼 접합면에서 힘전달 및 보강효과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횡철근 상세는 폐쇄형 후프 대신 개방형 U스터럽을 사용하였다. RC자켓의 철근상세와 T전단연결재 시공상세를 입체로 그려 Fig. 3(e)에 나타냈다. 그림에서 보듯이 기초에는 휨인장에 의한 전단파괴와 철근 정착 파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양의 수평 및 수직 철근을 배치하였다.
Fig. 4는 접합면에서 전단연결재로 사용된 T형강, 앵커볼트, 다우얼철 근의 시공 상세를 보여준다. 표면처리로 인하여 접합면이 거칠어진 JW3 및 JW4는 T형강 플랜지와 거친 표면 사이에는 에폭시를 주입하여 틈새를 채웠다. 기존 벽체에 후설치되는 앵커볼트는 약 100 mm 바깥으로 연장시 켰고, 그 끝단에는 너트를 체결함으로써 볼트머리를 생성시켰다. Fig. 5는 실험체의 제작과정을 보여준다. 실제 아파트 벽체의 내진보강 시공 과정을 고려하여, 배근공사와 콘크리트공사는 벽체(fck= 21.6 MPa), 기초(fck = 38.9 MPa), 보강 자켓(fck = 38.9 MPa)으로 구분하여 단계적으로 진행되 었다. 따라서 벽체-기초, 자켓-기초, 벽체-자켓 사이 접합면뿐만 아니라 기 초 중간에도 시공줄눈(cold joint)이 발생되었다.
2.2 재료 강도
Table 2는 실험체 제작에 사용된 콘크리트, 철근, T형 강재 및 앵커의 재 료강도를 보여준다. 기존 벽체의 경우 과거 건설 당시의 재료 특성을 최대한 가깝게 모사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약한 강도의 재료를 사용하였다. 콘크 리트의 압축강도는 fck= 21.6 MPa이었고, 수직 및 수평 철근으로 사용된 D10 철근의 항복강도과 극한강도는 각각 fy= 372 MPa와 fu = 539 MPa 이었다.
기존 벽체와 달리, RC자켓은 보강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높 은 강도의 재료가 사용되었다. Table 2에서 보듯이 콘크리트 압축강도는 fck= 38.9 MPa이다. 주철근으로 사용된 D25철근의 항복강도와 인장강도 는 각각 fy= 629 MPa와 fu = 779 MPa이었고, 횡방향 U스트럽으로 사용 된 D13철근은 fy= 740 MPa와 fu = 901 MPa이었다. RC자켓에 사용된 D25 및 D13 철근은 모두 SD600 강종이었다.
기존 벽체와 RC자켓의 접합면에 사용된 T형강의 항복강도와 인장강도 는 각각 Fy= 291 MPa와 Fu = 439 MPa이었다. T형강의 스템에 설치한 D13 다우얼철근의 경우 fy= 740 MPa와 fu= 901 MPa이었다. T형강의 정착을 위하여 기초에 설치한 ϕ16 확대머리 스터드의 항복강도와 인장강 도는 각각 fy= 374 MPa와 fu = 521 MPa이었다.
2.3 실험 방법
Fig. 6은 자켓보강된 벽체의 면외방향 주기재하실험을 위한 실험 셋팅을 보여준다. 횡하중은 실험실 바닥으로부터 3500 mm 높이(또는 벽체 바닥으 로부터 2900 mm 높이)에 설치된 1000 kN 용량의 반복가력기(actuator) 를 사용하여 가하였다. 실험은 횡변위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수행하였다. 횡 변위는 7.25~ 203 mm 범위에서 7.25, 14.5, 29.0, 또는 43.5 mm 씩 증가 (또는 0.25%~7.0%범위에서 0.25%, 0.5%, 1.0%, 또는 1.5%씩 증가)시 켰고, 각 변위단계마다 주기거동을 3회 반복하였다.
3. 실험 결과
3.1 하중-변위 관계 및 파괴모드
Fig. 7은 가력지점에서 계측된 실험체별 횡하중-횡변위(P-Δ) 관계를 보여준다. 정(+)과 부(-) 재하방향은 각각 기존 벽체에 인장과 압축 작용을 일으키는 하중방향을 의미한다. Fig. 8은 실험체별 균열 및 파괴모드를 보 여준다. Figs. 7과 8에서 보듯이, 접합면 표면처리에 따른 거동 차이는 크지 않았다. 접합면이 평탄한 JW1 및 JW2는 각각 거칠게 표면처리를 한 JW3 및 JW4와 거의 동일한 하중-변위 곡선, 균열 양상 및 파괴모드를 보였다. 하 지만 RC자켓의 휨보강근으로 사용된 D25철근의 배치와 개수는 벽체 거동 에 다음과 같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
T전단연결재 주변에 D25 철근을 배치하지 않은 JW1 및 JW3의 경우, Fig. 7(a)와 7(c)에서 보듯이 최대하중 및 그 이후 거동이 재하방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부방향의 경우 약 -2% 변위비(Δ= -58 mm)에서 항복하 였고, 이후 강도저하 없이 연성거동을 보이며 최대하중(Pu = -460 및 -488 kN)에 도달하였다. 반면 정방향 재하에서는 약 +1.4% 변위비(Δ= +40 mm)에서 취성적인 파괴거동이 발생하였고, 최대하중(Pu = +306 및 +334 kN)은 부방향 최대하중의 70% 수준이었다. 이러한 정방향의 취약한 내진 성능은 기존 벽체와 RC자켓 사이 접합면에 설치한 T전단연결재의 성능 저 하와 관계된 것으로 판단된다. Fig. 8(a)와 8(c)에서 보듯이 T전단연결재 주변 콘크리트는 횡철근에 의해 구속되지 않았으므로 반복적인 인장-압축 거동에 의하여 균열, 압괴 등 손상이 일찍 발생되었다. 특히 정방향 재하 시 T전단연결재에는 휨인장이 작용되는데, 접합면 주변 콘크리트가 손상될 경우 부착파괴로 인하여 T형강의 인장저항은 급격히 감소한다. 그 결과 JW1과 JW3은 Fig. 7(a)와 7(c)에서 보듯이 최대하중에 도달한 이후 급격 한 강도 저하를 보였다.
접합면 주변에 4D25 철근 4개를 추가로 배치한 JW2와 JW4의 경우, 부 방향 거동은 Fig. 7(b)와 7(d)에서 보듯이 JW1과 JW3의 거동과 대체로 유 사하였다. 약 -2% 변위비(Δ= -58 mm)에서 휨항복이 발생하며 최대하중 (Pu = -460 및 -467 kN)에 도달하였고 이후 약 -5% 변위비(Δ= 145 mm) 에서 점진적인 강도저하가 나타났다. 하지만 정방향 재하에서는 최대강도, 잔류강도 등 JW2와 JW4의 거동이 크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약 +2% 변 위비에서 최대하중(Pu = +446 및 +401 kN)에 도달하였고, 최대하중의 크 기는 부방향 최대하중의 97% (JW2)와 86% (JW4) 수준이었다. 최대강도 이후의 급격한강도저하가 발생하였지만, 접합면 주위에 추가로 배치한 4D25 철근이 휨인장에 대하여 저항하므로 Fig. 7(b)와 7(d)에서 보듯이 일 정한 잔류강도가 유지되었다. 최대하중 이후의 급격한 강도저하는 JW2와 JW4에서도 접합면 전단파괴가 일찍 발생되었음을 가리킨다. 결국 JW2와 JW4는 Fig. 8(b)와 8(d)에서 보듯이 콘크리트 압괴와 D25철근의 국부좌 굴로 인하여 최종 파괴되었다.
Fig. 8은 실험체별로 하부 소성힌지영역과 기존 벽체-RC자켓 접합면 의 파괴모드를 보여준다. 모든 실험체에서 콘크리트 압축파괴(curhing failure)는 횡구속되지 않은 기존 벽체와 접합면 주변에 집중되었다. 이는 U 스트럽에 의해 횡구속된 RC자켓 외단부에서 콘크리트 손상이 크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철근을 배치한 JW2 및 JW4의 경우, Fig. 8(b) 및 8(d) 에서 보듯이 T전단연결재 주변에 추가로 배치한 4D25 주철근을 따라 부착 쪼갬균열(bond splitting crack)이 수직으로 발생하였다. 전단균열은 대부 분 RC자켓보강 영역에 집중되었고, 전단력이 더 크게 작용한 부방향 재하 과정에서 전단에 의한 균열과 손상이 더 두드러졌다.
3.2 변형률 계측 결과
Fig. 9는 JW1과 JW2에 대하여 자켓팅 보강 부분에 배치한 D25 주철근 의 변형률 계측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의 가로축은 가력점의 횡변위(mm) 이고, 세로축은 마이크로변형률(με 또는 106ε)로 표현된 주철근 변형률이 다. 변형률게이지는 Fig. 9(a)에서 보듯이 부방향 재하 시 휨인장에 저항하 는 L1 및 L2에 부착하였다. 계측 결과, JW1 및 JW2 모두에서 L1 및 L2의 변형률은 항복변형률(εy= 0.00315 mm/mm)보다 큰 소성변형률을 보였 다. 하지만 1회 재하주기 동안 나타나는 변형률 변화는 JW1과 JW2가 큰 차이를 보였다. 횡변위 Δ= ±102 mm (변위비 ±3.5%)에서 1회 주기거동 동안 L1에 발생된 최대 및 최대 변형률의 차이 Δε을 Fig. 9에 나타냈는데, JW1에서는 Δε이 근사적으로 항복변형률의 2배 수준인 반면 JW2에서는 Δε이 항복변형률의 2배보다 훨씬 더 컸다. 이러한 주철근의 변형률은 자켓 보강 벽체의 강도와 에너지소산과 관련하여 다음 사항을 뒷받침한다.
Fig. 10은 JW1에서 전단연결재로 사용된 T형강의 스템과 플랜지에서 계측된 길이방향 변형률을 보여준다. 스템과 플랜지의 변형률은 바닥으로 부터의 높이가 175 mm 및 325 mm인 위치에서 계측되었다. Fig. 7(a)에서 보듯이, JW1은 정방향 재하 중 Δ = +40 mm에서 접합면의 전단파괴가 발 생하였다. 이러한 접합면 전단파괴는 Fig. 10(a)에 나타낸 스템의 변형률에 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즉, Δ = +40 mm에서 스템 변형률이 갑자기 수직 으로 치솟아 항복변형률(εy = 0.00146 mm/mm)을 초과하였다. 이후 주기 거동에서는 횡변위가 증가하더라도 스템 변형률은 수평으로 거의 일정하 게 유지되었다. 플랜지 변형률은 Fig. 10(b)에서 보듯이 스템의 변형률에 비해 그 크기가 작았고 주기거동 내내 변형률 변화가 크지 않았다. 이러한 변형률 계측 결과는 보강 벽체의 정방향 강도와 강성에 대한 T형강의 기여 와 관련하여 다음 사항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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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콘크리트(fck = 38.9 MPa)에 매입된 스템의 경우, 접합면의 전단 파괴가 발생하기 전에는 휨인장에 저항하며 벽체의 정방향 초기강성 과 최대강도에 기여하였다. 이는 스템을 관통하여 설치한 다우얼철근 에 의한 힘 전달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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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합면에 위치한 플랜지의 경우, 접합면 전단파괴 이전에는 정방향 초 기강성 및 최대강도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접합 면 주변의 콘크리트에서 균열, 파열, 압괴 등 손상이 일찍 발생하면서 이내 앵커볼트에 의한 기존 벽체(fck = 21.6 MPa)와의 힘 전달성능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Fig. 11은 JW1에서 계측된 다우얼철근(D1~D4)의 변형률을 보여주는 데, 정방향 재하 시 T형강 스템의 강도 및 강성 기여는 스템 중앙에 관통시 켜 설치한 다우얼철근의 변형률에서도 확인된다. 다우얼철근 D2와 D3의 변형률은 횡변위가 증가함에 따라 인장상태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 데, 이는 전단마찰(shear friction) 작용에 의해 T형강 스템과 주변 콘크리 트 사이의 힘전달이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다만, D1과 D4의 변형률은 상대 적으로 작았는데, 이는 주변 콘크리트의 손상 여부에 따라 다우얼철근에 의 한 힘전달이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접합면 전단파괴 이후 발생된 과도 한 슬립으로 인하여, T형강의 스템 및 플랜지와 다우얼철근에 설치된 변형 률게이지가 일찍 파손되었다. 그 결과 Figs. 10과 11에 나타낸 변형률은 -80 mm≤Δ≤+80 mm 범위에서만 계측되었다.
4. 결과 분석 및 강도 평가
4.1 실험결과 요약
Table 3은 실험체별 정방향 및 부방향에 대하여 최대하중Pu , 유효 탄성 강성Ke , 최대변형Δu 및 파괴모드를 보여준다. 유효 탄성강성Ke는 원점과 최대하중의 70%점을 잇는 초기 할선강성으로 정의하였다. 최대변형Δu는 최대하중의 80%까지 강도가 저하된 시점의 변형으로 정의하였다. Table 3 에서 보는 바와 같이, RC자켓으로 보강한 벽체의 면외방향 거동은 재하방 향에 따라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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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방향 재하에서는 휨항복 이후 연성거동을 보였고, 파괴모드는 벽체 하부의 콘크리트 압괴와 자켓 보강을 위해 배치한 주철근(D25)의 부 착파괴 및 좌굴이다. 반면 정방향 재하에서는 접합면 전단파괴에 의한 취성거동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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휨항복에 의한 부방향 최대강도Pu (= 460~488 kN)는 모든 실험체에 서 유사하였다. 반면 접합면 전단파괴를 보인 정방향 최대강도(Pu = 306~446 kN)는 보강 상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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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3에서 보듯이 정방향 유효 탄성강성Ke가 부방향 강성보다 약 20% 더 컸다. 이는 기존 벽체와의 접합을 위해 사용한 T형강이 정방 향 재하시 접합면에 작용하는 휨인장에 대하여 초기 탄성거동 시 저항 하였음을 의미한다.
4.2 자켓보강 벽체의 휨강도 평가
Fig. 12는 자켓 보강 벽체의 휨강도 평가를 위한 극한한계상태의 변형률 및 응력 분포를 보여준다. 정방향 재하의 경우에는 Fig. 12(a1)과 12(a2)에 서 보듯이 자켓 콘크리트의 최대압축변형률이 0.003 mm/mm에 도달한 시 점을 극한한계상태로 정의하였다. 전단연결재로 사용된 T형강은 스템만 인장에 저항하는 경우(partial composite action, 부분합성작용)와 전체 단 면이 인장에 저항하는 경우(full composite action, 완전합성작용)로 구분 하였다. 이러한 부분합성 및 완전합성의 구분은 Fig. 10에서 설명한 스템과 플랜지의 변형률 차이를 고려한 것이다. 부방향 재하의 경우, 극한한계상태 는 Fig. 12(b)에서 보듯이 기존 벽체의 최대압축변형률이 0.003 mm/mm 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정의하였다. Fig. 12에서 보듯이 자켓보강 벽체의 휨 강도 평가 시 기존 벽체의 콘크리트 압축저항 또는 철근(4D10) 인장저항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압축대에 포함된 철근 또는 T형강에 의한 압축저항은 계산의 편의를 위하여 무시하였다.
Table 2에 나타낸 실제 재료강도를 토대로 계산한 이론강도Pn을 Fig. 7 에 수평점선으로 나타냈다. 이론강도Pn은 Fig. 12의 극한한계상태 응력 분 포를 바탕으로 계산된 공칭휨강도Mn을 경간 2900 mm로 나누어 계산한 값이다. 부방향 재하의 경우, Fig. 7에서 보듯이 Fig. 12(b)의 응력분포에 의한 이론강도Pn은 실험 최대하중Pu 와 잘 일치하였다. 하지만 정방향 재 하의 경우 실험체마다 이론강도와 실험강도가 차이를 보였다. JW1과 JW3 의 경우, Fig. 7(a)와 7(c)에서 보듯이 실험강도Pu (= +306 및 +334 kN)는 완전합성작용에 의한 이론강도 Pn (= +308 kN)과 잘 일치하였다. 이는 JW1과 JW3에서 휨에 의한 T형강의 인장항복과 동시에 접합면 전단파괴 가 발생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와 달리 JW2와 JW4에서는 실험강도Pu (= +446 및 401 kN)가 완전합성작용에 의한 이론강도Pn (= +507 kN)보다 작았다. 이는 JW2와 JW4는 T형강의 인장항복 이전에 접합면 전단파괴가 발생하였음을 의미한다. 모든 실험체에서 최대 이후의 잔류강도는 부분합 성작용에 의한 이론강도Pn (= +165 및 +348 kN)보다 작았는데, 이는 T형 강의 전단전달 성능이 주변 콘크리트의 압괴와 동시에 급격하게 저하되었 음을 보여준다.
실험강도 및 이론강도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접합면 주위에 손상이 적은 경우 T형강-다우얼철근-앵커볼트로 구성된 T전단연결재가 우수한 힘전달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주변 콘크리트에 균열, 파열 등 손상이 발생 되면 급격한 성능저하가 발생될 수 있다. 따라서 자켓보강 벽체의 접합면에 제안된 T전단연결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강도 및 연성 확보와 관련하여 다음 과 같은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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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켓보강 벽체의 면외방향 휨강도는 보수적인 설계를 위하여 T형강 의 부분합성작용을 가정한 단면해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신설콘 크리트에 전체 표면이 매입된 스템만이 휨강도에 기여하고 플랜지는 휨강도에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여 휨강도를 계산한다. 다만, T 형강이 압축대에 포함된 경우 스템의 압축저항은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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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형강이 인장에 저항하는 접합면에서 취성적인 전단파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우얼철근과 앵커볼트를 정착에 요구되는 깊이 이상으로 신설 콘크리트에 매입함으로써 정착성능을 확보해야 한다. 균열이 발 생된 상태에서도 접합강도가 발휘되도록, 주변 콘크리트는 후프 등 횡 철근에 의하여 횡구속되어야 한다.
5. 결 론
이 연구에서는 두꺼운 RC자켓으로 보강한 얇은 벽체의 면외방향 내진 성능을 평가하였다. 기존 벽체와 자켓보강 사이 일체성을 강화한 접합을 위 하여 T형강-다우얼철근-앵커볼트를 조합한 T전단연결재를 제안하였고, 실험을 통해 접합면에서의 파괴모드와 힘전달성능을 분석하였다. 주요 실 험결과와 이로부터 도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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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존 벽체와 자켓보강 부분의 재료강도 등급이 현저하게 다름에도 불구 하고, 제안된 T전단연결재에 의해 시공된 자켓보강 벽체는 신구 벽체 사 이의 합성작용을 통해 면외방향 횡하중에 저항하였다. 특히, T전단연결 재는 초기거동 시 접합면 슬립없이 우수한 힘전달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접합면 주변 콘크리트에 균열과 압괴가 발생된 이후에는 접합성능이 급 격히 저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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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켓보강 벽체는 휨에 의하여 접합면에 인장이 작용할 때와 압축이 작용 할 때의 항복 이후 거동이 크게 달랐다. 접합면에 압축이 작용하는 경우 (즉, 부방향 재하), 휨항복 이후에도 접합면 슬립 없이 우수한 강도 및 연 성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접합면에 인장이 작용하는 경우(즉, 정방향 재 하), 최대강도 이후 접합면 전단파괴로 인하여 취성적인 거동이 발생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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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켓보강 벽체의 휨강도는 보수적인 설계를 위하여 T형강의 부분합성작 용을 가정한 단면해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신설콘크리트에 전체 표 면이 매입된 스템만이 휨강도에 기여하고 플랜지는 휨강도에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여 휨강도를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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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켓보강된 벽체의 연성 확보를 위해서는, 다우얼철근과 앵커볼트를 정 착성능이 확보되도록 신설 콘크리트에 깊이 매입해야 한다. 또한 일부 균열이 발생된 상태에서도 접합강도가 발휘되도록, 인접한 콘크리트는 횡철근에 의해 횡구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