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발생한 경주 및 포항 지진에 의한 문화재 피해사례[1, 2]는 다양하 게 보고되었다. 규모 5.8의 2016. 9.12경주지진으로 첨성대의 상부 정자석 의 이동과 다보탑의 난간석 접합부의 손상이 발생하였고, 규모 5.4의 2017.11.12포항지진으로 창림사지 3층 석탑과 더불어 다수의 석탑에서 기 단부 균열, 탑신부 이격 및 옥개석 일부의 이탈 등으로 지진피해가 보고되었 다. 이러한 광범위한 우리나라의 석탑 피해를 볼 때 향후 지진으로부터 석탑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하여 내진성능평가 및 보강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 인 연구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석탑은 재료의 사용과 구성방식이 매우 독특하여 세계적 문 화유산으로 그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 석탑의 구조는 크게 기초, 기단부, 탑 신부, 그리고 상륜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석탑 부근의 암석과 우리나라 에 널리 산재한 화강석을 이용해서 시공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적층 방식 이 시대적으로 건립배경에 따라서 그 형식과 규모가 각기 다르게 축조되어 일반화된 방법으로 구조적 성능을 평가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2011 년도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한 내진점검 매뉴얼[3] 마련을 시작으로, 석탑문 화재의 내진성능평가 및 구조보강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연 구들에서 석탑의 전체적인 지진저항력은 석탑의 기하학적 형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강체 거동(Rigid Block)에 근거한 한계상태(Limit State)분 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4-6]. 또한, 개별요소법(Discrete Element Method)을 이용한 석조 구조물의 내진성능평가에 대한 연구[7, 8]도 이뤄 지고 있지만, 재료의 동적 마찰계수, 석재의 표면 돌기의 다양한 모양 및 석 탑의 재료 및 구조 건전성에 대한 모델링 방안, 석재의 부재간 동적 거동을 제어하는 감쇄상수 등에 대한 데이터 축적 및 분석이 아직은 충분하게 이뤄 지지 않아서 그 해석결과를 일반적인 결과로 제시하기에 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고유의 축조방식과 재료적 특성을 바르게 정의할 수 있 는 실제적인 값들을 얻을 때까지는 석탑의 정량적인 내진성능평가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연구에서는 석탑의 구조적 거동에 대한 현실적 연구현황을 고려해서 개별적 석탑의 정량적인 내진성능평가가 아닌 선별된 다수 석탑들에 대하 여 상대적 비교가 가능한 정성적인 내진성능 예비평가에 필요한 주요 사항 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과거 석탑의 지진피해사례를 근거로 우 리나라 석탑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지진 피해 현상들을 예 측할 수 있는 평가모델을 모형화하여 정성적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다. 석탑 문화재의 내진성능평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정성적 평가를 합리적으 로 수행하기 위한 주요 평가요소를 도출한다. 석탑의 전체적인 지진저항력 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은 강체 의 동적 거동과 한계상태를 근거로 선정 한다. 선정된 평가요소들에 대해서 개별요소법을 이용하여 해석적 시뮬레 이션을 수행하여 각 평가요소의 지진하중에 대한 민감도를 분석하여 내진 성능평가에 미치는 경향들을 정리한다.
2. 석탑의 구조적 특징
우리나라 석탑축조 방식은 곧바로 하중저항능력과 직결된다. 이에 하중 저항 측면에서 석탑의 구조형상과 구성 부재들의 기능을 살펴보고 석탑의 동적 거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징들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최근 계측된 고유진동수 자료와 지진피해사례를 분석하여 석탑의 실제적 인 동적 거동을 살펴본다.
2.1 석탑조형의 구조적 특징
우리나라 석탑의 구조적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서 Fig. 1에서 석탑의 주 요 구성요소들에 대한 하중저항 기능을 정의하였다(Table 1). 또한, Fig. 2 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동일한 층의 석탑이라도 다양한 높이로 축조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서 석탑의 내진거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특징들 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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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탑의 층수와 높이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층수에 대해서도 다양한 높이의 석탑이 축조되었다. 즉, 층수와 높이 모두 내진성능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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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조시스템의 구성은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 단은 1층 또는 2층 기단이다. 기단의 평면크기와 높이 및 규모가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기단 구성은 지반에서 전달되는 지진하중을 상부구 조로 전달하는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내진성능평가에 층 구성, 기 단의 크기와 세장비 모두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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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석탑의 시각적 조형에 영향을 크게 주는 체감비가 층수나 높이에 따 라서 일정한 기준으로 변화하지 않고 각 석탑의 경우마다 다르게 적 용되었다. 이러한 기하학적 변화는 내진성능평가의 하중변화와 강성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체감률의 변화와 지진하중에 대한 상관관 계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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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탑신과 옥개석의 부재의 구성방식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서, 탑신을 축조하는 경우에 하나의 단일 통돌 또는 기둥과 벽체를 이용한 가구 식으로 이뤄져서 응력전달 방식이 다양하다. 이러한 부재구성방식은 지진하중을 받을 때 에너지소산 및 이로 인한 지진하중에 대한 하중 경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석탑의 탑신은 가 구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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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층 탑신의 어느 한쪽 면에 감실 개구부가 있는 석탑이 있다. 이러한 개구부는 질량변화에 영향을 주며, 석탑의 내진거동에 대한 비정형성 으로 인한 비틀림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2.2 석탑의 동적 거동
2.2.1 계측된 고유진동수
석탑 문화재에 대한 유지관리를 위하여 주요한 석탑구조물에 대한 동적 거동을 계측한 자료[9]를 근거로 석탑의 대략적인 동적특성의 방향을 선 정한다. 이러한 계측자료를 이용해서 석탑의 고유주기와 층수 및 높이와의 상관관계를 각각 살펴보면, 동일한 층수에 대해서 여러 고유진동수의 값이 해당되는 반면에, 높이와의 관계에서는 각각의 석탑이 개별적인 고유진동 수로 표현된다. 이에 석탑의 고유진동수는 층수보다는 높이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무량사 5층 석탑을 제외하면 일 정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계측된 값을 토대로 석탑의 고유주기에 대한 근사고유주기식(Ta)을 높이(h)에 대한 함수로 식 (1)과 같이 추정하 여 보았다. Table 2
Fig. 3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이 연구에서 제시한 근사고유주기식을 이용해서 무량사 5층 석탑의 진동수를 추정해보면 4.95 Hz로 산정된다. 또 한, 서정리 9층 석탑의 경우도 2.6 Hz로 계측되었지만, 근사식을 이용하면 5.59 Hz이다. 여기서 제시한 근사고유주기식에 대한 신뢰도는 추가적인 계 측자료가 확보된 후에 검증하고 실제 사용할 수 있다.
2.2.2 지진에 의한 석탑의 실제거동
1936년 7월 4일 지리산에서 발생한 규모 5.1쌍계사 지진에 의해서 약 3.0 m높이의 쌍계사 5층 석탑의 종두석이 지면으로 추락하였다. 이후 최근 2개의 지진에 의해서도 여러 석탑의 지진피해가 보고되었다[10]. Table 3 은 지진피해를 입은 석탑 사례들을 주요 특징을 간추려서 정리하였다. 최근 지진에 의한 석탑피해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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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탑의 높이가 5~7 m인 3층석탑의 피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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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조적 움직임은 상부층 부재의 이동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구조요 소의 피해로 탑신석의 이격, 균열, 박리; 옥개석의 이탈과 파손; 상륜 부의 이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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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해를 입은 석탑의 기단은 1층 또는 2층 모든 경우에 고루 나타났다.
3. 석탑의 내진성능 평가를 위한 기본개념
석탑의 내진성능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제 거동을 예측할 수 있 는 해석적 모델을 정립하고, 해석적 모델에 걸맞은 해석방법을 선택하는 것 이다. 이 장에서는 석탑의 정성적 내진성능평가를 위한 해석적 모델링 방안 을 모색하고자 강체거동의 동적 특성에 대해서 살펴본다. 또한, 강체거동의 한계상태를 이용해서 석탑의 내진안정성 평가방안을 제시한다.
3.1 석탑의 해석모델
석탑의 구조적 특징을 바르게 모사하여 실제 지진피해사례에서 관측한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는 해석적 모델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건 식을 이용한 적층식 석탑 구조물은 하중을 저항하는 측면에서 전체 구조시 스템을 하나의 연속체로 간주하기 어렵다. 오히려 개체와 개체 사이의 접합 부의 미끄러짐과 벌어짐으로 인해서 부재간 불연속층이 발생하게 된다. 또 한, 부재내부에 하중의 흐름에 따라서, 압축 추력선이 존재한다면 부재 내 부의 변형은 발생하지 않는 강체 거동을 한다.
이 연구에서는 석탑의 전반적인 내진성능을 효율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서, Fig. 4와 같이 기단, 탑신, 옥개석을 각각 등가형상의 강체 블록으로 단 순화시킨 모델을 이용한다. 또한, 탑신과 옥개석이 하나의 통돌이 아닌 가 구식인 경우에는 개별적 부재들의 형상에 적합한 블록으로 모델링 한다.
3.2 강체 거동
강체는 미끄러짐(sliding)과 회전(rocking)을 포함해서 이들의 조합으 로 다양한 거동을 한다(Fig. 5). 일반적으로 세장비가 큰 강체는 회전에 민 감한 반면에, 세장비가 작은 경우에는 미끄러짐에 민감하다. 그런데 강체의 회전에 의한 전도가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하학적 형상이 고, 미끄러짐에 대해서는 석재 표면의 거칠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마찰계 수이다.
강체의 회전 거동에 대한 연구는 Housner(1963)[10]에 의해서 주요 사 항들이 설명되었는데, 3가지 대표적 특징을 들 수 있다. 첫째, 강체의 회전 주기는 회전과정에서 감쇠효과로 지속적으로 변화하다(Fig. 6). 둘째, 지진 에 대한 강체의 안정성은 회전운동에너지와 이에 맞서는 자중에 의한 포텐 셜에너지 보존에서 강체의 전도한계 세장각(αcrt )과 스펙트럴속도(Sv)와 의 관계로 표현된다.-
여기서, M는 강체 질량, I0 는 강체의 관성모멘트, R은 회전중심점에서 무 게중심까지의 방사형 거리, α는 강체의 세장각(강체의 높이 방향의 수직선 과 R이 이루는 각도).
셋째, 세장한 강체의 회전에 대한 안정성은 강체의 기하학적 형상에 전 적으로 의존한다. 특히, 강체가 매우 세장하다면, 식 (2b)의 의 값 은 거의 1에 근접하므로 식 (2)는 다음 식과 같이 기하학적 형상변수만의 함 수가 된다.
이 연구에서는 Housner의 연구에서와는 다르게 운동하는 강체에 대한 회전거동이 아닌 한계상태에서의 강체의 거동에 초점을 둔다. 즉, 강체의 한계상태를 정력학적 힘의 평형을 이용해서 정의한다. 특히, 석탑의 정성적 평가에 지배적인 움직임으로 회전과 미끄러짐에 대한 것으로 제한한다. 단 일 블록에 대한 한계상태를 정의하여, 이를 적층 블록에도 적용하도록 확장 한다.
3.3 단일 블럭의 한계상태
3.3.1 회전 거동
Fig. 7은 지진하중에 대하여 등가 수평력Fh을 받는 강체의 회전거동에 대한 자유물체도를 보여준다. 자중과 수평력의 합력을 힘의 다각형(force polygon)으로 표현하면, 두 힘의 합력의 각도는 식 (4)와 같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Fig. 8과 같이 지진력(Fh,EQ)의 변화에 따라서 강체 의 전도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지진력이 작으면, 수평력과 자중의의 합 력이 강체의 내부에 존재하여 강체는 안정적이지만, 지진력이 증가하면 합 력선이 강체를 벗어나게 되면서 전도하게 된다. 여기서, 합력선의 한계는 강체의 형상으로 결정되는 세장각α로 식 (5)와 같다.
식 (4)와 (5)를 이용해서, 강체가 지진력에 대한 안정적이 되기 위한 조 건을 식 (6)과 같이 구한다.
지진력을 강체의 질량과 스펙트럴가속도(Sa)의 곱으로 표현하면 다음 식과 같다.
식 (5)와 (8)에 의해서 지진력을 받는 강체의 회전에 대한 거동한계는 식 (9)와 같이 결정된다.
만일, 강체가 세장하여 tan α≃α로 근접한다면, 식 (5)의 세장각에 대한 식은 아래 식과 같다.
또한, 강체의 회전에 대한 거동한계식에 대입하여 전도한계 세장각을 식 (11)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강체의 회전에 대한 안정성 평가와 관련해서 Housner는 스펙트럴속도 에 대한 함수로, 한계상태에 근거해서는 스펙트럴가속도에 대한 함수로 차 이점은 있지만, 두 가지 경우 모두 강체의 기하학적 형상비에 전적으로 의존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서, 세장한 강체의 전도한계 순간의 스펙트럴속도(식 (3))와 스펙트럭가속도(식 (11))에 대한 식들을 이용해서 석탑의 근사진동식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아래 식 (13)은 길이가 L 인 단진자 펜듈럼의 고유진동수 ωpendulum 에 대한 식으로, 이는 식 (12)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3.3.2 미끄러짐 거동
Fig. 9는 강체의 미끄러짐이 발생한 순간을 자유물체도로 표현한 것이 다. 지진력에 저항하는 마찰저항력(Fμ )는 식 (10)과 같다.
강체에 작용하는 지진력이 미끄러짐에 대한 마찰저항력보다 작으면 미 끄러짐이 발생하지 않는다.
식 (14)와 (15)에 의해서 강체의 미끄러짐에 대한 거동한계는 식 (16)으 로 결정된다.
3.3.3 강체의 거동 평가
동일한 지진력에 대해서 회전과 미끄러짐 어느 경우가 먼저 발생할 것인 지는 두 가지 경우에 대한 식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서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즉, 강체의 기하학적 형상비가 마찰계수보다 작으면(Case 1, 식 (17)), 회전 이 먼저 발생하여 전도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Case 2, 식 (18))라 면 미끄러짐이 먼저 발생하게 될 것이다.
강체의 회전 및 미끄러짐 거동한계에 대한 식을 Fig. 10과 같이 도식화 하면 기하학적 형상비나 재료의 마찰계수와 가속도와의 관계를 한눈에 평 가할 수 있다. Fig. 10은Case1의 강체의 형상비가 마찰계수보다 작은 경우 를 보여준다. 가속도 값이 형상비보다 커지면 회전 거동이 발생하다가 전도 하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3.4 적층 블럭의 한계상태
실제 석탑은 여러 부재가 적층된 구조물이다. 이 연구에서는 단일 블록 의 강체 거동을 근거로 적층 블록에 대한 미끄러짐과 회전거동에 대한 한계 상태를 정의한다. 단일 블록에 비해서, 적층 블럭의 회전 거동은 적층 블록 의 개수가 많아져서 발생 가능한 회전 거동이 다양해질 수 있으며, 미끄러짐 에 대한 거동은 단일 블록에서와 동일하다고 이상화 시킬 수 있다.
적층 블록의 회전 거동에 대한 세장각 산정은 다음 사항을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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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진하중 작용시 블록의 회전 방향은 모두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이 러한 가정에서 적층 블록의 세장각은 최상부층 블록부터 순차적으로 블록의 개체가 하나, 둘일 경우 등 순차적으로 무게중심위치를 찾아 서 각 경우마다 세장각을 산정하여 최소값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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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개 이상의 강체가 하나의 강체로 되는 순간 블록간 발생한 지진은 마찰계수보다 작아서 미끄러짐은 발생하지 않는다.
Fig. 11은 적층 블록의 세장각 산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3층 블 록 강체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다. 이 예제의 경우, 상부 2개의 블록이 하나 의 강체로 거동할 때의 세장각이 가장 작다. 따라서, 이 세장각을 초과하는 지진력이 작용하는 순간 상부 2개의 블록이 회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 석탑의 내진성능평가요소
4.1 내진성능평가 개념
석탑의 내진성능평가는 일반 구조물과는 달리 문화재라는 점을 고려해 서 석탑 고유의 구조성능을 최대한 잘 발휘하는데 초점을 두고 평가해야 한 다. 이 연구에서는 정량적인 값의 평가보다는 정성적인 예비평가에 초점을 두고 Fig. 12에서와 같이 석탑에 작용하는 요구지진에 비해서 석탑 고유의 지진저항능력이 충분한 지를 평가하도록 설정하였다. 요구지진 항목으로 지역계수와 지반 종류를 반영하도록 한다. 다만, 석탑의 동적 계수는 확정 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구축된 이후에서야 동적 계수에 의한 지진 세기의 증폭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석탑의 지진저항능력에 대한 평가는 2, 3장에서 살펴본 석탑의 구조적 특성과 한계상태를 토대로 석탑의 내진성 능평가에 민감한 기하학적 형상비와 질량비정형성이 잘 반영되도록 주요 평가요소들을 선정하였다.
4.2 석탑의 지진저항능력 평가요소
석탑의 내진성능평가를 위한 주요 평가요소들을 Fig 13에서와 같이 대 표적으로 6가지를 선정하였다. (1) 층수(Nf), (2) 탑신 높이(Ht), (3) 세장각 (α), (4) 탑신의 세장비(λ), (5) 탑신의 체감도(ϕ), (6) 탑신/기단 높이비 (γH)이다. 2.2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구조물의 고유주기가 층수 보다는 높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서 층수와 높이 모두 포함하고, 강체의 회전 거동을 좌우하는 기하학적 형상 변화는 강체의 세장각과 탑신의 세장 비 및 체감비를 반영하였다. 또한, 지반으로부터 전해오는 지진을 탑신으로 전달하는데 지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단의 변화를 탑신의 규모와 연 관 지어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4.3 평가요소의 민감도 분석
석탑의 지진저항능력 평가를 위해서 4.2에서 선정한 각 주요 평가요소 들이 지진하중에 대해서 어떠한 민감도를 보이는지 적절한 변수범위를 설 정하여 해석적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개별요소법을 채택하고, 이에 적합한 상용프로그램(3D EC)을 이용하였다. 개별요소법에서 블록간의 거동은 Fig. 14에서와 같이 수직응력과 전단응력에 대한 개체간의 스프링에 의해서 결정된다.
4.3.1 기본사항
개별요소법을 이용해서 해석적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경우, 합리적인 결 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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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체의 한계상태는 입력 지진의 세기를 증가시켜서 시뮬레이션을 수 행하는 동안에 석탑 부재의 전도가 발생한 순간의 가속도를 거동의 한계치인 전도임계가속도로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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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적층 블럭의 석탑의 거동을 바르게 분석하기 위해서 블록 개수는 10 개 이상으로 한다. 블록 개수의 증가와 고유진동수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해서 결정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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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체간의 스프링 상수는 수 차례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해석적 결과 가 안정적으로 수렴한 값을 사용하였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재료의 물성치에 대한 정보는 아직은 확정적인 값을 적용할 수 없는 실정이 기에 살펴보고자 원하는 구조적 거동의 특성에 따라서 재료상수 값을 조절해서 수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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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해석에 사용한 입력지진은 El Centro 지진(Fig. 15)을 선택하였다. 이 지진은 강체의 세장각 0.2~0.4의 범위에서 여러 지진 가운데 중립 적인 거동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석탑과 같은 강체의 거동의 분 석을 위해서 속도에 대한 입력지진을 적용하였다.
4.3.2 시뮬레이션 대상
해석적 시뮬레이션 대상은 3층, 5층, 7층 석탑을 기본으로 4.2절에서 선 정한 주요 평가요소들에 따라서 변수 범위를 설정하였다(Fig. 16). 예를 들 어서, 탑신높이 및 층수의 변화에 따른 전도임계가속도를 구하기 위해서 3 층, 5층, 7층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세장각, 체감도, 탑신/기단 높이의 비는 일정하게 하고, 탑신의 크기를 3.0 m에서 9.0 m까지 8가지 경우를 수행하 였다.
4.3.3 시뮬레이션 결과
시뮬레이션 대상으로 선정한 석탑에 대한 고유주기를 개별요소법으로 구해 보았다. Fig. 17은 재료의 스프링 상수를 Kn=1.0e+09 Pa/m, Ks= 4.0e+08 Pa/m으로 적용하여 얻은 결과이다. 다른 재료상수를 적용하면 값 의 크기는 달라지나 고유진동수의 분포의 경향은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 결 과는 기존 석탑의 계측치(Table2와 Fig. 3)와 유사한 경향을 보여준다.
석탑의 거동은 강체의 회전거동에서 살펴봤듯이 탑신부의 세장각이 최 소되는 위치에서 회전이 시작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회전 을 시작한 가속도 수준에서 석탑이 곧바로 전도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회전 거동을 지속하다가 전도하게 된다(Fig. 18).
이 연구에서 선정한 주요 변수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서 석탑의 내 진거동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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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층수(Nf)와 탑신 높이(Ht) 변화에 따른 해석적 시뮬레이션은 24가지 경우에 대해서 수행하였다. Fig. 19a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전도임계 가속도값(g)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도임계가속도는 0.6 g~2.6 g사이 로 분포하며, 낮은 층이지만 높은(규모가 큰) 석탑의 내진거동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층 석탑의 경우 탑신 높이가 4.5 m인 경우에 비해서 5.25 m인 경우의 값이 급격하게 증가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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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석탑의 체감도 변화에 따른 민감도(Fig. 19b)를 분석하기 위해서 3층, 5층 7층 석탑에 대해서 체감도의 변화가 4°, 6°, 8°, 10°를 표현하도 록 탑신의 높이를 조절하였다. 모두 20가지의 경우에 대해서 시뮬레 이션을 수행한 결과 전도임계가속도는 0.65 g~2.55 g사이로 분포하 였다. 전반적으로 체감도가 증가하면 전도임계가속도의 값은 크게 떨 어진다. 탑신 높이 6.0 m인 3층 석탑의 경우의 거동이 우수했으며, 7 층 석탑의 거동은 체감도의 증가에 매우 민감하게 내진성능이 저하되 었다. 특히, 탑신 상부의 체감도가 증가하면 석탑구조 전체시스템의 무게중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최상부 위치에서의 변위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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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장각 (α)에 대한 민감도 분석(Fig. 19c)은 5층 석탑을 기준으로 3 가지의 세장각 (tanα 의 값이 0.338, 0.385, 0.414)에 대하여 시뮬레 이션을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 기단의 높이는 1.0 m, 탑신/기단 높 이비가 3.0, 체감도는 8°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탑신의 높이만 3.0 m 에서 9.0 m까지 0.75 m씩 증가시켜서 변화를 준 것이다. 사실상 세장 각의 변화는 탑신의 세장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연구에서 수 행한 세장각의 범위는 tanα 값 0.338, 0.385, 0.414으로, 이에 상응 하는 세장비는 4.67, 3.74, 3.32로 각각 나타난다. 각 세장각에 대해 서 높이 변화를 8단계로 구분해서 모두 24가지 경우에 대한 시뮬레이 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전도임계가속도는 0.8 g~2.5 g사이로 분포 하며, 3가지 세장각의 변화에 대한 기울기는 거의 일정하게 나타났다. 즉, 전도임계가속도는 세장각이 크고 규모가 큰 석탑일수록 높은 결 과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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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탑신/기단 높이비에 대한 민감도 분석(Fig. 19d)은 탑신 높이가 3.0 m 로 일정한 3층 석탑에 대해서 기단의 높이를 1.0 m, 1.5 m, 2.2 m, 2.7 m의 4가지 경우에 대해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전도임 계가속도는 0.8 g~1.1 g사이로 분포하였다. 기단이 높을수록 불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5. 결론 및 향후 연구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석탑들에 대하여 내진성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는 정성적인 예비평가에 초점을 두고, 주요 평가 요소들을 도출하였다. 석탑의 구조적 특징과 동적 거동을 분석해서, 적층 석탑에 대한 모델링방법을 정립하였다. 또한, 석탑의 전체적인 지진저항력 에 대한 평가요소는 강체의 동적 거동과 한계상태를 근거로 6가지를 선정 하였다. (1) 층수(Nf), (2) 탑신 높이(Ht), (3) 세장각 (α ), (4) 탑신의 세장 비(λ), (5) 탑신의 체감도(ϕ), (6) 탑신/기단 높이비(γH). 선정된 평가요소 들의 합리성은 각 평가요소가 내진성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민감도 분석 을 통해서 검증되었다.
민감도 분석은 3, 5, 7층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기준으로 각 평가요소에 적합한 변수화 과정으로 모델들을 만들어서 개별요소법을 이용한 시뮬레 이션으로 수행하였다. 그런데 앞서 언급하였듯이 해석모델에 이용할 재료 상수들은 아직 신뢰할만한 정확한 자료가 마련되지 않아서 거동분석에 합 리적으로 여겨지는 범위의 값들을 적용하였으며, 해석 결과 값들의 절대적 수치는 실제 거동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다만, 정성적 분석을 위해서 시뮬 레이션 결과를 평가요소와 전도임계가속도와의 관계로 도식화하여 상호관 계를 고찰하였다. 선정된 모든 평가요소는 각 요소들의 변수를 변화함에 따 라서 전도임계가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이는 이 연구에서 선정한 평 가요소들이 석탑의 내진성능을 평가하는데 주요 인자들로 사용될 수 있음 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이 연구에서 선정한 주요 평가요소들을 이용해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석탑의 내진성능예비평가지침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가요소들 상호간의 상대적 가중치 를 결정하여 총체화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