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1997년 건설교통부에서는 내진설계 상위 개념인 내진설계기준연구(II) 를 제정하였다[1]. 국내는 지진 중약진대에 속해 있어[2] 상대적으로 내진 설계에 대한 필요성 인지와 지진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미미했으나, 1995년 일본 고베(Kobe)시와 한신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의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에 대한 간접경험에서 비롯된 우려로 내진설계기준이 조속히 제정되 었다. 내진설계기준(II)에 명시되어 있는 지반분류체계, 지반증폭계수 등 설계응답스펙트럼 작성법은 기반암 깊이가 100~300 m로 매우 깊고, 장 주기 특성을 보이는 미국 서부 해안지역의 지반 특성에 적합하도록 작성된 NEHRP 1997[3]을 준용하여 작성되었다[4-8].
지진파는 부지 효과로 인하여 기반암 상부의 토사 지반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 중에 특정 진동수(Frequency) 범위에서 대개 증폭되며, 증폭의 정량 적 크기는 주로 지반 특성에 따라 좌우된다[9]. 증폭특성을 좌우하는 지반 인자로는 기반암 위에 놓인 토사 지반의 두께, 전단파속도로 표현되는 기반 암과 토사지반의 강성 등이 있다. 국내 지반의 토사층 두께, 즉 기반암 깊이 는 앞서 언급한 미국 서부 지역과 달리 매우 얕은 깊이에 분포하고 있다. 국 내 전역에서 수집된 1,787개 지반의 기반암 출현 깊이에 관한 연구에서 국 내 지반의 기반암은 정규 분포로 그 출현 깊이를 표준화할 수 있고, 평균 ± 1 σ (표준편차) 수준에서 14.1~33.1 m 깊이로 보고된 바 있다[9]. 또한, 선 창국 등[5, 10]은 서울, 경주, 홍성 등의 지반조사자료 분석을 통해 미국 서 부의 지반 고유주기가 0.2~1.8초에 인데 반해 국내 지반의 고유주기는 얕 은 깊이에 존재하는 기반암 특성으로 인해 0.1~0.4초 정도의 단주기 특성 을 보임을 보고한 바 있다. 국내 지반은 얕은 기반암 분포 특성으로 인해 단 주기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단주기 대역에서 상 당한 지진의 증폭을 예상할 수 있다.
국내 지반의 부지 고유의 지반응답해석 결과와 내진설계기준에서 제시 하고 있는 설계응답스펙트럼을 비교할 경우 기준이 스펙트럴 가속도 (Spectral Acceleration)를 단주기 영역에서는 과소평가하고, 장주기 영역 에서는 과대평가하는 등 상당한 차이를 도출하고 있다[5-8], [10]. 지반응 답해석 결과와 기준의 불일치로 인한 과소, 과대설계 문제는 비단 국내 뿐 아니라 내진설계기준 제정 당시 준용 대상이 된 기준(NEHRP 1997) 작성 의 당사국인 미국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은 국내 지반 의 특성과 유사하게 기반암이 얕은 깊이에 분포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반 해 기반암이 깊은 깊이에 존재하는 미국 서부지역에 적합하도록 작성된 기 준은 동부 지역의 지반증폭특성을 면밀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가 국내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11].
국내와 미국 동부지역에서 발생하는 내진설계기준과 지반응답해석의 불일치는 해당 지역의 지반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지반분류체계에서 직접 적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내진설계에 활용되는 공학적 지반분류에는 상 부 30 m 지반의 평균 전단파속도(VS,30)가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반 분류에서 VS,30은 미국의 국가지진피해저감 프로그램(NEHRP 1994)[12] 에서 처음 도입되었는데 이는 이전의 서술식 지반분류의 모호함을 개선하 고, 기반암의 깊이가 매우 깊어 기반암까지의 지반조사가 기술적, 경제적으 로 불가함으로 인해 기반암까지의 지반특성을 설계에 반영할 수 없을 경우 지진 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상부 30 m 지반의 물성으로 설계에 이용하 기 위함이었다[6, 13]. VS,30을 활용한 지반분류와 그에 따른 설계응답스펙 트럼은 깊은 기반암 특성을 가지는 지역의 계기지진기록과 지반응답해석 등을 통한 통계학적 연구를 통해 높은 일관성을 도출하고 있다. 반면, 국내 와 미국 동부지역과 같이 30 m 이내의 얕은 깊이에 존재하는 기반암의 존재 는 VS,30 증가를 야기해 본래 지반특성보다 단단한 지반으로 분류되는 결과 를 초래하여[14-16], 설계 시 장주기 영역에서 20~30%의 스펙트럴 가속 도 감소를, 단주기 영역에서 급격하고 과소한 지진하중을 산정하게 하는 등 과소설계를 유발할 수 있다[17].
본 연구에서는 그간의 국내·외 연구 흐름 분석과 국내 지반에 대한 대규 모 지반응답해석을 통해 국내 지반의 증폭특성을 면밀히 반영하는 지반분 류체계 및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 는 국내 지반을 대표할 수 있는 대규모 지반조사자료 데이터베이스와 다양 한 입력지진파를 확보하여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하였다. 국내 지반의 전단 파속도 주상도 획득 방법, 국내 대표 지반의 정규화 전단탄성계수 곡선 및 감쇠비 곡선 결정, 입력지진파 선정 등 대규모 자료 획득 과정 및 이 과정에 서 고려되어야 될 사항에 대해 논의하였다. 마지막으로 지반응답해석 결과 를 현행 내진설계기준과 비교하여 현행 기준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였다. 지반응답해석 결과를 활용한 국내 지반에 적합한 지반분류체계 및 설계응 답스펙트럼 제안 및 검증에 대해서는 동반한 두 논문에서 상세히 다루었다.
2지반응답해석을 위한 자료 획득
신뢰성 있는 부지 고유의 지반응답해석(Site-specific Response Analysis) 을 위해서는 해당 부지의 지반조사자료 획득 및 적절한 입력지진파의 결정 이 필수적이다. 기반암 상부 지반의 층상구조, 지반의 강성을 대변하는 전 단파속도 주상도(Shear Wave Velocity Profile, VS-profile), 지진으로 인 한 지반의 전단 변형 시 그 특성을 표현하는 정규화 전단탄성계수 곡선 (G/Gmax Curve) 및 감쇠비 곡선(Damping Curve), 고려 대상이 되는 입력 지진파(Input Motion) 등의 정보가 요구된다. 본 장에서는 지반응답해석 에 필요한 입력 자료의 획득 과정에 대해 논의하였다.
2.1해석대상지반 및 전단파속도 주상도
윤종구 등[6]은 표면파시험, 공내 탄성파시험 등의 현장 탄성파 시험 결 과로 도출된 전단파속도 주상도와 표준관입시험의 표준관입치(SPT-N치) 와 전단파속도 간의 경험적 상관관계식을 통해 획득한 전단파속도 주상도 등 국내 162개 지반에 대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획득하고, 지반응답해석 을 수행하였다. 김동수 등[7]은 윤종구 등[6]이 활용한 162개 지반 중 기반 암의 전단파속도가 760 m/s 이상이고 데이터의 신뢰성 높은 125개 지반에 대해 지반응답해석을 수행한 바 있다. 두 연구에서는 지반응답해석 결과를 활용하여 국내 지반 특성에 적합한 지반분류체계 및 설계응답스펙트럼을 각각 제시한 바 있다. 이들 연구에 활용된 지반 중 보통암 지반에 해당하는 SB 지반을 제외하고, 전체 지반을 현행 지반분류법으로 분류할 경우 윤종구 등[6]의 연구에 활용된 지반은 SC, SD, SE 지반에 대해 각각 76, 60, 10개, 김동수 등[7]의 연구에 활용된 지반은 SC, SD, SE 지반에 대해 각각 57, 37, 15개의 지반으로 분류된다.
지반응답해석에 활용되는 지반 정보에는 각종 오차가 포함될 수 있는데 층상구조, 전단파속도, 전단변형특성 등 지반조사자료 획득 과정에서 오차 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각지에 분포된 위치가 서로 다른 지반은 설계기준 에서 동일한 지반으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지반 정보 자체가 상이하다. 지반 정보 이외에도 해석에 사용되는 입력지진파의 주파수 및 에너지 특성은 지 진파 별로 상이한데 이는 해석에 불확실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지반응 답해석을 통해 기준을 제안하기 위해선 이러한 불확실성을 보완하고 상쇄 할 만큼 충분한 입력 자료의 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두 연 구에 활용된 지반은 지반 종류 별 개수가 적고, 일부 지반 종류에 편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통계학적 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현행 SC, SD, SE 지반으로 분류 되는 각 100개의 지반, 총 300개 지반에 대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확보하 고자 하였다. Table 1에 각 연구에서 활용된 지반의 데이터베이스를 현행 기준의 지반분류체계에 기초하여 비교하였다.
총 300개 지반의 전단파속도 주상도 획득을 위해 SPT-N치를 전단파속 도로 변환할 수 있는 SPT-N치와 전단파속도 간의 경험적 상관관계식을 활 용하고자 하였다. 실제 탄성파시험 결과로 획득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해 석에 활용해야하나 자료의 개수 부족 문제와 탄성파시험 결과로 획득한 전 단파속도 주상도와 경험적 상관관계식을 통해 획득한 전단파속도 주상도 를 혼용하여 사용할 경우에 대한 자료의 신뢰성, 획득의 일관성 문제를 고려 하여 전체 300개 지반에 대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SPT-N치로부터 획득 하고자 하였다. 미국에서도 현장 탄성파시험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음으로 인해 지반 내 중대한 위험요소(Significant Hazard)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SPT-N치에 기초한 전단파속도 변환이 지반응답해석에 활용되 고 있다[11].
SPT-N치 획득을 위해 국토지반정보 통합DB센터[18]를 활용하였다. 국토교통부는 소속기관, 산하기관, 지자체 등의 공공부문 건설공사에서 발 생한 시추정보를 국토지반정보 통합DB센터에 입력하고 국토지반정보 포 털시스템을 통해 시추 정보를 공유, 활용, 유통하고 있다. 2013년 1월 31일 기준으로 시추공 154,955개에 대한 지반조사결과가 구축되어 있다. 국토 지반정보 통합DB센터를 통해 전국의 시추공 자료로부터 무작위로 SPT-N 치를 포함한 시추 주상도를 확보하였다. 확보된 SPT-N치를 국내 지반에 대해 보고된 SPT-N치와 전단파속도 간의 경험적 상관관계식을 토대로 전 단파속도로 변환하여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획득하였다. 선창국 등[19]은 국내 지반종류에 따라 SPT-N치와 전단파속도의 상관관계식를 제안한 바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국내 전체 지반에 대해 제안한 식 (1)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VS는 전단파속도(m/s), N은 표준관입시험의 타격수이다.
SPT-N치를 전단파속도로 변환 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설안 전공단의 ‘기존 시설물(기초 및 지반) 내진성능 평가요령’[20]을 적용하여 보완하였다. 표준관입시험 시 단단한 암질에 도달하여 항타수가 50에 이르 러도 30 cm 깊이를 관입하지 못할 경우 50타수 이상의 N값은 선형적인 비 례관계를 토대로 30 cm 두께 관입 시 N값으로 환산하여 사용하였고, 이때 환산 N치는 300까지 적용하였다. 또한 표준관입시험 N치가 존재하지 않는 연암은 전단파속도 760 m/s를 가정하였고, 표준관입시험이 기반암까지 수 행되지 않고 풍화토 또는 풍화암에서 종료된 지층에 대해서는 시추 종료 하 부 지반의 전단파속도를 연암의 전단파속도인 760 m/s 부여하였다. 전단 파속도가 획득되지 못한 시추조사 부지에 대한 지반응답해석 시 풍화암 하 부, 연암 상부를 기반암 선으로 고려할 수 있다[21].
SPT-N치와 전단파속도 간의 상관관계식을 통해 최종적으로 전단파속 도 주상도를 획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VS,30을 결정하였다. 도출된 무작위 지반의 VS,30을 활용하여 현행 기준의 SC, SD, SE 지반으로 분류를 실시하고, 각 100개 지반을 확정하였다. 각 지반 종류에 따라 최종 확정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Fig. 1에 도시하였고, 기반암 깊이, VS,30, 기반암 상부 지반의 평균 전단파속도(VS,Soil), 지반고유주기(TG)의 최소, 최대, 평균값을 Table 2에 나타내 비교하였다. Table 2에서 각 지반의 평균 고유주기를 윤종구 등[6] 의 연구에 활용된 동일한 지반의 고유주기와 비교하면 오차범위 약 10% 내 에서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SPT-N치와 경험적 상관관계식을 활용한 전단파속도 주상도의 획득은 획득된 전단파속도 주상도가 탄성파시험을 통해 획득한 값이 아니라는 점 에서 신뢰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고자 본 연구를 통해 제안 하고자 하는 지반분류체계 및 설계응답스펙트럼 검증에 실제 탄성파시험 을 통해 획득한 전단파속도 주상도를 활용하였고, 자세한 내용은 동반논문 (III)에서 다루었다.
2.2지반의 비선형 동적 변형특성
지반지진공학적 간편 활용을 위해 국내 지반의 토사와 암반층은 매립토, 퇴적토, 풍화토, 풍화암 및 기반암의 총 5 종류로 대표될 수 있고[10], 이렇 게 분류된 지반지층들은 여러 지반지진공학 응용 연구에 도입 적용되어 왔 다[9]. 본 연구에서는 언급한 지반지층 구분 개념에 점토지반을 추가 도입 하여 지반조사 자료들의 지층 구성을 6 종류의 지층으로 분류하였고, 각 지 층 별 대표 비선형 동적 변형특성을 획득하고자 하였다. 국내 대표적인 지반 종류에 대한 비선형 동적 물성치가 보고된 문헌[22-24]을 참고하였으며, 문헌을 참고하지 않은 지반은 공진주 시험(Resonant Column Test)을 통 해 획득하였다. 확보한 국내 대표 지반의 비선형 동적 변형특성을 Fig. 2에 나타내었고, 비교를 위해 모래지반과 점토지반에 대해 세계적으로 통용되 는 Seed and Idriss[25] 곡선과 Vucetic and Dobry[26] 곡선을 추가적으 로 도시하였다.
2.3입력지진파 및 지반운동수준
우리나라는 지진 중약진 지역이고 계기 지진기록이 부족하여 지반응답 해석 수행 시 외국에서 관측된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실지진 기록을 이용하 거나 인공적으로 생성한 지진기록을 이용하여 왔다. 미국의 설계하중기준 인 ASCE 7-10[27]에서는 지반응답해석을 통한 지진하중 산정 시, 입력지 진파로 최소 7개 이상 지진기록을 사용할 경우 그 평균 스펙트럼을 활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Table 3과 같이 다양한 주파수 성분을 가지 는 1개의 인공지진파와 7개의 실지진 기록을 포함한 총 8개의 지진기록을 확보하여 지반응답해석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7개의 실지진 기록 중 3개의 지진은 국내와 같은 판내부(Intra-plate) 지각에서 계측된 지진 기록이다. 해당 지진은 판경계(Inter-plate)가 아닌 판내부 지각에서 계측된 상대적으 로 큰 규모의 지진으로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지진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Fig. 3에 확보한 8개 지진파의 시간이력곡선을 표현하 였고, Fig. 4에 각 지진파의 응답스펙트럼과 그 평균을 현행 기준의 암반 노 두 스펙트럼(SB 지반)과 비교하였다.
지반응답해석을 위한 지반운동수준은 2013년 소방방재청[28]에서 공 표한 지진구역계수 및 위험도계수를 활용하여 산정하였다. 새로이 공표된 지진구역계수와 재현주기 별 위험도계수는 내진설계기준(II)에 제시된 계 수와 동일하나 일부 지진구역이 조정되고 4,800년에 대한 위험도계수가 추 가되었다. 지진구역 I의 지진구역계수(0.110 g)와 재현주기 500년, 1000년, 2400년, 4800년의 위험도계수를 고려하여 0.110 g, 0.154 g, 0.220 g, 0.286 g의 지진세기를 해석의 지반운동수준으로 각각 결정하였다. 동일한 세기의 지반운동을 각 해석에 적용하기 위해 최대지반가속도 조정(Peak Ground Acceleration Scaling) 기법을 활용하였다.
3지반응답해석 및 결과
본 연구에서는 지반응답해석을 위해 등가선형해석(Equivalent Linear Analysis) 프로그램인 SHAKE 91[29]을 이용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앞 서 수행된 다양한 국내·외 연구를 통해 신뢰성이 검증된 바 있고, 이에 현업 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7].
확보한 국내 300개 지반의 전단파속도 주상도에 8개의 입력지진파, 4개 의 지반운동수준을 고려하여 지반응답해석을 실시하였다. 해석을 위한 입 력지진파의 입력 위치는 암반노두를 활용하였고, 감쇠비는 5%를 적용하였 다. 총 9,600회의 지반응답해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본 장에서 논의하 였다.
3.1응답스펙트럼
Fig. 5-7에 수행한 지반응답해석 결과를 SC, SD, SE 지반에 따라 각각 도 시하였다. 그림에는 해석에 적용한 4개의 지반운동수준 별로 자유장 응답 스펙트럼(Free-field Response Spectrum)을 분류하여 나타내었다. 그림 에 표시된 하나의 자유장 응답스펙트럼 곡선은 해당 지반 100개에 대한 입 력지진파 하나의 지반응답해석 결과로 도출된 자유장 응답스펙트럼 100개 의 평균이다. 즉, Fig. 5(a)의 El Centro에 대응하는 곡선은 지반운동수준 0.110 g의 El Centro 지진에 대한 SC지반 100개의 자유장 평균 응답스펙 트럼을 나타낸다. Fig. 6
그림에서 8개 지진파 전체의 평균 응답스펙트럼을 내진설계기준(II)에 서 제시하고 있는 설계응답스펙트럼(Design Response Spectrum, DRS) 과 비교하였다. SC, SD, SE 세 지반 모두 지반응답해석의 스펙트럴 가속도와 내진설계기준(II)에서 제시하고 있는 설계응답스펙트럼이 큰 차이를 보였 다. 지반종류에 따라 그 차이를 살펴보면 SC 지반과 SD 지반에 대한 단주기 증폭은 지반응답해석 결과에 비해 과소평가되어 있고, 장주기 증폭은 과대 평가되어 있다. SE 지반에서는 기준이 해석의 단주기와 장주기 증폭을 포괄 하고 있으나 과도하게 산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론에 언급한 것과 같이 국내 지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C, SD 지반은 기반암이 대부분 30 m 이내에 존재하여 고유주기가 단주기 영역에 속하고 해당 주기 대역에 서의 지진 에너지가 증폭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현행 기준 은 이러한 국내 지반의 지진 시 증폭특성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고 있음을 확 인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그간 보고되어 온 국내 관련 연구결과[5-8], [10]와 동일한 경향으로 내진설계기준이 국내 지반 조건을 면밀히 반영하 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결과이다. 설계기준과 자연현 상의 불일치로 지진 시 구조물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유발될 수 있고, 과 대 설계로 인한 자원 낭비의 개연성도 있다.
3.2증폭계수
설계기준과 본 연구의 지반응답해석 결과로 도출된 스펙트럴 가속도의 정량적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단주기, 장주기 증폭계수를 비교하고자 하였 다. 입력 지진파의 기반암 응답스펙트럼과 지반응답해석으로 도출된 자유 장 응답스펙트럼의 비(Ratio of Response Spectra, RRS)를 결정하고, 식 (2)와 식 (3)을 통해 단주기 증폭계수(Short-period Site Coefficient, Fa), 장주기 증폭계수(Long-period Site Coefficient, Fv)를 산정하였다. 산정 된 단주기, 장주기 증폭계수를 내진설계기준연구(II)의 증폭계수와 비교하 고 그 차이를 Table 4에 나타내었다.
여기서, Rrock과 Rsoil은 각각 진원(Fault)에서 암반노두와 지표면까지의 거 리(Hypocentral Distance)를 의미하는데 본 연구에서 Rsoil/Rrock는 진원과 의 거리가 충분히 멀다고 가정하여 1.0으로 계산하였다. RSrock과 RSsoil은 주기가 T인 구조물에 대한 지표면과 기반암에서의 스펙트럴 가속도 값을 각각 의미한다. Fv는 NEHRP 1997[3]과 같이 평균에 표준편차(σ)를 추가 하여 산정하였다.
Table 4에 나타낸 것과 같이 지반응답해석 결과로 도출된 Fa, Fv는 설계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진설계기준연구(II)에서 제시하고 있는 증폭계수 대비 해석에서 도출된 증폭계수의 비를 백분율로 나타낸 결과, 해 석 결과의 Fa는 SC 지반과 SD 지반에서 지반운동수준에 따라 126%에서 150%까지 증가되었으며, 장주기 증폭계수는 반대로 71%에서 64% 수준 까지 감소하였다. SE 지반에서는 해석 결과의 증폭계수가 기준의 증폭계수 보다 단주기, 장주기 모두에서 작게 도출되었는데 그 크기는 최대 절반 수준 까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기준에서는 지반운동수준에 관계 없이 동일한 증폭계수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해석을 통해 도출된 증폭계수 는 지진세기에 따라 그 크기가 변화하고 있고, 변화의 크기는 지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유의미한 정도로 판단된다.
지반응답해석을 통해 도출된 Fa, Fv와 내진설계기준연구(II)에 제시된 설계응답스펙트럼 작성법을 이용하여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재작성하고, Fig. 5-7의 각 지반종류와 지반운동수준에 따른 해석 결과와 기준의 설계응 답스펙트럼과 비교하였다. 재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은 기준의 설계응 답스펙트럼에 비해 각 지반고유주기에 따른 증폭대역을 반영하고 있는 결 과를 보이고 있다. Table 2에 보인 바와 같이 확보한 각 100개 지반의 지반 고유주기 평균은 SC, SD, SE 지반 각각 0.26초, 0.39초, 0.92초임을 볼 때 해 석으로 도출된 증폭계수로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이 각 지반의 증폭특 성을 기준에 비해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반 종류에 따라 자세히 살펴보면, SC 지반에서는 해석의 자유장 평균 응답스펙트럼이 0.2 초 주기 대역에서 재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일부 초과하고 있으나 전 주기 대역에서 재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이 해석 결과를 포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D지반의 경우 0.3초에서 0.5초 주기 대역 및 일부 중· 장주기 대역에서 재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이 해석 결과를 포괄하지 못 하고 있으나 기준에 제시된 설계응답스펙트럼에 비해서는 해석 결과를 포 괄하고 있다. SD지반에서 재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이 중·장주기 대역에 서 해석 결과를 일부 포괄하지 못하는 것은 식 (3)에서와 같이 Fv 산정 시 적 용되는 RRS 적분구간이 0.4초에서 2.0초까지 설정되어 있기 때문으로 판 단된다. 국내 지반은 단주기적 증폭 특성으로 인해 RRS는 2.0초 주기 이내 에서 증폭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구간, 다시 말해 RRS가 1로 수렴하는 주기 대역이 등장하게 된다. 때문에 2.0초까지 적용하는 적분구간은 국내 지반 의 증폭특성에 비해 과소한 Fv를 산정하게 하고, 이는 설계응답스펙트럼 작 성 시 장주기 대역에서 지반응답해석의 평균을 포괄하지 못하는 결과를 도 출하게 된다. Fv 산정식의 적분구간 개선에 대한 지적은 국내 선행연구에서 도 지적된 바 있는데[7, 30], 이에 대한 개선 방안에 대해 동반논문(II)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하였다. SE지반은 기준에서 과대하게 산정하고 있는 스펙 트럴 가속도를 재 작성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이 해석 결과를 적절히 포괄하 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국내 지반의 지진 시 증폭특성을 면밀히 반영하는 지반분 류체계 및 설계응답스펙트럼의 제안을 위해 국내 지반을 대표할 수 있는 대 규모 지반조사자료 데이터베이스와 다양한 입력지진파를 확보하여 지반응 답해석을 수행하였고, 결과를 현행 기준과 비교분석하였다. 지반응답해석 에 필요한 입력자료 데이터베이스의 확보 과정과 해석 결과, 결과의 활용 방 안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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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반응답해석에 필요한 입력자료 획득
총 300개 지반의 전단파속도 주상도 획득을 위해 국내 지반에 대해 보고 된 SPT-N치와 전단파속도 간의 경험적 상관관계식을 활용하였고, SPT-N치 획득을 위해 국토지반정보 통합DB센터를 활용하였다. 지반 의 비선형 동적 변형특성 획득을 위해 국내 대표적인 지반 종류에 대한 비선형 동적 물성치가 보고된 문헌을 활용하였고, 문헌을 참고하지 않 은 지반은 공진주 시험을 통해 획득하였다. 입력 지진파로는 다양한 주 파수 성분을 가지는 1개의 인공지진파와 7개의 실지진 기록을 확보하 였다. 7개의 실지진 기록 중 3개의 지진은 국내와 같은 판내부(Intra-plate) 지각에서 계측된 지진 기록을 포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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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반응답해석 결과
국내 300개 지반의 전단파속도 주상도, 8개의 입력지진파, 4개의 지반 운동수준을 고려한 총 9,600회의 지반응답해석을 실시하였다. 해석 결 과, 국내 지반은 기반암이 대부분 30 m 이내에 존재하는 단주기적 특성 으로 인해 장주기에 비해 단주기 대역에서 큰 증폭이 발생하였다. 이에 반해 현행 기준은 이러한 국내 지반의 단주기적 증폭특성을 반영하지 못함을 확인하였다. 해석 결과로 산정된 증폭계수를 활용하여 재 작성 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은 기준의 설계응답스펙트럼에 비해 해석결과를 적절히 포괄하고 있으나 일부 주기 대역에서 해석 결과를 포괄하지 못 하였는데, 이는 장주기 증폭계수 산정식이 국내 지반의 특성을 대변하 지 못하는 적분구간을 적용함으로 인해 유발되는 것으로 판단되었고 개 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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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반응답해석 결과의 활용 방안
본 연구를 통해 수행된 대규모 국내 지반에 대한 지반응답해석의 결과 를 활용하여 국내 지반의 지진 시 증폭특성에 적합한 지반분류체계 및 이에 대응하는 설계응답스펙트럼을 동반한 논문(II)에서 제안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