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우리나라의 총 가구 수의 58% 이상을 차지하는 집합주택(아파트)의 약 70%가 15층 이상(고층) 철근콘크리트(RC) 내력벽식 건물로 이루어져 있 다 [1, 2].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허용 층수가 최대 35층까지 상향되고, 15 년 이상 건축물의 수직증축이 허용되면서, 주거용 건축물에서 고층 RC 벽 식 구조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보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으로 인한 주거용 건물의 경제적 피 해가 NZ $13 billion으로 전체 직간접적 피해액인 NZ $20 billion의 약 65%임을 감안할 때[3], 주거용 건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층 RC 벽식 건물의 내진 성능을 사전에 파악하고 내진 성능 확보를 위한 사전 예방 및 사후 조치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진 취약도 분석은 구조물의 내진 성능을 확률론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 며, 지진의 세기에 따라 구조물 손상 수준을 확률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러한 결과는 내진 보수·보강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 며, 지진 피해 예측을 위한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까지 RC 벽체 요소에 관한 지진 취약도 분석 연구[4-7]는 다수 수행되었으나, 시스 템 수준의 고층 RC 벽식 구조에 대한 지진 취약도 분석 연구는 여전히 부족 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에 적합한 취약도 곡선 을 제안하기 위해, 기 수행된 1:5 축소 10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 모델의 지 진모의실험[8] 및 해석 결과[9]를 바탕으로 15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의 비선형 수치 모델을 수립하였으며, SAC/FEMA[10]의 취약도 분석 방법 과 증분동적해석법(Incremental Dynamic Analysis, IDA)[11]을 이용하 여 지진 취약도 해석을 수행하였다.
2대상 건물
2.1대상 건물 설계
본 연구에서 선정한 대상 건물은 아파트 주거 환경 통계[2]에 근거하여 국내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모델을 Fig. 1과 같이 선정하였으며, 한 세대 의 규모가 89 m2이고 2세대가 1층을 이루는 15층 판상형의 고층 공동주택 이다. 대부분의 기존 공동주택이 KBC 2005[12] 적용 이전에 건설된 점을 감안하여, 대상 건물은 이전 기준인 AIK2000[13]에 따라 설계되었다. 외 벽과 엘리베이터 및 계단실의 벽체 두께는 180 mm이며, 그 외 내벽의 두께 는 160 mm, 슬래브 두께는 200 mm이다. 건물 기준 층 평면의 총 면적에서 벽체 단면이 차지하는 비율(Aw/Af)은 X방향 2.67%, Y방향 4.71%이다. 벽체의 철근은 복배근을 하였으며, 수직 철근비는 0.34%~0.90%이고, 횡 철근비는 0.29%이다. 대상 건물은 AIK2000에 따라 설계되었지만, 대상 건물의 지진 하중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 내진설계기준인 KBC 2009[14]에 따라 설계 하중을 산정하였으며, 이는 Table 1에 주어져 있다.
2.21:5 축소 10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 모델의 지진모의실험 및 해석
이한선 외 5인[8]은 대상 건물(Fig. 1)의 내진 거동을 관찰하기 위해, RC 박스형 벽식 건물 모델의 지진모의실험(Fig. 2)을 수행하였다. 지진모의실 험장치(진동대)의 용량(5 m×5 m, 600 kN)과 모델 철근의 가용성을 고려하 여 층수를 10층으로 낮추고 축소율을 1:5로 결정하였다. 1952년 Taft 지진 파를 조정하여, 우리나라 재현주기 50년 지진부터 재현주기 2400년 지진까 지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벽체의 손상은 주로 휨에 의한 균열로 1층에 집중되어 발생하였으며, 특히 Y방향의 1층 외벽에서 다수의 수평 균열이 관 찰되었다. 슬래브의 균열은 전 층에서 관찰되었으며, 주로 비지지 슬래브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8]. 벽체 및 슬래브의 파괴 모드를 통해, 벽체에는 휨모멘트뿐만 아니라 멤브레인 거동으로 인한 인장 및 압축력이 크게 작용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파괴모 드는 2010년 칠레 지진 이후 고층 RC 벽식 건물에서도 관찰할 수 있었다 [15].
Hwang and Lee[9]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비선형 수치 해석 프로그램 인 PERFORM-3D[16]를 이용하여 신뢰할 수 있는 비선형 수치해석모델 을 수립하였다. 이를 통해 실험에서 관찰하기 어려웠던 내부 힘의 분포 및 변형을 관찰하고 주요 거동 특성(기초 들뜸 현상, 슬래브의 횡저항성, 멤브 레인 거동 등)이 내진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실험 및 해석의 구 체적인 내용은 관련 논문[8-9]을 참조하기 바란다.
2.3수치 해석 모델
본 연구에서는 Hwang and Lee[9]의 1:5 축소 10층 모델의 비선형 수치 모델 기법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15층 대상 건물의 수치 모델을 수립하였다. 먼저 실물 크기 모델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1:5 축소 10층 모델과 실물 크기 10층 모델의 비선형 동적 해석 결과를 비교하였고, 전체 거동 및 국부 거동이 거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 예로 Fig. 3에 우리나라 최대지 진 시 밑면전단력-지붕층변위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으며, 두 모델이 서로 유사한 거동을 보이는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10층 모델과 15층 모델의 설계 철근비가 동일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검증된 10층 실물 크기 모델을 15층으로 확장하여 사용하였다(Fig. 4). 기초는 고정으로 가정하였으며, 중력하중은 고정하중만을 포함하였다. 또한 시간 이력 해석 이전에는 항상 중력 하중을 먼저 가하여 중력의 영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3한계 상태 정의
지진 취약도 해석을 위해서는 대상 건물의 한계 상태를 정의해야 한다. Ji and Elnashai[17]는 고층 RC 건물의 지진 취약도 분석을 위해, 먼저 한계 상태를 세 개(LS1~3)로 분류하고 Table 2와 같이 정성적으로 정의하였다. 한계 상태의 정의에 맞는 정량적인 값을 도출하기 위해 54층 이중 골조 건 물의 푸시오버해석(pushover anlaysis)을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 LS1~3 에 해당하는 층간 변위율(interstory drift ratio, IDR)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대상 건물의 푸시오버해석을 수행하여, Table 2의 한계 상태 정의에 맞게 층간변위율을 산정하였다. LS1은 주요 횡하중 구조 시스 템에 미세 균열이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Ji and Elnashai[17]는 이 때 미세 균열의 폭이 0.2 mm 이상이라고 정의하였다. 해석 결과에서는 균열 폭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푸시오버해석 결과 초기 강성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점을 LS1으로 정의하였으며, 이때 최대 층간 변위율은 0.2%이었 다.(Fig. 5(a)) 본 대상 모델의 취약한 부분을 관찰하기 위해 수행된 3:5 축 소 2층 부분 구조 정적 실험[18]에서도 벽체에 휨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하 였을 때 횡변위율은 0.25%으로, 본 해석 결과의 층간 변위율과 유사하였다.
LS2는 길이 방향 철근의 첫 항복 또는 소성힌지의 첫 발생을 의미한다. 기 수행된 대상 구조물의 내진 성능 평가 연구[9]를 통해 1층의 W2(Fig. 1(a))에서 축(인장) 방향으로 항복이 가장 먼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근거하여, 1층 W2의 인장 변형률과 각 층의 층간 변위율을 Fig. 5(b) 와 같이 비교하였다. 푸시오버 해석 결과, 인장 변형률이 철근 항복 변형률 인 0.002 m/m에 도달하였을 때, 최대 층간 변위율은 0.58%로 나타났으며, 이를 LS2 한계 상태의 정량 값으로 정의하였다.
LS3은 성능 곡선(capacity curve)의 최댓값에 도달하였을 때, 또는 강 도 감소가 발생할 때로 정의하였다. 본 대상 구조물의 성능 곡선의 최대 강 도는 0.15W로, 이에 상응하는 최대 층간 변위율은 1.8%로 7층에서 발생하 였다. 반면 앞서 언급한 부분구조 정적 실험[18]에서 벽체의 철근 좌굴 현상 및 콘크리트 박리 현상이 나타나며 강도 저하가 발생하는 횡 변위율은 1.5% 로, 대상 건물의 해석 결과에 비해 작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해석 모델 이 철근의 좌굴 현상을 모사하지 못함에서 기인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 서 본 연구에서는 실험결과를 반영하여 LS3에 상응하는 층간 변위율을 1.8%가 아닌 1.5%로 낮추어 적용하였다.
4지진 취약도 분석
지진 취약도 해석을 통해 지진동의 세기를 변수로 하여 구조물이 특정 한계 상태에 도달할 확률을 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입력 지 진동의 세기(intensity measure, IM), 구조물의 지진 응답을 대표할 수 있 는 변수(engineering demand parameter, EDP), 구조물의 한계 상태(LS) 의 정의가 필요하다. IM은 일반적으로 최대지반가속도(peak ground acceleration, PGA) 또는 특정 주기의 스펙트럼 가속도(Sa) 또는 스펙트럼 변위(Sd)를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대상 건물의 고유주기가 1.32초 이므 로, 이에 가까운 1초 주기의 Sa를 IM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건 축물에서는 EDP를 최대 층간 변위율(maximum IDR)로 사용하므로, 본 연구에서도 EDP를 IDR의 최댓값으로 정하였다. 구조물의 한계상태는 3 장에서 정의하였고, 이에 따른 IDR 값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IM과 대상 건물의 EDP 관계를 정의하고 각각의 한계 상태 에 따른 구조물의 손상수준을 확률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SAC/FEMA[10] 방법과 증분동적해석법(Incremental Dynamic Analysis, IDA)을 이용하 였으며, 그 과정과 결과는 각각 4.1절과 4.2절에 서술하였다.
4.1SAC/FEMA 방법
SAC/FEMA[10]에서는 철골 건물을 위한 위험도 분석(risk analysis) 방법을 제안하였다. 위험도 분석을 위해서는 재해도 분석 및 취약도 분석을 수행하여야 하며, 위험도 함수(HD(d), 식 (1))는 재해도 함수(hazard analysis) 와 취약도 함수(fragility analysis)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식 (1)에서 P[D≥d|Sa = xi]는 취약도 함수로, d는 구조물의 한계 상태로 정 의된 특정 변형 또는 변위의 값이고, D는 구조물의 지진 응답 시 요구량을 의미한다. P[Sa = xi]는 재해도 함수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취약도 분 석만을 수행하였으며, 재해도 분석은 수행하지 않았다.
SAC/FEMA에서는 취약도 함수를 식(2)와 같이 누적분포함수 형태로 정의하였다.
식 (3)은 IM인 Sa와 EDP인 D의 관계식이며, 회귀 분석을 통해 상수 a, b를 구할 수 있다. 는 주어진 Sa에 대한 D의 분포를 나타내기 위한 표준편차 이다.
본 연구에서는 IM과 EDP의 관계를 구하기 위해, 대상 건물의 비선형 시 간 이력 해석을 수행하였다. 지진 해석 시 수평방향인 X, Y방향(Fig. 1)을 동시에 가진 하였으며, 총 61쌍의 기록 지진파를 사용하였다. 이 지진파는 PEER NGA database와 NEEShub에서 제공하는 20개의 지진에서 선정되 었다. 지반운동의 불확실성과 다양성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지진 규모 (Mw=5.9~8.8)와 진앙 거리(R = 5~105 km)를 Fig. 6과 같이 다양하게 선 별하였으며, 61쌍의 기록 지진파를 가공 없이 그대로 사용하였다. 기록 지 진파의 5% 감쇠를 적용한 가속도 및 변위 응답스펙트럼은 Fig. 7에 주어져 있다.
취약도 해석에 앞서 한계상태 LS2의 정의(길이 방향 철근의 첫 항복)에 따른 IDR 값을 검증하기 위해, 비선형 시간이력해석을 통해 얻은 1층 W1 벽체(Fig. 1(a))의 최대 축 변형률을 Fig. 8과 같이 비교하였다. 정적 거동과 다르게 동적 거동에서는 W1의 경계부분에서 축 변형률이 주로 크게 발생 하여, 3장의 한계상태 정의 시 사용된 W2벽체가 아닌 W1 벽체를 분석하였 다. Fig. 8에서 인장 변형률은 IDR 값에 따라 결정된 한계 상태(무손상: 흰 색 원, LS1: 회색 원, LS2: 흑색 원, LS3: 적색 원)를 각각 구분하여 표시하 였다. LS2 및 LS3에 해당하는 인장 변형률은 대부분 항복 변형률인 0.002 m/m과 비슷하거나 크게 나타나, LS2의 정의에 따른 IDR 값은 적절한 것 으로 보였다.
이러한 지진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진파의 1초주기 Sa값과 이에 상 응하는 최대 IDR 값을 Fig. 9에 나타냈다. 1초주기 Sa와 IDR의 관계를 회 귀 함수(식 (3))로 표현하였으며, 그 결과 a 값은 1.34, b 값은 0.88이었다. Fig. 9의 Sa-IDR데이터 분포의 표준편차()는 0.14였으나, 데이터 수 가 표준편차를 산정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확률론적으로 표 준편차(분산도)가 증가함은 확률론적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를 갖 지만, 적은 데이터 수로 나온 표준편차를 신뢰하는 것도 어려우므로, Cornell et al.[19]이 제시한 표준편차 값인 0.3을 사용하였다. 50% 확률로 LS1, LS2, LS3에 도달하는 1초 주기 Sa의 중앙값(median)은 각각 0.115 g, 0.34 g, 0.8 g으로, 식 (2)를 이용하여 각 한계상태에 맞는 취약도 곡선을 Fig. 10과 같이 작성하였다. 우리나라 최대지진(지진구역 1, SB지반)의 1초 주기 스펙트럼 가속도는 0.22 g로, 이때 LS1, LS2, LS3에 도달할 확률은 각각 97%, 5.1%, 0%로 관찰되었다.
4.2증분동적해석법(Incremental Dynamic Analysis, IDA)
IDA는 지진 취약도 분석 방법 중 하나로, 구조물의 붕괴가 발생할 때까 지 각 지진파의 세기(IM)를 점차 증가시키면서 반복적으로 비선형 해석을 수행하는 방법이다. 지진파의 세기를 조정하기 위해 IDA에 사용되는 모든 지진파의 스펙트럼을 작성하고 특정 주기의 스펙트럼 가속도(Sa)를 동일한 값이 되도록 스펙트럼 크기를 비례 조정(scaling)하며, IDA해석 시 Sa값을 점차 증가시켜 사용한다. IDA 해석 시 사용하는 지진파가 많고 다양할수록 각 지진동의 세기에 따른 구조물의 응답(EDP)이 증가하여, 취약도 곡선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지진파의 세기를 스케일링하여 사 용하므로 실제 지진파의 특성과는 다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또한 각 지진파마다 수십 번 비선형 시간이력해석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여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IDA에 사용할 지진파를 선정하기 위해, FEMA P58[11] 에서 제안하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먼저 지진파 선정 시 기준이 되는 등재해 도 스펙트럼이 필요하여, 우리나라 최대지진에 부합하는 등재해도 스펙트 럼을 작성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에 필요한 우리나라 지진 재해도 분석 자 료를 찾기 어려워, 우리나라의 서울지역과 지진학적 환경(판내부 지진)이 비슷한 미국 중부의 Memphis지역을 대상으로 한 재해도 분석 자료를 이용 하여, 그 지역의 SB지반에 해당하는 최대지진(2,475년 재현주기)의 등재해 도 스펙트럼을 사용하였다. 기록 지진파의 가속도 스펙트럼은 특정 주기 구 간에서 X방향 및 Y방향 스펙트럼 값의 기하 평균이 기준이 되는 등재해도 스펙트럼 값과 20%이상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이때 특정 주기 구간의 최솟값은 대상 건물의 1차 모드 고유주기의 0.2배로 0.2초(1.32초 × 0.2)를 사용하였고, 최댓값은 1차 모드와 2차 모드의 산술평균에 2배를 한 값인 2 초((1.32초+0.68초)/2× 2)를 사용하였다. 또한 위의 기준으로 수집된 모든 지진파의 스펙트럼의 평균과 기준 스펙트럼의 값의 차이는 전 주기에서 2% 이내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이용하여, 총 11쌍의 기록 지진파를 선정하 였으며, 이는 Table 3에 주어져 있다. Fig. 11은 기준 스펙트럼인 Memphis 지역의 2,475년 재현주기 지진의 등재해도 스펙트럼과 이를 기준으로 수집 된 11쌍의 지진파 스펙트럼 및 그 평균을 보여준다. 11쌍의 지진파는 기준 스펙트럼을 이용하여 선정하였으므로, 지진의 규모(Mw = 6 ~ 7.6)와 거리 (R = 1.4 ~ 44 km)의 범위가 SAC/FEMA 방식에 비해 넓지 않다.
선정된 기록 지진파를 주기 1초 Sa가 0.1 g가 되도록 각 지진파의 스펙트 럼 가속도 값을 비례 조정하였으며 (Fig. 12), 이후 주기 1초 Sa 값을 0.1~1 g에서는 0.1 g씩, 1~2 g에서는 0.2 g 씩 증가시켜서 총 165회의 비선형 시 간이력해석을 수행하였다.
IDA 해석 결과, 1초주기 Sa와 이에 상응하는 최대 IDR 값의 관계를 Fig. 13에 나타내었으며, 한계상태 LS1~3을 표시하였다. “○”표시는 비선형시 간이력 해석이 끝까지 수행된 것을 의미하고, “×”표시는 해석 중간에 수렴 되지 않거나 각 부재의 한계 상태에 도달하여 해석이 중단된 것을 나타내었 다. 1초 주기 Sa가 1.2 g일 때, 대부분 해석 도중에 중단되었다.
Fig. 13을 이용하여, 각각의 1초주기 Sa에 따른 최대 IDR값이 한계 상태 의 IDR값을 초과할 확률을 산정하였으며, 이를 Fig. 14에 표시하였다. “○” 는 LS1을 초과할 확률, “×”는 LS2를 초과할 확률, “□”은 LS3을 초과할 확 률을 가리키며, 이에 맞도록 조정한 누적분포함수도 같이 나타내었다. Fig. 14의 지진 취약도 곡선의 중앙값은 LS1에서 0.14 g, LS2에서 0.39 g, LS3 에서 1.4 g였으며, 표준편차는 각각 0.4, 0.45, 0.5로 나타났다.
4.3SAC/FEMA 및 IDA 취약도 해석 결과 비교
SAC/FEMA 및 IDA를 이용한 취약도 분석 결과(Fig. 10, Fig. 14)를 Fig. 15(a)에 비교하였다. 우리나라의 설계지진 및 최대지진(지진구역 1, SB 지반)에 해당하는 1초주기 Sa 값은 각각 0.147 g, 0.22 g이며, 이때 구조물의 한계상태 LS1, LS2, LS3를 초과할 확률은 Table 4에 주어져 있다. LS1을 초과할 확률은 Sa에 상관없이, SAC/FEMA의 초과 확률이 IDA의 것보다 더 컸으며, LS2를 초과할 확률은 설계지진 및 최대지진 모두 IDA의 취약도 가 크게 나타났다. 또한 LS3을 초과할 확률은 약 1초주기 Sa가 0.5 g보다 작 을 경우 거의 0%에 가까웠다. Fig. 15(a)에서 SAC/FEMA의 취약도 곡선 은 βD|Sa(주어진 Sa에 대한 IDR분포의 표준편차, 식 (2))을 0.3으로 가정한 결과이다. 앞서 언급한 Cornell et al.[19] 논문에서 표준편차 값으로 0.3보 다 큰 값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고 언급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표준편차 값을 0.4로 상향할 경우(Fig. 15(b)), IDA 취약도 결과와 유사해 지며, LS2의 SAC/FEMA 취약도 곡선은 IDA의 취약도 곡선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5결 론
본 연구에서는 고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에 적합한 취약도 곡선을 제안 하기 위해, 기 수행된 1:5 축소 10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 모델의 지진모의 실험[8] 및 해석 결과[9]를 바탕으로 15층 RC 박스형 벽식 건물의 비선형 수치 모델을 수립하였으며, SAC/FEMA[10]의 취약도 분석 방법과 증분 동적해석법(Incremental Dynamic Analysis, IDA)[11]을 이용하여 지진 취약도 해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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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약도 해석 시 사용되는 한계 상태(LS1, LS2, LS3)에 상응하는 대상 모델의 응답(최대 층간 변위율)을 구하기 위해, 푸시오버해석을 수행하 였다. 사용한계상태인 LS1은 초기 강성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태로 정의하였으며, 해석 결과 최대 IDR 값은 0.2%였다. 손상제어한계상태 인 LS2는 벽체의 길이 방향 철근이 처음으로 항복하는 상태로, 이때 최 대 IDR 값은 0.52%로 나타났다. 붕괴한계상태인 LS3은 주요 구조 부 재가 극한 상태에 이르렀을 상태로 정의하였으며, 이에 상응하는 최대 IDR 값은 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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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S2의 정의에 따른 IDR 값을 검증하기 위해서, SAC/FEMA 취약도 해석 시 61회의 비선형 시간이력해석으로 얻어진 벽체의 인장 변형률 을 검토하였다. 해석 결과, LS2와 LS3에 해당하는 벽체의 인장 변형률 이 대부분 항복 변형률과 비슷하거나 크게 나타나, LS2의 정의에 따른 IDR 값은 적절한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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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AC/FEMA방법에서는 다양한 지진 규모(Mw = 5.9~8.8)와 거리(R = 5~105km)를 가진 61쌍의 기록 지진파를 선정한 반면, IDA 방법에서 는 등재해도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11쌍의 지진파를 선정하였으며, SAC/FEMA에서 사용한 지진파에 비해 지진 규모 (Mw = 6 ~ 7.6) 및 거리(R = 1.4~44km)가 다양하지 않았다. SAC/FEMA 및 IDA를 이용 한 취약도 분석 결과, 우리나라 설계지진 시 사용한계상태인 LS1을 초 과할 확률은 SAC/FEMA(βD|Sa=0.3)의 경우 79%, IDA의 경우 57%로 22% 차이를 보였으며, 손상제어한계상태인 LS2를 초과할 확률은 2% 미만으로 나타났다. 붕괴한계상태인 LS3를 초과할 확률은 1초주기 Sa 값이 0.5 g 이하에서는 거의 0%에 가까웠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설계지진 시 대상 건물은 손상제어한계상태(LS2)에 도달할 확률이 매 우 낮으며, 거의 탄성으로 거동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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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AC/FEMA 및 IDA 방법 시 사용한 기록 지진파의 규모와 거리가 달 랐음에도 불구하고, 두 방법으로 산정된 LS2의 취약도 곡선은 비교적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SAC/FEMA 방법에서 표준편차를 0.3에 서 0.4로 증가시킬 경우, SAC/FEMA 및 IDA의 LS2의 취약도 곡선은 거의 일치하였다.